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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호텔로 출근한다'…일도 휴식도 챙기는 '재탤근무' 확산

by한국일보

재택근무 장기화로 업무·개인 생활 경계 무너져

업무 집중도 높이고 휴식도 즐기려는 수요 증가

국내 호텔, 무숙박 상품·업무 편의서비스 제공

한국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사무실이 아닌 호텔이나 리조트 등에서 일도 하고 충분한 휴식도 즐기는 '워케이션'이 새로운 업무 트렌드로 부상했다.

2015년 미국에서 '워케이션(일+휴가·Worcation)'이 새로운 업무 형태로 떠올랐다. 워케이션은 휴가지에서 일을 하는 미국 직장인이 늘어나면서 생긴 용어다. 우리나라와 달리 법으로 강제하는 유급휴가 제도가 없고, 원격 통신이 발달했다는 배경이 맞물리면서 생긴 업무 방식이었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은 오늘날 국내에서도 '워케이션'이 확산하고 있다. 다만 휴가지가 아닌 호텔로 출근한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재택근무 장기화로 업무와 개인 생활의 경계가 무너지고 업무 집중도도 떨어지자 회사가 아닌 호텔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인 공간에서 안전하게 호텔 시설과 서비스를 즐기고 일도 하는 이른바 '재탤근무(재택근무+호텔)'가 늘면서 직장인을 잡으려는 호텔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무숙박 상품부터 공유 오피스까지

한국일보

글래드호텔이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선보이는 '호텔로 출근해' 패키지 이미지. 2월 28일까지 7만 5,000원에 이용 가능하다. 글래드호텔 제공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이 끊겨 내국인을 대상으로 운영해야 하는 호텔 입장에서는 직장인 수요를 잡는 것이 생존에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호텔들은 오후 3시 이후로 잡았던 체크인을 오전 8시로 당기고, 합리적인 가격에 무숙박 상품을 내놓거나, 와이파이 등 업무 편의 서비스와 부대시설을 제공하는 식의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글래드호텔은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11시간 당일 투숙할 수 있는 '호텔로 출근해' 패키지를 선보였다. 객실 안에서 먹을 수 있도록 간식과 컵라면 등이 담긴 스낵박스와 커피도 제공한다. 가격은 7만 5,000원으로 3만원을 추가하면 투숙으로 변경이 가능하다. 이 패키지는 지난해 5월 첫선을 보였다가 좋은 반응을 얻어 최근 재출시했다.


능률을 높일 수 있는 업무 편의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기도 한다. 코오롱 계열사인 호텔 포코 성수는 호텔에 업무공간을 제공하는 '오피스 포코'를 별도로 운영한다. 최대 4명까지 이용 가능한 공유오피스로 무선 인터넷, 책상과 의자, 냉장고 등 업무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재탤근무의 가장 큰 장점은 업무와 휴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관광지 주변 호텔들은 업무환경과 관광상품을 결합한 패키지 상품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롯데호텔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워크 앤 라이프' 패키지에서 7박 이상의 장기투숙 상품으로 '퇴근 후 관광'이라는 콘셉트를 선보였다.


롯데호텔제주는 한라산의 장관을 볼 수 있는 디럭스 마운틴룸과 피트니스 클럽 이용권을 제공한다. 패키지는 3박 4일, 5박 6일, 7박 이상 상품으로 세분화했다. 시그니엘 부산은 업무가 끝난 후 해운대 등에서, 롯데호텔 울산은 태화강 십리대숲 등에서 관광을 즐길 수 있다.


패키지가 출시되던 초반에는 수요가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시선도 있었으나, 호텔에서 일을 하면서 일상 속 휴식도 즐기려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호텔들에 휴식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 직장인은 중요한 고객"이라며 "재탤근무뿐 아니라 드라이브 스루 등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개발이 확장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