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팟 맥스 심층 리뷰 : 화려하지만 가격이 아쉬운 헤드폰

[테크]by ITWorld

애플은 최근 에어팟 브랜드의 최신 제품으로 무선 헤드폰인 에어팟 맥스(AirPods Max)를 출시했다. 디자인과 사운드가 훌륭하고, 약간 무겁지만 꽤 편안하다. 가격은 549달러다. 주요 경쟁 제품인 소니 WH-1000XM4와 보스 700(Bose 700)의 가격이 200~250달러 미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정당화가 쉽지 않은 가격이다.


어떻게 보면 에어팟 맥스는 그 정도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 가격대에 상관없이 ‘만듦새’는 경쟁 상대가 없고, 디자인도 독창적이다. 하지만 절충을 한 부분이나 단점도 있다. 스마트 케이스가 대표적인 예다.


애플 생태계에 깊이 몰입되어 있는 사람들의 경우, 에어팟 맥스는 499달러 이하로 할인 판매될 때 고려할 만하다. 하지만 나머지 경우는 이 정도 가격을 정당화하기 어렵다. 장기적으로 애플 생태계 밖 제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라면 다른 대안이 될 제품을 찾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디자인과 편안함 애플이 고급 소재로 환상적인 디자인의 헤드폰을 만든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인체공학적 디자인 측면에서는 미흡했던 경우도 있었다. 애플 TV의 리모컨이 대표적인 예다. 다행히 에어팟 맥스는 디자인도 좋고, 사용하기도 즐겁다.

에어팟 맥스는 다른 헤드폰보다 더 나아 보인다. 알루미늄 소재 이어피스(earpieces)의 무광택 마감,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 밴드, 이어패드 부분의 고운 메시, 캐노피 스타일 헤드밴드가 함께 어울려 다른 헤드폰을 압도하는 매끄럽고 미니멀한 디자인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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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SON CROSS/IDG

이상하게 어디에도 애플 로고가 없지만, 누구나 애플의 헤드폰임을 알아볼 수 있다.


금속 소재이기 때문에 유사한 다른 헤드폰보다 훨씬 더 무겁다. 384g으로 모두 250g이 조금 넘는 소니 WH-1000XM4와 보스 700x 보다 50% 더 무겁다. 애플은 부드럽고 깊으며, 통기성이 좋은 이어 패드와 메시 캐노피 헤드밴드로 편안함을 극대화했다. 그래서 무게가 사용을 방해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사용한 다른 소비자용 무선 헤드폰 대부분보다 조이는 힘이 조금 더 강하지만, 이 또한 환상적인 이어패드 덕분에 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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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SON CROSS/IDG

이 헤드폰을 착용하고 달리거나 운동을 하면서 머리를 빨리 돌리면 그 무게를 느낄 수 있다. 땀을 막는 기능이나 방수 기능은 없기 때문에 잠깐 걷는 것 이상의 활발한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


컨트롤도 훌륭하다. 애플은 터치 컨트롤을 채택하지 않고, 대신 애플 워치 같은 디지털 크라운과 버튼 1개를 사용하고 있다. 둘 모두 오른쪽 이어피스 위쪽에 위치한다. 디지털 크라운은 대플 워치에 채택된 것보다 크고, 볼륨과 재생을 제어한다. 한 번 클릭은 재생/일시 중지, 두 번 클릭은 앞 곡으로 건너뛰기, 세 번 클릭은 뒤 곡 재생하기, 길게 클릭은 시리(Siri) 호출이다. 자신은 볼륨을 높이려 시도했는데 매번 볼륨이 낮아진다면, 볼륨 조절 휠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


버튼은 노이즈 캔슬링과 주변음 허용 모드 사이를 전환한다. 그렇지만 블루투스 설정에서 노이즈 캔슬링을 끄는 기능을 대신 활성화할 수도 있다. 컨트롤은 단순하고 직관적이며, 불편함이 없고 매력적이다. 헤드폰에서 원하는 모든 것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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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SON CROSS/IDG

