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얇은 아이폰” 아이폰 에어의 3가지 문제점과 애플의 해법

두께 5.6mm 초슬림 아이폰 에어는 내구성·배터리·카메라 세 가지 문제에 대한 의문과 해법을 담았다. 애플의 시도에 관심이 모인다.

애플은 이번 발표에서 아름다운 디자인이 가진 명백한 단점이 실제 사용에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시키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Credit: Apple

성공적인 제품을 만드는 방법은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런데 더 이상 해결할 문제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 그럴 때는 애플처럼 새로운 문제를 만들면 된다. 세 가지 정도.


애플은 9일(현지시간) 개최한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두께 5.6mm로 지금까지 나온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제품인 아이폰 에어(iPhone Air)를 공개했다. 이번 행사에서 애플은 극도로 얇은 디자인이 소비자에게 왜 좋은 선택인지에 대한 설명보다는, 초슬림 디자인에 따르는 명백한 단점이 실제 사용에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


익숙한 아이폰 디자인을 더 얇게 만드는 선택은 다소 이상하다. 사용자에게 본질적으로 3가지 중요한 영역에서 타협을 강요하면서도, 그 대가가 대부분 겉보기에 그치는 미적 업그레이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애플이 스스로 만들어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으니 말이다.

문제 1 : 내구성

아이폰 에어에 대한 소문이 퍼졌을 때 거의 모든 사람이 가장 먼저 떠올린 우려는 ‘벤드게이트(Bendgate)’였다. 이는 2014년 두께 7.1mm의 아이폰 6 플러스가 출시된 직후, 기기가 잘 휘어진다는 소비자 불만이 이어졌던 사건이다. 아이폰 6 플러스가 휘어짐에 취약했다면, 그보다 더 얇은 두께 5.6mm인 아이폰 에어는 더 심각한 문제가 아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그렇지 않다. 애플은 곧바로 아이폰 에어가 우주항공 등급 티타늄 섀시를 채택해 “애플의 엄격한 휨 강도 기준을 뛰어넘는다”라고 강조했다. 전면 디스플레이는 새롭게 도입된 세라믹 실드 2(Ceramic Shield 2)가 보호하며, 후면 글래스는 기존 세대의 세라믹 실드가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애플에 따르면 아이폰 에어는 이전 세대보다 스크래치 저항은 3배, 균열 저항은 4배 더 강해졌다. 결과적으로 아이폰 에어는 지금까지 출시된 아이폰 가운데 가장 내구성이 뛰어난 모델이다. 물론 실제로 그만큼의 내구성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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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2 : 배터리 수명

두께를 28% 줄였다는 것은 곧 배터리도 더 작아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애플은 아이폰 에어가 배터리 사용 시간에서 불리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 근거로 다소 추상적인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내세웠고, 더불어 독특한 내부 설계도 공개했다. 스피커와 애플 실리콘 칩 부품을 새롭게 이름 붙인 ‘플래토(plateau)’ 카메라 모듈 안에 통합해 확보한 공간을 배터리에 할애했다는 설명이다.


배터리 지속 시간을 늘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소모 전력을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애플은 아이폰 에어에 새로운 애플 칩 3가지를 탑재했다. 첫째는 4개의 효율 코어를 갖춘 A19 프로(A19 Pro) 프로세서, 둘째는 이전 세대보다 전력 소모를 30% 줄였다는 C1X 셀룰러 모뎀, 셋째는 새로운 N1 무선 칩이다. 애플은 이 조합 덕분에 아이폰 에어가 “지금까지 제작된 아이폰 가운데 가장 전력 효율이 뛰어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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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iOS 26도 힘을 보탠다. 애플은 새 OS에 탑재된 적응형 전력 모드(Adaptive Power Mode)를 강조했는데, 이는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학습해 필요한 순간과 장소에서 지능적으로 전력을 아끼는 기능이다. 참고로 이 기능은 아이폰 에어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며 모든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유용한 편의 기능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아이폰 에어의 배터리 성능은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 애플 공식 웹사이트의 아이폰 비교 페이지(아이폰 에어 전용 비교 도구는 아이폰 15 이하 모델과만 비교할 수 있어 제한적이다)를 보면, 최근 출시된 모델들과 견주어도 꽤 준수한 수준이다. 애플은 아이폰 에어의 동영상 재생 시간을 최대 27시간으로 제시했다. 이는 아이폰 17(30시간), 아이폰 17 프로(33시간), 아이폰 17 프로 맥스(39시간), 그리고 아이폰 16 프로 맥스(33시간)보다는 짧다. 하지만 아이폰 16(22시간)과 아이폰 16e(26시간)보다 약간 더 길며, 아이폰 16 프로와 16 플러스와는 동일한 수준이다.


만약 실제로 사용할 때 배터리 사용 시간이 문제가 되더라도 선택지가 있다. 애플은 아이폰 에어와 함께 14만 9,000원짜리 맥세이프 배터리를 공개했는데, 특이하게도 이 제품은 아이폰 에어 전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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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3 : 카메라 성능

아이폰 에어 디자인의 마지막 문제는 후면 카메라 구성이다. 이 모델에는 물리적 렌즈가 하나만 탑재됐다. 이는 상당히 시대착오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아이폰 XS(2018년) 이후로, 보급형인 SE와 16e를 제외하면 모든 아이폰은 최소 두 개 이상의 후면 렌즈를 갖췄고, 프로 모델은 11 프로(2019년)부터 3개의 렌즈를 유지했다. 아이폰이 이미 디지털카메라의 자리를 대체했고, 여전히 많은 사용자가 사진 촬영에 가장 많이 활용하는 기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처럼 극단적인 타협은 불안감을 줄 수밖에 없다.


