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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넷추왓추] "나는 노예"...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by한국일보

왓챠 다큐멘터리 영화 '프레이밍 브리트니'

한국일보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2000년대 초반 세계 팝계의 가장 빛나는 별이었으나 곧 추락한다. Red Arrow Studios International GmbH 제공

재능을 감출 수 없었다. 열 살 때부터 TV에 나와 노래를 했다. 춤과 노래를 본능적으로 잘해내는 소녀가 인구 2,000명 남짓인 루이지애나주 외딴 마을 켄우드에 살 순 없었다. 10대 브리트니 스피어스(40)는 가수로 성공하기 위해 뉴욕을 종종 찾았다. 부모 역시 딸의 재능을 알아챘으나 살림은 넉넉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무관심으로 일관했고, 어머니만이 그나마 딸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고심했다. 딸은 결국 스타가 됐다. 하지만 몰락했다. 후견인인 아버지와는 법적으로 다투고 있기도 하다. 왓챠 다큐멘터리 영화 ‘프레이밍 브리트니’는 우리가 잘 알면서도 잘 알지 못하는 스피어스의 삶을 상세히 들여다본다.


왓챠에서 '프레이밍 브리트니' 바로 보기

①스타의 성공과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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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레이밍 브리트니'. Red Arrow Studios International GmbH 제공

브리트니는 1999년 스타로 발돋움했다. ‘베이비 원 모어 타임’이 크게 히트하며 큰 별이 됐다. ‘베이비 원 모어 타임’ 노래만 담긴 음반은 발매 첫날에만 50만 장이 팔렸다. 두 번째 음반은 더 큰 성공을 거뒀다. ‘웁스 아이 디드 잇 어게인’ 앨범은 전 세계에서 2,000만 장가량 판매고를 올렸다.


스타로서 인생은 순조로웠다. 유명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와의 교제로 화제를 뿌렸다. 완벽할 것 같던 삶은 어느 순간 비틀거렸다. 팀버레이크와 헤어진 후 갑자기 스피어스의 삶은 엉망진창이 됐다. 여러 연예인과 염문을 뿌리더니 2004년 소꿉친구와 갑작스레 결혼하더니 바로 결별했다. 이어서 댄서인 케빈 페더라인과 곧바로 약혼했다.


파파라치들은 스피어스를 가만두지 않았다. 그가 가는 곳 어디에나 파파라치들이 몰렸다. 쾌활한 성격인 스피어스는 파파라치들을 물리치지 않았다. 잘 찍힌 스피어스 사진 한 장이 100만 달러를 호가했으니 파파라치들은 목숨걸 듯 스피어스에게 달려들었다. 스피어스의 삶이 나락으로 추락하면서 팝 스타에 대한 호기심은 스캔들 메이커를 향한 궁금증으로 바뀌었다. 스피어스는 몰려든 파파라치에 겁을 먹은 아기를 안고선 운전대를 잡았다가 뭇매를 맞기도 했다. 선정적인 타블로이드지는 생각 없고 철 없는 엄마로 스피어스를 매도했다.

②아버지는 왜 후견인을 자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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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트니 스피어스는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며 술과 약물에 절어갔다. 파파라치에게 그런 스피어스는 좋은 먹잇감이었다. Red Arrow Studios International GmbH 제공

인생은 엉켰는데 외출만 하면 맹수 같은 파파라치가 몰려오는 일상에 스피어스는 지쳐갔다. 술에 절었고, 약물에 손댔다. 이성을 잃은 상태에서 파파라치에게 폭언을 하고 파파라치의 차량을 훼손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과음과 약물중독으로 정신이상에 이르렀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2008년 스피어스는 결국 쓰러졌다. 병원에 입원한 지 하루 만에 아버지 제이미가 임시 후견인으로 지정됐다. 스피어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던 아버지였다. 후견인은 스피어스를 만나려는 사람을 통제할 수 있고, 재산까지 관리할 수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아버지는 스피어스의 신용카드까지 정지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 스피어스가 아버지가 후견인이 되는 걸 반대함에도 법원은 받아들이질 않았다. 딸이 성공하기 전까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아버지는 왜 후견인을 자처한 것일까. 부성이 작용한 것일까. 아니면 다른 욕심이 있던 것일까.

③후견인 제도는 옳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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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옛 명성을 되찾았으나 정상인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법적 후견인인 아버지가 그의 몸과 정신 상태를 주시하고 재산을 관리하고 있다. Red Arrow Studios International GmbH 제공

아버지가 스피어스의 몸과 마음과 재산을 관리하면서 겉보기에 스피어스는 예전 모습을 되찾아갔다. 아버지는 임시 후견인에서 임시 딱지를 뗐다. 회복한 스피어스는 여전히 상품 가치가 높았다. 바로 활동을 재개해 1년 동안에만 5,8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라스베이거스 무대에 고정으로 오르는 계약을 맺어 1주일마다 100만 달러씩 받기도 했다.


스피어스는 정상적으로 활동하는데, 아버지는 후견인 자리를 놓지 않았다. 무대에 올라 아무런 문제 없이 팬들과 만나는데 몸과 마음이 정말 비정상일까. 스피어스는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무대에 올랐다가 약속된 계약 발표를 하지 않고 무대와 객석을 가로질러 곧바로 차를 타고 떠나는 일탈을 범한다. 무언의 항의로 비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스피어스는 인스타그램으로 팬들과 소통하면서 자꾸 뭔가를 암시하는 듯한 메시지를 남겼다. 팬들은 스피어스가 아버지에게 사실상 감금돼 있다며 ‘프리 브리트니’ 운동을 펼치고 있다. 스피어스는 올바로 판단하고 자기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사람인가. 그가 정상이면 과연 아버지가 영원히 그의 몸과 재산을 관리하는 것은 옳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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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레이밍 브리트니'. Red Arrow Studios International GmbH 제공

※권장지수: ★★★☆(★ 5개 만점, ☆은 반개)


최근 법정에 나와 “나는 노예다”고 주장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사연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는 다큐멘터리다. 스타가 된 스피어스는 사람들에게 이용만 당한다. 옛 연인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방송 인터뷰에서 스피어스와 잠자리를 했다고 털어놓아 스피어스를 궁지에 몰아넣는다(두 사람은 교제시절 혼전 순결을 지키겠다고 말하곤 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대중의 관심을 사려는 말이었다. 오직 돈을 위해 스피어스 주변에 몰려드는 파파라치는 노골적으로 스피어스의 사생활을 악용한다. 혈육인 아버지라고 다를까. 다큐멘터리는 그의 저의를 의심한다. 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가 제작한 다큐멘터리라는 점이 흥미롭다. 팩트체크를 세심하게 한 흔적이 곳곳에 역력하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