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음악?” 취침 전 음악 감상, 오히려 잠 못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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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취침 전 음악 감상하면 ‘귀벌레’가 숙면을 방해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 듣는 음악이 수면의 질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 나왔다. 이른바 ‘이어웜(Earworm)’, 직역하면 ‘귀벌레’라고 불리는 현상이 숙면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베일러 대학 심리학 및 신경과학 연구진은 최근 50여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이어웜과 수면의 질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그 결과 이어웜 현상을 주기적으로 겪는 사람일수록 수면의 질이 낮을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6배 가량 높은 것을 확인했다.


이어웜은 ‘실제로 음악이 들리지 않아도 특정 노래가 머릿속에서 계속 맴도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다른 말로 브레인웜(Brainworm)이라고도 한다. 한 연구진에 따르면 인간의 98%가 이 이어웜을 경험할 정도로 일반적인 현상이다.


연구진은 해당 조사를 위해 먼저 209명의 참가자에게 ▷수면의 질 ▷음악 듣기 습관 ▷취침 전후 겪는 이어웜 빈도 등에 대한 일련의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이 가운데 50명을 추려 수면 중 뇌파, 호흡, 근육 긴장, 움직임, 심장 활동 등을 측정하는 수면 다원 검사 장비를 부착한 뒤 이어웜이 수면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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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123rf]

그 결과 이어웜은 잠들기 직전 겪게될 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웜을 겪은 사람들의 경우 밤에 더 많이 깼고, 램수면 상태가 더 오래 지속됐다. 수면 중인 뇌가 음악이 멈춘 뒤에도 몇 시간 동안 음악을 계속 처리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실험에 뇌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하는 방법인 뇌파 검사 (EEG)를 사용한 결과, 이어웜을 겪는 참가자의 뇌파 측정이 수면 중에 더 느린 진동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느린 진동의 증가는 일차 청각 피질에 해당하는 영역에서 우세했다. 느린 진동은 기억이 비활성 상태에서 활성 상태로 전환되는 기억 재 활성화의 지표다. 음악을 통해 숙면을 취할 수 있단 상식과는 상반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또 이번 연구 결과 악기로만 연주되는 ‘기악곡’이 가사가 있는 음악보다 수면의 질을 더 악화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악곡이 가사가 있는 음악보다 이어웜 현상을 2배로 높인다는 것이다. 이 역시 기악이 휴식에 더 도움이 된다는 통념과는 다른 결과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rim@heraldcorp.com

2021.06.2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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