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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펭수가 구마몬 따라했다? 日언론에 EBS "표절아냐"

by한국일보

"동물 콘셉트·큰 눈과 입·인형탈 쓴 사람 특징 유사"

두나라 온라인 '시끌'…"왜 베끼나" "캐릭터 설정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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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인기 크리에이터 '펭수(왼쪽)'와 일본 구마모토현 지방자치단체 캐릭터 '구마몬'. 연합뉴스/구마모토=교도 연합뉴스

일본에서 최근 EBS의 연습생인 인기 크리에이터 '펭수'가 구마모토(熊本) 현의 지방자치단체 대표 캐릭터 '구마몬(くまモン)'을 따라만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EBS 측은 14일 표절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일본 시사 주간지 '주간신초(週刊新潮)'의 온라인판 '데일리신초'는 9일 △구마몬은 곰, 펭수는 펭귄으로 동물을 콘셉트로 한다는 점 △큰 눈과 입의 모양이 유사하다는 점 △인형탈 속에 사람이 들어가 움직인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이같은 논리를 폈다.


한국인 프리랜서 기자가 작성한 이 기사는 "구마몬은 단지 캐릭터에 그치지 않고 구마모토 현을 홍보하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랑받고 있고 신개념 콘텐츠로 인기를 얻고 있다"며 "펭수 또한 각 지자체의 홍보활동을 한다는 점에서도 유사하다"고 했다.


구마몬은 2011년 규슈 신칸센 개통에 맞춰 지역에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구마모토 서프라이즈' 캠페인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지명에 곰(熊·구마)이 들어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제작됐다. 제2회 마스코트 그랑프리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전국구에서 사랑을 받게 됐으며, 2018년 기준 관련 상품 등의 매출액은 1,500억엔(약 1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 기사는 앞서 펭수를 모방해 만들었던 인사혁신처의 '펑수', 고양시청의 '괭수', KBS 1TV '역사저널 그날'의 '역수' 등 캐릭터를 두고 EBS 측에서 "저작권 침해 사례에 법적 대응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을 언급하며 "펭수에게 제기되는 표절 의혹과는 정반대로 펭수를 표절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에는 저작권 보호를 호소하고 있다"는 취지의 지적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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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혁신처가 '2019 공직박람회'를 홍보하기 위해 만들었던 '펭수' 패러디 캐릭터 '펑수'. 인사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다만 "차이가 있다면 펭수는 (구마몬과 달리) 말과 노래를 하고 자기주장을 하며 유행어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라면서도 "그러나 이처럼 닮은 경우 물의를 빚기 마련이고 한국 온라인에서는 '펭수는 구마몬의 닮은 꼴이다', '구마몬이 없었다면 펭수는 생기지 않았다', '펭수는 구마몬의 아류다' 등의 지적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한 국내 유튜버가 비슷한 주장을 해 논란이 인 적이 있으나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대체로 부정적 반응이 나타났다. 누리꾼들은 "그렇게 따지면 미키마우스도 표절이냐", "큰 눈과 입이 있고 인형 속에 사람이 들어간 동물 캐릭터가 한두 개냐", "일단 펭수는 지자체 캐릭터가 아니고 눈동자가 작다는 점 말고는 안 닮았다", "말을 하고 자기 주장을 한다는 게 차이점이면 캐릭터 설정이 너무 다른 것 아니냐" 등의 의견을 남겼다.


한편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에서는 이 기사가 화제가 되면서 댓글이 1,000개 남짓 달렸다. 일부 "표절이라고 할 정도로 닮지는 않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반일을 외치면서 결국은 일본을 따라한다", "지적재산권 등의 단어는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고 하는 나라니 관계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 "왜 일본을 베끼느냐", "뭐든지 일본에서 마음대로 가져가는데 열등감이 강한 것 같다" 등 댓글이 대체적이다.


EBS 측은 이날 한국일보 통화에서 "펭수는 구마몬을 표절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최근 광고 등에 출연해 부가 수익을 창출하는 등 유튜브를 넘어 노출이 잦아진 펭수에 대해 일본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같은 논란이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EBS는 펭수의 탄생과 관련해 어린이뿐 아니라 초등학교 고학년들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새롭게 기획해보자는 의도에서 기존 어린이 프로그램과는 달리 TV뿐 아니라 유튜브까지 넘나들 수 있는 포맷을 고민하던 중, 저돌적이고 장난기가 많은 신선한 콘셉트를 담은 현재 캐릭터가 탄생한 것이라고 설명해왔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