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도 깜짝 놀랐다…팽이버섯·청양고추도 로열티를?

[푸드]by 헤럴드경제

지난해 버섯 20억·키위 18억원 지불 추정

최근 로열티 ↓, 국내 신품종 점유율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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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랐다. 팽이버섯까지 로열티(royalty·소유권자에게 지불하는 사용료)를 내는지 몰랐다.”

지난 2022년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요리연구가 백종원은 충북농업기술원 연구사의 설명에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연구사는 “국내산 팽이버섯의 95% 이상이 흰색 팽이버섯인데, 그중 75%가 일본 품종으로 매년 10억원 이상의 종자 로열티를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이 즐겨 먹는 흰 팽이버섯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해외로 수출되는 비중도 크다. 이런 팽이버섯이 꼬박꼬박 일본에 로열티를 내고 있었다는 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흰 팽이버섯을 포함해 ‘버섯’은 로열티를 많이 내는 농식품 중 하나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버섯의 로열티 지급액은 총 20억원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수치가 아닌 예상액이다. 김성섭 농진청 농촌지원국 기술보급과 농업연구사는 “종자 로열티는 육성자(기업 포함)와 사용자 간 계약사항으로 외부로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파악은 어렵다”고 했다.


로열티를 내는 건 버섯뿐만이 아니다. 키위도 로열티가 높은 품목이다. 지난해 키위의 총 로열티 추정액은 18억원에 달한다.


‘우리 것’으로 믿고 있는 청양고추는 어떨까. 아쉽게도 청양고추 역시 로얄티를 낸다. 지난 1990년대 외환위기 후 토종 종자 회사들이 외국 기업에 인수되면서 청양고추의 특허권까지 넘어갔다. 현재 청양고추는 독일계 화학·제약회사 바이엘이 종자를 소유하고 있다. 우리 입맛에 맞춰 개발한 청양고추를 외국에 돈을 주고 먹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국내 농산물의 외래 종자 의존율은 높은 실정이다. 식량자급률도 낮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49.3%, 곡물자급률(사료용 포함)은 22.3%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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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흰 팽이버섯(왼쪽)과 청양고추. [123RF]

전문가들은 로열티 없이 식량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신품종의 개발 및 보급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 식량 주권은 국방 못지않게 국가 경쟁력의 필수 요건이 됐다. 그야말로 ‘씨앗 전쟁’ 시대다.


다행스러운 것은 현재 우리나라 신품종의 국내 점유율이 증가 추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김성섭 농진청 농업연구사는 “국내 육성품종의 점유율은 전체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10년간(2013~2023년) 버섯의 국산화율은 46%에서 62.9%로, 딸기는 78%에서 98.4%, 키위는 19.3%에서 29.4%로 증가했다”고 했다.


로열티 지불액도 점차 줄고 있다. 동기간 국내 총 종자 로열티 추정액은 136억원에서 80억원으로 40% 정도 감소했다. 이는 농진청에서 개발하는 품종(버섯, 딸기, 화훼 등)을 중심으로 외국품종 비율 등을 고려해 예상한 수치다. 품목별로는 51억원에 달했던 버섯 로열티가 20억원으로, 키위는 25억원에서 18억원으로 감소됐다고 추정된다.


로열티 지급이 큰 버섯도 국내에서 신품종 개발이 활발하다. ‘갈색 팽이버섯’이 대표적이다. 흰색 대신 황금빛을 띤 것이 특징이다. 일반 흰 팽이버섯과 비교할 때 단백질 함량이 많고 항산화물질 베타글루칸은 약 1.6배 많다. 재배 기간도 20일 더 짧으며, 높은 온도에서도 잘 자라 냉방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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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개발한 신품종 갈색 팽이버섯 [충북농업기술원 제공]

신품종 ‘흑타리 버섯’도 있다. 느타리버섯처럼 생겼지만, 색깔이 다소 검다. 식감이 좋고 신선도가 한 달 정도 유지된다. 양송이버섯의 신품종인 ‘이담’ 역시 저장성이 뛰어나고 더운 여름철에도 재배가 가능하다.


다만 우수한 신품종이 개발되더라도 농가 생산과 소비자 구입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안정구 농진청 농촌지원국 농촌지도관은 “농가의 생산 시설이 기존 품종에 맞춰져 있어 품종을 바꾸려면 비용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기존 품종에 익숙해진 소비자 입맛이나 선호도를 바꾸기도 어려운 일이다.


이에 정부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정구 농촌지도관은 “육성품종 생산단지 조성 등 분양 확대를 위한 노력과 함께 대형유통, 외식업체들과 협력해 수요처를 늘리고 소비자 인식 개선을 위한 마케팅 전략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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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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