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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인국공 또 잡음…로고 변경 검토에 일부 직원들 "이 와중에?"

by한국일보

3000억원 적자 전망…로고 교체시 추가 비용까지

사장 비판 대자보…"어디서 많이 본 디자인" 지적도

공사 측 "개항 20주년 용역 진행 중…검토 중일 뿐"

한국일보

인천국제공항공사 내부에 16일 기업 로고(CI) 변경과 관련해 항의성 대자보가 붙어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비정규직 정규직화 후폭풍이 가라앉기도 전에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내부에서 또 잡음이 일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기 이용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수천억대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 개항 20주년을 맞아 기업 로고(CI) 전면 교체를 검토하는 것을 두고 일부 직원들이 반발하면서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16일 '인국공 사장 친구 비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공사 직원이라는 이 글쓴이는 "디자인 공항이 돼야 한다며 이상한 위원회를 만들더니 자기 친구를 데려다 위원장 자리를 주고 멀쩡한 회사 CI를 바꾼다"고 주장하며 "이런 것은 어디에 신고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공항 CI, 새 CI 시안과 함께 회사 내부에 붙은 대자보 사진을 첨부했다. 이 사진들에서는 혼란스러운 내부 상황을 엿볼 수 있다. 게시한 벽보 중 지난달 30일자로 담당자가 결재한 것으로 나타나 있는 '인천공항 CI 디자인(안) 관련 자문서'에 따르면 푸른색 계열의 새 로고 시안은 불사조와 한반도의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다.


자문서 옆에는 구본환 인국공 사장의 이름과 새 CI의 불사조와 닮은 봉황을 조합한 '구봉황공사', 새 CI와 모양새가 비슷한 포켓몬 만화 캐릭터인 미뇽을 인용한 '인천국제미뇽공사' 등의 패러디 사진과 함께 "구본환 친구 전기순 OUT! 우리 CI 얼마나 예쁜데!"라는 문구가 담긴 항의성 대자보가 붙어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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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16일 인천국제공항공사 CI 변경 관련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인천공항 구본환 사장의 질주를 막아달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다. 이 청원인 또한 "현재 구 사장은 인천국제공항의 얼굴이자 상징인 CI를 불사조와 한반도를 형상화한 모양으로 일방적인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며 "회사내 커뮤니티에 중단 요청 글이 올라왔고 반대여론이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청원인은 최근 비정규직 정규직화 과정에서 채용탈락한 소방대원 및 청원경찰 직고용 공개경쟁으로 인한 보안검색요원 실직 위기 등 먼저 풀어야 할 내부 문제가 쌓여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공사에 3,000억원 상당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CI를 변경할 경우, 이미 로고가 삽입돼있는 시설을 전면 교체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재정적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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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천국제공항공사 CI(왼쪽 위)와 검토 중인 새 CI(왼쪽 아래). 이와 함께 새 CI 시안을 기존 타사 CI와 비교하는 이미지가 확산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및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디자인 시안 자체에 물음표를 다는 이들도 있다. 현재 CI도 좋은 평가를 받아 왔는데 굳이 예산을 들여 만든, 검토 중인 새 CI가 중국 에어차이나 등 타사의 로고와 비슷해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에어차이나 말고도 새 형태와 날개깃을 살려 만든 피죤, 화성산업, 르 꼬끄 스포르티브 등의 로고를 공사 새 CI 시안과 비교하는 이미지도 온라인에 퍼지고 있다.


이런 논란과 관련해 공사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에 "내년 개항 20주년을 앞두고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용역을 진행 중으로, 용역업체에서 제안한 것 중에 하나가 CI 교체였다"며 "(불사조 디자인의) CI도 용역사에서 만든 것인데, 검토 단계일 뿐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장과 사적인 친분이 있는 이에게 새 CI 관련 자문 위원장직을 맡겼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구 사장과 위원장은 과거 업무상 한 차례 통화를 한 적은 있어도 개인적인 친분은 없는 사이"라며 "친구라는 이야기 등은 잘못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