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댓글 달면 사진 노출, 한 달 동안 해봤더니…”

[테크]by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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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제공 중인 작성자별 뉴스 댓글 모음 페이지. [네이버 캡처]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네이버가 ‘건강한 댓글문화 조성’을 하겠다며 뉴스 댓글에 프로필 사진을 노출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5월 13일부터 네이버 뉴스 댓글에 작성자의 프로필 사진을 노출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번 도입 취지에 대해 “댓글 사용자를 더 쉽게 알 수 있도록 해 건강한 댓글문화를 조성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개편일을 기점으로 한 달 동안의 댓글 작성자 수, 전체 댓글 수, 규정 미준수 댓글 비율, 본인 삭제 비율 등을 비교·분석해본 결과, 프로필 사진 노출의 효과는 거의 없었다.


네이버 데이터랩 내 댓글 통계를 기반으로 4월 12일~5월 12일과 5월 13일~6월 12일 데이터를 비교해봤다. 댓글에 프로필 사진이 노출되기 시작한 5월 13일을 기점으로 전후 동일하게 31일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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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보드]

댓글에 프로필 사진이 노출되기 전 한 달간 전체 댓글 수는 1135만 3760개였다. 일평균 36만6250개다.


같은 기간 본인이 삭제한 댓글은 107만5913개로, 전체의 9.47%를 차지했다.


비속어 등을 포함해 삭제된 악성 댓글을 의미하는 규정 미준수 댓글은 같은 기간 2만5964개였다. 하루평균 838개의 악성 댓글이 작성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댓글 중 0.23%다.


같은 기간 댓글을 작성한 사용자 수의 누적 합계는 474만2004명이었다. 하루평균 15만2968명이다.


하지만 애초 네이버의 취지와 달리, 5월 13일 뉴스 댓글에 작성자 프로필 사진이 노출된 후에도 수치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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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3일 네이버 뉴스 댓글 프로필 사진 노출을 기점으로 비교한 댓글 데이터. [네이버 데이터랩 캡처]

5월 13일~6월 12일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해당 기간 전체 댓글 수는 1063만9125개로 집계됐다. 하루평균 34만3198개다.


같은 기간 본인 삭제 댓글은 101만585개로, 전체의 9.5%를 차지했다.


프로필 사진 노출 전과 비교해 전체 댓글 수는 일평균 2만3000개가량 줄었다. 본인 삭제 댓글은 6만5000개가량 줄었지만 전체 댓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03%포인트 늘었다.


규정 미준수 댓글은 같은 기간 2만4644개로, 하루평균 795개의 악성 댓글이 삭제됐다. 전체 댓글 중 0.23%였다.


정책 시행 전과 비교하면 절대적인 수치는 1300개가량 줄었지만 비율은 같았다.


댓글에 프로필 사진이 노출된 후 전체 작성자 수는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동안 작성자 수 누적 합계는 443만1578명, 하루평균 작성자 수는 14만2954명이었다. 정책 시행 전과 비교하면 누적 작성자 수가 30만명가량 줄어들었다.


즉, 댓글 프로필 사진 노출의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악성 댓글 및 본인 삭제 댓글이 전체 댓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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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 댓글에 프로필을 설정하지 않은 모습.

앞서 네이버는 지난 5월 13일부터 기사 댓글 목록에서도 프로필 사진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에는 기존 댓글 목록에는 아이디 앞 4자리만 공개됐지만 현재는 작성자의 프로필 사진까지 노출된다.


네이버는 “댓글모음 페이지로 번번이 이동하지 않고도 댓글 사용자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사용자 간 소통이 더 활성화되기 위함”이라며 “앞으로도 댓글 공간을 더욱 건강하게 활성화할 수 있도록 댓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용자들의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프로필 사진을 설정해놓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악성 댓글 예방에는 전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한 경우, 도용 및 사생활 침해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한편 네이버는 지난 2004년부터 뉴스 댓글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다. 오픈 이후 악성 댓글 문제 등 여러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2018년부터 뉴스 댓글 개선을 표방하며 여러 가지 개편을 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악성 댓글로 인한 피해 방지를 위해 연예·스포츠 뉴스의 댓글창을 폐쇄하기도 했다.


jakmeen@heraldcorp.com

2021.06.2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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