에어팟 맥스는 무겁지만, 디자인과 느낌이 좋고, 훌륭한 컨트롤을 갖추고 있다. 안경을 끼거나 벗은 상태에서 4시간 동안 불편함 없이 헤드폰을 이용할 수 있었다. 다른 소비자용 무선 헤드폰보다 많은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단점은 라이트닝 커넥터로만 충전이 되고, 3.5mm 헤드폰 잭 입력부가 없다는 것이다. 애플은 다른 많은 제품처럼 파워 어댑터를 기본 제공하지 않는다. USB-C-라이트닝 케이블 1개만 제공한다. 비행기에서 영화를 감상할 때, 또는 컴퓨터나 헤드폰 앰프로 무손실 음원을 감상할 때, 또는 비디오를 편집하면서 블루투스의 지연 문제를 없애고 싶다면 별도로 판매되는 35달러짜리 라이트닝-3.5mm 케이블을 구입해야 한다. 가격을 감안하면, 에어팟 맥스에는 이 케이블이 반드시 포함되었어야 했다.


이어 쿠션은 자석 부착 방식이다. 자석 방식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 닳거나 헤지면(모든 헤드폰의 이어 쿠션이 그렇듯), 69달러에 새 이어 쿠션 한 쌍을 구입해 쉽게 바꿔 부착할 수 있다. 천으로 감싼 메모리 폼과 자석 몇 개 가격으로는 비싸지만, 경쟁 헤드폰은 낡은 쿠션을 아예 교체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69달러는 헤드폰 자체를 교체하는 비용보다 훨씬 더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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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SON CROSS/IDG

‘스마트’하지도 않고, ‘케이스’도 아닌 ‘스마트 케이스’ 그러나 에어팟 맥스가 디자인의 모든 부분을 챙겼다고 말할 수는 없다. 애플은 스마트하지도 않고, 케이스도 아닌 ‘스마트 케이스’를 함께 제공한다. 끔찍한 케이스이다. 정말 좋지 않은 케이스이다. ‘하키 퍽’ 모양 마우스 및 애플 TV 시리 리모컨과 함께, 애플이 역대 출시한 최악의 액세서리이다.


세련된 금속 구조물이기 때문에 에어팟 맥스는 접히지 않는다. 이어 피스를 옆으로 돌릴 수 있을 뿐이다. 스마트 케이스는 하나로 된 얇은 플라스틱 소재 액세서리이다. 작은 주머니 같이 접히며, 이어컵을 집어넣은 후 덮개를 닫을 수 있는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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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SON CROSS/IDG

작고 가볍다. 그런데 그게 전부이다. 550달러를 투자한 헤드폰을 전혀 보호하지 못한다. 캐노피 메시 밴드가 완전히 노출된다. 가방에서 먼지가 묻거나, 뭉개질 수 있다. 파우치 하단에 길게 뚫린 부분이 있어, 가방에 있는 아이템들이 케이스 안으로 들어가 이어컵을 파우치 하단에 커다란 오픈 슬랫이 있어, 무작위 가방 아이템이 이어컵에 상처를 내는 것을 막지 못한다. 오른쪽 라이트닝 커넥터 연결부에 작은 컷 아웃 부분이 있지만, 뚫린 부분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상하다.


에어팟 맥스를 케이스에 넣고 자석 덮개를 덮으면 배터리를 절약하는 절전 모드로 바뀐다. 블루투스 무선은 18시간 동안 계속 작동하기 때문에 ‘나의 찾기’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헤드폰을 케이스에 집어넣지 않고 탁자 위에 놓고 손을 대지 않으면, 5분 후에 절전 모드로 바뀌고 블루투스 무선은 72시간 동안 활성화된다(나의 찾기 기능 이용 가능).


스마트 케이스에 대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헤드폰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
  • 배터리 소모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 여행할 때 필요한 액세서리가 아니다.

애플의 제품 개발 및 승인 프로세스가 무엇이든, 여기에서 크게 실패했다. 이런 부족한 제품은 절대 시장에 나와서는 안 된다. 다행히 아주 중요한 구성요소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무시할 수 있다.

