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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레고 조립하듯 15분이면 완성…국내 기술로 만든 코로나 병상

by한국일보

텐트 바람 넣은 뒤 패널 끼우면 음압병동 완성

중국 등 컨테이너· 텐트 방식보다 효율성↑

"안정성, 제도 검토 거치면 1분기 투입 가능할 듯"

한국일보

서울 노원구 한국원자력의학원에 설치된 '이동형 음압병동'을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대형 에어텐트로 공간을 확보했다. KAIST 제공

에어 텐트에 바람을 넣어 공간을 확보한 뒤 출입문, 전기코드 등이 달린 패널을 레고 조립하듯 짜 맞춘다. 중증 코로나19 환자가 누울 수 있는 병실과 의료진이 통과하며 소독할 수 있는 전실이 완성된다. 걸리는 시간은 15분. 의료 장비, 공조 시스템 등 전문 집기를 추가로 설치하는 작업도 총 2시간 안에 끝난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감염병 중환자용 '이동형 음압병동(Mobile Clinic Module·MCM)' 설치 과정이다. 기존의 임시 음압 격리 병동이나 이동형 병실 구축 방식보다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이고 치료공간으로서의 효율을 높인 토종 과학기술의 성과물이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중증 환자를 위한 음압 병상 부족 사태가 심각해 이번 기술이 현장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뗐다, 붙였다… 조립식으로 효율성 극대화

7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서울 노원구 한국원자력의학원에 450㎡(136평) 규모 4개 중환자 병상을 갖춘 MCM을 설치하고 의료진과 모의 환자그룹이 의료 활동과 환자 일상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검증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중국 후베이성 임시 격리 병동 등 기존 설치물은 대부분 컨테이너를 이어붙이거나 텐트를 치는 수준이다. 건설과 장비 확보에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진단, 생체신호 모니터 등 핵심 의료장비와의 연계나 의료진의 동선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전문 의료시설 역할보다는 임시로 격리만 하는 수용시설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용이 끝나면 재사용이 어려운 점도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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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이 끝난 '이동형 음압병동' 전경. KAIST 제공

반면 MCM은 신속한 조립은 물론, 개조와 분해 후 재조립 등이 가능한 게 핵심이다. 공간을 확보하는 에어 텐트, 공기가 의료진 공간으로 넘어오지 않고 환자 쪽으로만 흐르도록 제어하는 '음압 프레임', 각종 의료설비와 자동문 등이 부착된 '기능 패널'이 주요 구성요소다.


각 모듈 연결부분이 규격화돼 자유롭게 붙여 확장할 수 있다. 병실 1개, 전실 1개 사이에 음압 프레임을 끼운 기본 뼈대 조합에 의료 설비, 병실 집기 등 기능 패널을 붙여가며 넓히는 식이다. 기존의 병원 시설에 있는 의료 자원과의 연계도 가능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병원의 남는 공간에 설치해 효용을 높일 수 있고, 생활치료센터 근처에 만들면 증상 악화로 병원 이송이 필요한 환자를 현장에서 바로 진료 및 간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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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형 음압병동' 병실 주변에 의료장비가 설치된 기능패널을 조립한 모습. KAIST 제공

클린룸 전문업체 신성이엔지가 시제품 제작을 맡았는데, 각 모듈 제작 주문부터 생산 완료까지 14일이면 끝난다. 이송과 설치 기간은 5일 정도라는 게 KAIST 측 설명이다. KAIST 관계자는 "일반 조립식 증축보다 비용을 약 80% 절감할 수 있고, 분해하면 부피와 무게를 70% 이상 줄인 상태로 보관했다가 감염병 사태 때 다시 조립해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 투입 시점은? "이르면 1분기 중"

관건은 현장 투입 가능성이다. 우선 현재 진행 중인 검증에서 기능성, 안정성 등이 확인돼야 한다. 문제가 없다면 의료시설 건축 법규 등 관련 제도적 환경을 따진 뒤 신성이엔지에 KAIST가 기술을 이전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신성이엔지가 시장 수요에 따라 생산에 들어가면 본격 상용화 단계에 해당한다.


MCM 개발 책임을 맡은 남택진 KAIST 교수는 "전에 없던 시스템이라 관련 인증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처럼 위급상황에는 전향적으로 진행될 여지도 있을 것"이라며 "절차가 문제없이 진행된다면 1분기 안에 상용화 준비를 끝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