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여행 ]

"이 섬은 가봐야 한다"
섬 연구소장이 손꼽는 절경

by한국일보

국가지질공원 '대청도'…숨은 트레킹 명소 '대매물도'

한국의 이스터섬 '여서도'…아름다운 해넘이 '가거도'

한국일보

'한국의 이스터섬' 전남 완도군 여서도의 독특한 정경. 사단법인 '섬 연구소'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나라 사이의 국경을 멀게 만들고 해외 여행을 갈 기회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국내의 명소들이 재발견되고 있다. 사단법인 '섬 연구소'를 이끌어온 시인 강제윤 소장과 함께 앞서 두 차례에 걸쳐 우리가 너무나도 몰랐던 섬에 대해 알아봤다면, 이제 비로소 섬을 직접 느낄 시간.

(관련기사 ☞ "우리 섬 몇 개인지 정부도 몰라" 울릉도마저 서러운 육지 공화국, 변변한 여객선 없어 치료도 못 받고 죽어가…"섬에도 사람 삽니다")

강 소장은 2012년부터 '섬 학교'를 운영하며 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90여번의 답사를 진행해왔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덕에 이제까지 4,000여명이 그와 함께 섬을 밟았다. 국내 유인도 400여곳을 다녀온 강 소장과 함께 아름다운 우리의 섬을 둘러봤다.

인천 옹진군 '대청도'

한국일보

국가지질공원인 인천 옹진군 대청도의 농여해변 나이테바위(왼쪽)과 생홍어회. 섬 연구소 제공

서해 5도 중 하나로 백령도와 함께 서해 최북단에 있는 대청도는 서울보다 평양이 더 가까운 섬이다. 섬 전체가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돼있다. 지각 변동의 흔적이 남아있는 농아해변의 나이테바위, 수직절벽을 이루는 서풍받이, 섬 속의 사막인 옥죽포사구, 적송 숲인 모래울해변의 솔숲 등 원시 자연이 그대로 보존돼있다. 최고의 홍어 어장으로 꼽히는 대청도는 어업이 주 수입원으로 관광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었기에 개발의 광풍을 피할 수 있었던 것. 기황후의 남편인 원나라 순제가 귀양을 살았다는 기록도 있다.

경남 통영 '대매물도'

한국일보

경남 통영 대매물도의 아름다운 경관(왼쪽)과 신선한 해산물로 이뤄진 밥상. 섬 연구소 제공

통영의 소매물도는 등대섬으로 유명하지만 바로 옆의 대매물도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섬이다. 강 소장은 한국의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 중 대매물도의 '해품길'을 다섯 손가락 안에 꼽았다. 소매물도와 등대섬을 함께 볼 수 있는 장군봉 전망대, 노을이 아름다운 꼬돌개, 드넓은 초원과 오솔길, 바위틈을 비집고 자란 상록수 숲 등 풍광이 뛰어나다. 일제강점기 주민들이 강제동원돼 포진지로 만들어진 바위굴에는 역사의 아픔이 남아있다. 해녀들이 갓 잡아올린 전복·소라·성게·석화 등 별미 또한 맛 볼 수 있다.

전남 완도군 '여서도'

한국일보

전남 완도군 여서도의 이색적인 돌담(왼쪽) 정경과 삼치회. 사단법인 '섬 연구소' 제공

전남 완도군 여서도의 이색적인 돌담(왼쪽) 정경과 삼치회. 섬 연구소 제공대표 이미지완도와 제주의 중간쯤 위치해 '작은 제주'라고도 불렸던 여서도는 한국에서 돌담이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꼽힌다. 강 소장은 '한국의 이스터 섬'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하나로 연결된 거대한 성곽같은 돌담이 마을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민가의 담장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다. 섬 연구소에서 지켜낸 돌담들이라 애착이 더 크다. 외부 간섭이 적어 아름다운 경관도 잘 보존돼있다. 섬 전체를 이루는 여호산, 마을을 지키는 거목들이 그늘을 드리운 당산숲과 상록수 방풍림을 트레킹해도 좋다. '낚시꾼의 천국'으로 불릴 정도로 어종이 풍부해 신선한 해산물도 맛볼 수 있다.

전남 신안군 '가거도'

한국일보

전남 신안군 가거도의 해질녘 풍경(왼쪽)과 항리마을 소떼. 사단법인 '섬연구소' 제공

전남 신안군 가거도의 해질녘 풍경(왼쪽)과 항리마을 소떼. 섬연구소'제공대표 이미지가거도는 국토 최서남단의 섬으로 "중국 닭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국경과 가깝다. 가거도항 인근에 '중국 390㎞, 필리핀 2,180㎞, 서울 420㎞, 오키나와 355㎞'라 적힌 이색적인 이정표가 설치된 이유다.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의 주요 촬영지였던 섬등반도에서는 가거도 절반 이상의 조망을 눈에 담을 수 있다. 지난달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17호로 지정된 곳이다. 항리마을에선 한국에서 가장 늦게 지는 해넘이를 감상할 수 있다. 맑은 물에서 자란 가거도 미역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