음질과 노이즈 캔슬링 에어팟 맥스는 잘 디자인되었고 잘 만들어졌다(스마트 케이스는 정반대). 그러나 음질이 좋지 않다면 이런 부분들은 아무 의미가 없다. 다행히 에어팟 맥스는 귀를 즐겁게 해준다. 오디오 재현력은 최고의 무선 블루투스 헤드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액티브 노이즈 캔스링 기능은 필자가 경험한 것들 가운데 최고다.


에어팟 맥스와 오디오 프로파일은 스튜디오 등급이 아니다. 플랫한 주파수 응답 곡선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애플은 에어팟 맥스의 저음과 중고음 부분 주파수를 조금 더 강화했다. 대부분 청취자들 귀에 좋게 들릴 소리이다. 베이스는 깨끗하고 왜곡이 없다. 그러나 소니 WH-1000XM4나 비츠 헤드폰처럼 압도적으로 ‘쿵쿵’ 거리는 저음은 아니다. 두개골을 진동시킬 정도의 저음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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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SON CROSS/IDG

놀랍도록 일관된 음질에 감탄했다. 대부분 헤드폰은 귀에 착용한 위치에 따라, 또는 볼륨 크기에 따라 음질이 바뀐다. 에어팟 맥스는 어떤 식으로 착용했든 정확히 같은 소리를 낸다. 조용한 방에서 볼륨을 낮게 설정할 때나 시끄러운 야외에서 볼륨을 높게 설정할 때에도 같은 소리를 낸다. 이것이 애플이 말하는 ‘어댑티브 EQ(Adaptive EQ)’ 기능에 따른 효과라면, 이 기능은 제대로 작동을 하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재현되는 음질은 하이엔드 프리미엄 블루투스 헤드폰과 동일하지만, 특징에 조금 차이가 있다. 조금 더 자연스럽고 중립적인 소리이다. 모든 유형의 청취자들을 만족시킬 소리이다. 진짜 오디오 애호가라면 에어팟 맥스가 1,500달러짜리 오픈-백 유선 헤드폰과 400달러 프리앰프를 연결해 FLAC 파일을 감상할 때와 비교할 수 없고, 여기에 경쟁할 수 없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다른 제품들을 앞선다. 에어팟 맥스는 소니 WH-1000XM4 만큼 에어 컨디셔너 같은 일반적인 소리들을 철저히 제거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차량 소음, 사무실 소음, 뒤에서 들리는 대화 소리 같은 불규칙한 사운드 제거에는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대부분 하이엔드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제품들은 노이즈 캔슬링을 유지하지만, 마이크를 이용해 외부 소리를 포착해 간단한 대화를 하거나, 기타 중요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주변음 허용 모드를 지원한다. 그런데 애플의 주변음 허용 모드는 다른 제품들에 훨씬 더 앞서 있다. 필자가 경험한 다른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보다 더 선명하고, 자연스럽고, 정상적으로 들린다.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헤드폰을 착용하지 않을 때와 비슷하다.


마이크는 전화 통화, ‘시리야’를 통한 시리 호출에 딱 적합한 정도이다. 특별한 점은 없다. 마이크로폰 음질이 좋지만 대단하다는 평가를 내릴 정도는 아니다.


애플에 따르면,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켰을 때 배터리 사용 시간은 20시간이다. 좋지만, 경쟁 제품보다 우수한 것은 아니다. 애플이 추정한 배터리 사용 시간은 꽤 정확한 편이다. 충전 속도도 빠르다. 5와트 파워 어댑터로 15분을 충전했을 때 배터리 잔량을 20~44%로 올릴 수 있다. 끔찍한 스마트 케이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밤새 배터리 소모량이 3%에 불과했다. 충전을 하면서 헤드폰을 이용해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웅웅’ 소리 같은 잡음이 나지 않는다. 모든 무선 헤드폰이 이런 것은 아니다.