애플은 이런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아이폰 에어의 후면 카메라를 “단일 렌즈”라고 부르지 않고, “2개의 렌즈를 하나에 담았다”라는 식으로 설명했다. 아이폰 에어의 후면 카메라는 4,800만 화소 퓨전 메인 카메라와 1,200만 화소 2배 망원을 합친 구성이다. 이는 사실상 아이폰 16e에서 쓴 마케팅 전략을 반복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16e 역시 후면 렌즈는 하나뿐이지만, 애플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이를 “투인원(2-in-1) 카메라 시스템”으로 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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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에어와 아이폰 16e가 정말로 “2개의 렌즈를 하나에 담았다”라고 볼 수 있을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듯하다. 애플이 말하는 “1,200만 화소 망원”은 사실상 4,800만 화소 센서의 중앙부 1,200만 화소를 잘라내 2배 줌을 구현하는 방식에 불과하다. 애플은 이미 4,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아이폰부터 이를 “광학(Optical-quality) 2배 줌”이라고 주장해 왔다.


실제로 비교해 보면 “2배 망원”을 지원한다는 아이폰 에어와, 망원 렌즈가 없다고 표기된 아이폰 16의 최대 광학 줌은 똑같이 2배다. 차이는 초광각 렌즈가 탑재된 아이폰 16은 0.5배 줌 아웃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아이폰 에어는 0.5배 줌 아웃을 지원하지 않으며, 매크로 촬영이나 공간 영상 촬영 역시 지원하지 않는다.


결국 아이폰 에어의 후면 카메라 성능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듀얼 렌즈 아이폰과 모든 면에서 맞먹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폰 에어가 사진 품질이 떨어진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아이폰의 카메라 성능은 이미 대부분 사용자의 필요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발전해 왔다. 실제로 아이폰 16e처럼 상대적으로 스펙이 낮은 모델을 리뷰했을 때도 특별히 까다로운 촬영 환경을 일부러 찾아 나서지 않는 한 뚜렷한 약점을 발견하기는 어려웠다.


반면 전면 카메라는 이전 세대 대비 뚜렷한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아이폰 에어의 전면 카메라 해상도는 1,200만 화소에서 1,800만 화소로 향상됐으며, 아이패드에 탑재된 센터 스테이지(Center Stage) 기능도 지원한다. 얼굴 인식을 기반으로 자동 구도를 맞춰주는 이 기능 덕분에 사용자는 세로 모드로 셀카를 찍더라도 필요할 경우 가로·세로 구도를 자동으로 전환해준다. 또한 더 커진 정사각형 센서 덕분에 기기를 회전할 필요 없이 어떤 방향에서든 최적화된 촬영이 가능하다. 전면 카메라는 여기에 더해 4K HDR 초안정화 영상 촬영까지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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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는 모두 훌륭하다

앞서 여러 문제점을 짚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폰 에어를 과도하게 깎아내리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이런 위험을 감수한 시도가 지금 애플에 꼭 필요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애플은 매우 보수적인 기업이다. 이전 세대와 거의 비슷하면서도 약간 나아진 제품을 내놓는 방식을 선호한다. 그런 애플이 일부 측면에서는 분명히 더 나빠진 부분을 감수하면서까지 새로운 시도를 담은 제품을 출시했다는 점은 오히려 흥미롭고 또 높이 평가할 만하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발표에서 아이폰 에어의 가장 큰 차별점인 ‘놀라울 정도로 얇은 디자인’이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발표자들은 “미래를 손에 쥔 듯한 느낌”이라거나 “직접 들어봐야 실감할 수 있다”와 같은 시적인 표현을 몇 차례 언급했을 뿐, 이미 10년 넘게 7mm 이상 두께의 스마트폰을 사용해 왔는데 굳이 5.6mm 스마트폰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거의 설명하지 않았다.


아이폰 16이 청바지 주머니에 들어가지 않을 만큼 빡빡했던 적이 있었는가? 아이폰 16e가 너무 무겁다고 느낀 적이 있었는가? 정말 더 얇은 아이폰이 필요한 걸까? 애플이 이런 부분을 설명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물론 한 가지는 분명하다. 아이폰 에어는 아름다운 제품이다. 거울처럼 빛나는 마감은 매력적이고 색상도 세련됐다. (다만 조금 지나치게 은은해 보일 수는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폰 17에서 선보인 세이지 색상이 있었으면 한다.) 더 밝아진 6.5인치 디스플레이는 아이폰 16의 6.1인치 화면에서 확실히 체감할 만한 업그레이드다. 다른 제품군에도 탑재된 프로모션(ProMotion)과 올웨이즈온(Always-on) 기능은 아이폰 에어도 가치 있는 요소다. A19 프로 칩은 현재 앱 환경에서는 다소 과할 수 있지만, 그만큼 기기를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보증이 된다.


요약하자면, 아이폰 에어는 충분히 흥미롭고 사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제품이다. 이렇게 얇은 스마트폰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이제는 딱히 없다고 보지만, 실제로 써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안다. 2026년 아이폰 18 시리즈가 등장할 즈음에는 두께 5.6mm의 초슬림 디자인에 너무 익숙해져 다시는 더 두꺼운 스마트폰으로 돌아가기 싫어질지도 모른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By David Price

Editor, Macworld U.K.

2025.09.1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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