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펼쳐진 ‘레전드 클래식카의 향연’
2025 서울클래식카쇼가 성황리에 폐막했다. 롤스로이스 팬텀 VI, 콜벳 스팅레이, BMW 3.0 CSL 등 세계 명차와 포니·브리사 등 국산 클래식카가 총집결해 자동차 역사와 문화를 보여줬다.
‘서울클래식카쇼’ 성황리 폐막
롤스로이스 등 세계 명차 총집결
포니 등 국산 클래식카 시선집중
세대 잇는 자동차 역사·문화 조명
|   24~26일 서울 코엑스 잔디광장에서 열린‘2025 서울클래식카쇼’에 클래식카들이 전시돼 있다. [한국클래식카협회 제공] | 
“클래식카가 이처럼 아름다운지 몰랐어요. 자동차를 보면서 가슴 뛰는 감정을 처음 느꼈습니다.” (관람객 김현아 씨)
국내 최초의 대규모 클래식카 전시회인 ‘2025 서울클래식카쇼’가 26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한국클래식카협회(정재신 회장)와 코엑스(조상현 사장)가 공동 주최하고 오토카코리아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24일부터 3일간 서울 코엑스 야외 잔디광장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역사 속의 자동차, 서울을 만나다’를 주제로, 시대별 명차와 희귀 모델을 통해 자동차의 역사와 문화를 되짚는 대규모 클래식카 전시로 꾸며졌다.
행사 기간 내내 올드카 마니아와 시민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무역센터 코엑스를 방문한 외국인 관람객의 발길까지 사로잡으며 마치 해외 클래식카 축제 현장을 방불케한다는 호평도 이어졌다.
이번 전시에는 글로벌 명차 15대와 모터사이클 4대 등 총 19대가 전시됐다. ‘마지막 정통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팬텀 VI는 압도적인 크기와 존재감으로 관람객의 감탄을 자아냈다.
쉐보레의 1963년식 콜벳 스팅레이는 엔진 시동이 걸리는 순간 카랑카랑한 배기음을 듣기 위해 몰려든 구름 인파로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콜벳 스팅레이는 미국 스포츠카의 아이콘으로 유일하게 적용된 ‘스플릿 윈도’ 리어 글래스가 특징이다.
|   1963년식 쉐보레 콜벳 스팅레이의 시동음이 울리자 몰려든 관람객들 [한국클래식카협회 제공] | 
또 1937년식 캐딜락 V12 시리즈 85 타운 카브리올레는 미국 럭셔리 자동차의 황금기를 대표하며, 1957년식 메르세데스-벤츠 300SL 로드스터는 걸윙 쿠페의 후속으로, 클래식 스포츠카 시장에서 여전히 상징적 존재다.
BMW의 고성능 이미지를 확립한 1972년식 BMW 3.0 CSL은 유럽 투어링카 챔피언십 6회 우승으로 ‘배트모빌’이라 불리는 모델이다. 아울러 1929년식 알파 로메오 6C 1750SS는 자가토 보디와 슈퍼차저 엔진으로 이탈리아 스포츠카의 정수를 보여주며, 1967년형 시트로엥 DS 20은 ‘여신’이라는 이름처럼 유려한 디자인과 혁신적 서스펜션으로 프랑스의 자부심을 상징한다.
국내 클래식카를 대표하는 차량들도 대거 출격했다. 현대 포니 왜건은 국산차 최초 고유모델 포니의 실용성을 확장한 파생형으로, 한국 자동차 수출 신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기아 브리사 S-1000은 1970년대 소형차 시대를 연 주역이자 영화 택시운전사에 등장해 대중의 기억에 남아 있고, 새한 제미니는 월드카 프로젝트의 산물로 희소성과 역사적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 또 쌍용 칼리스타는 국내 최초 2인승 로드스터로, 단 78대만 제작된 귀중한 모델이다. 이외에도 현장에 전시된 모든 차량이 카메라세례를 받았다.
코엑스 잔디광장에서는 브라스밴드의 스윙 연주가 관람객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며 클래식카와 음악이 어우러진 축제무대를 연출해냈다. 이어 재즈트리오의 매력적인 보컬과 아코디언, 여기에 색소폰의 선율이 클래식카와 조화를 이뤘다. 또 많은 관람객이 몰렸음에도 열린 광장의 원활한 동선 덕분에 혼잡하지 않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돼 관람객들이 여유롭게 전시를 즐길 수 있었다.
서울 성북동에서 전시장을 찾은 박민철(57) 씨는 “고전적인 자동차의 엔진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주식 서울클래식카쇼 집행위원장은 “이번 서울클래식카쇼는 역사적인 자동차의 기술과 미학, 그리고 문화적 가치가 어우러진 자리였다”며 “특히 젊은 세대의 비상한 관심은 클래식카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평가했다.
정재신 한국클래식카협회장(공동조직위원장)은 “세계적 위상을 갖춘 자동차산업 수준에 걸맞게 대한민국 자동차 문화가 다양성과 깊이를 더해가는 첫 걸음을 내딛었다”며 “관람객의 뜨거운 호응 속에 막을 내린 만큼 앞으로도 클래식카 문화 확산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를 위해 13일 세계클래식카연맹(FIVA) 공식 회원국 멤버인 한국클래식카협회는 코엑스, 한국자동차기자협회(회장 최대열)와 대한민국 클래식카 문화 진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세 기관은 협력을 통해 ▷클래식카 전시 및 문화행사 기획·운영 ▷국내외 네트워크 교류 확대 ▷보존·연구 및 자료 발굴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과거의 명차를 보여주는 것에서 나아가, 미래 지향적인 시도도 함께 소개됐다. 수입차 정비·판매 전문기업 스피젠은 전동화 시대의 클래식카 활용 방안을 담은 ‘레스토모드’를 출품했다. 고전적 차체에 최신 파워트레인과 전동 시스템을 결합한 레스토모드는 클래식카의 미학적 가치와 현대적 기술이 공존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서재근 기자 likehyo85@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