애플 사용자만을 위한 헤드폰 에어팟 맥스에는 좋아할 장점이 많지만, 애플 제품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에어팟 맥스를 고려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안드로이드 폰이나 윈도우 PC에서도 블루투스 헤드폰을 사용할 수는 있다. 이 경우, 일반적인 블루투스 장치로 작동하면서 많은 장점들을 잃게 될 것이다.


에어팟은 아주 쉽게 연결할 수 있다. 이는 아주 잘 알려진 특징이다. 그러나 핸즈프리 어시스턴트는 시리에서만 지원된다. 애플 장치나 기기가 없다면, 디지털 크라운을 회전했을 때의 기능을 바꿀 방법도 없다. iOS 14와 맥OS 빅서(Big Sur)의 경우, 장치를 옮겨 음악을 재생하면 에어팟도 자동으로 전환이 되도록 만들 수 있다. 아주 편리한 기능이다.


에어팟 맥스(그리고 에어팟 프로)의 가장 ‘쿨’한 기능 중 하나는 돌비 서라운드가 일종의 유사 3D 사운드 스테이지로 전달되는 ‘공간 오디오(Spatial Audio)’ 기능이다. 고개를 돌리면 서라운드 방향이 바뀌기까지 한다. 멋진 기능이다. 그러나 현재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만 지원된다. 이는 큰 ‘낭비’ 이다. 이런 장치나 기기에서 얼마나 자주 서라운드 사운드 영화를 즐기는가? 애플은 애플 TV와 맥에서 이 공간 오디오 기능을 지원해야 한다. 그 전까지는 멋지기는 하지만, 실제 사용이 크게 제한된 기능에 불과하다. 다른 헤드폰 대신 에어팟을 선택할 이유가 될 수 없다.

최고의 노이즈 캔슬링 무선 헤드폰? 에어팟 맥스는 현재 구입할 수 있는 최고의 무선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일까? 애플 생태계에 의존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경쟁 제품보다 조금 더 낫거나 동등한 음질, 훨씬 우수한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제공한다.


그러나 2배에 가까운 가격을 지불할 가치가 있을까? 일정 부분은 그 가격에 맞는 가치를 한다. 소재와 만듦새는 다른 경쟁 헤드폰을 크게 앞선다. 누구나 즉시 비싼 헤드폰이라는 것을 알아볼 고품질의 헤드폰으로 ‘성공’을 자랑하고 싶다면 에어팟 맥스를 구입하라.


그러나 고려해야 할 단점들이 꽤 많다. 예를 들어, 무게가 무겁고, 땀 방지 및 방수 기능이 없다. 야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할 때 쓸모가 없다는 의미이다. 3.5mm 잭을 연결해 이용하고 싶다면, 35달러에 별도 판매되는 케이블을 구입해야 한다. 스마트 케이스는 애플이 역대 제공한 액세서리 중 디자인과 만듦새가 최악에 해당된다. 또 가장 멋진 기능 중 하나인 공간 오디오는 맥이나 애플 TV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이렇게 비싼 무선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위해 별도로 타사의 케이스와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책정된 3.5mm 케이블을 구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화가 난다. 둘 모두 기본 제공되어야 한다.


에어팟 맥스는 가격과 품질 모두에서 포지셔닝이 독특하다. 소니 WH-1000XM4나 보스 700s 같은 경쟁 소비자 무선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보다 가격이 비싸고, 동시에 더 고급이다. 그러나 젠하이저(Sennheiser)나 포컬(Focal) 등 값이 더 비싼 오디오파일 헤드폰 정도의 음질을 제공하지 않는다.


애플이 3.5mm 케이블을 기본 제공하고, 케이스가 더 적합했고, 100달러 더 저렴했다면, 이 제품을 추천하기 더 쉬워졌을 것이다. 보스나 소니 같은 경쟁 제품보다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소재와 만듦새는 이를 정당화할 것이다. 좋은 제품이다. 그러나 지불한 것에 합당한 것들을 얻는다고 말하기 힘들다. editor@itworld.co.kr



Jason Cross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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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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