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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동남아에서는 저희가 클럽하우스 이길겁니다"

by잡스엔

2021년 2월 국내에서 클럽하우스가 유행했다. 초대를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한 클럽하우스의 시스템은 사람들의 고립공포증을 건드렸다. 클럽하우스의 성공 이후 트위터·카카오·페이스북도 오디오 플랫폼 사업에 나섰다. 트위터는 2021년 4월 다자간 음성 대화 기능 스페이스를 도입했다. 카카오는 한국판 클럽하우스 음의 베타 서비스를 6월8일 출시했고 페이스북은 2021년 여름 다자간 음성 대화 기능 라이브 오디오 룸을 준비 중이다. 공룡 기업뿐 아니다. 스타트업도 있다. 2020년 11월 베타서비스 개발을 시작한 커뮤니티형 라디오 블라블라다. 직장생활 15년 동안 인사업무만 담당하던 사람이 오디오 플랫폼에 뛰어든 거다. 김영종(46) 블라블라 대표 이야기다.

블라블라 김영종 대표. /블라블라 제공

◇ 오디오 콘텐츠 제작 참여 경험을 살려 창업

- 블라블라 창업 전 어떤 일을 했나요.

“저는 15년 동안 인사팀에서 일했어요. 처음부터 인사팀을 꿈꿨던 건 아니었어요. 2002년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는데, 그때 배정받은 부서가 인사팀이었어요. 경향신문사에서 채용 담당자로 일했어요. 1년 정도 흐르니 인사 직무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어요. 회사에 필요한 사람을 뽑고, 제가 뽑은 사람이 회사에서 역량을 발휘를 할 수 있도록 사람들과 소통하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대학원에서 HRD(인적 자원 개발)를 전공하며 인사 공부를 심화했어요. 첫 직장이었던 경향신문사를 시작으로 7개 기업에서 인사업무를 맡았어요. 경향신문사에서는 채용 담당자로 직원을 뽑는 일을 했어요. 싸이월드를 운영한 SK 커뮤니케이션즈에서 교육을 맡았습니다. 게임회사 네오위즈에서는 인사팀장으로 평가·보상·채용·복리후생 전반을 관여했어요. 이후 외국계 보험회사 라이나생명에서 직원 교육과 사내 문화 기획을 맡았어요. 아프리카 TV 본사에서 인사팀장으로 활동했을 때는 전 직원의 닉네임 사용 제도나 10시 출근 제도를 도입했죠. 6번의 이직마다 맡은 인사 업무가 달라지기도 했고, 세 번째 회사부터는 인사 팀장으로 진급해 인사 전반을 경험할 수 있었어요.”

- 오디오 콘텐츠 크리에이터로도 활동했다고요.

“인사 업무를 시작한 지 14년이 흘렀을 때, 저는 6번째 회사 리치앤코에서 인사 팀장으로 일하고 있었어요. 당시 2016년은 팟캐스트(인터넷망을 이용한 오디오·비디오 콘텐츠 제공 서비스) 플랫폼이 늘어나던 시기였습니다. 지인이 운영하는 팟캐스트에 이직, 구직 주제로 게스트를 나갔어요. 방송을 어색해하지 않는 모습에 팟캐스트를 직접 운영해보라고 권유를 받았어요. 그렇게 ‘김 팀장의 2직9직’이라는 이름으로 오디오 콘텐츠 크리에이터 생활을 병행했죠. 연봉 협상 방법이나 이직할 회사 선택 방법 같은 주제로 콘텐츠를 제작했어요. ”

- 당시 반응은 어땠나요.

“사실 반응은 1년 동안은 거의 없었어요. 콘텐츠를 올렸을 때 1주일이 지나도록 재생 수는 5~10건에 불과했어요. 그래도 꾸준히 콘텐츠를 제작했어요. 1년이 지나니 반응이 오기 시작하더군요. 김 팀장이라는 사람이 누군지 몰라도 쌓인 콘텐츠로 신뢰가 생겨 강의 의뢰도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다음에 다뤘으면 하는 주제를 사람들이 댓글로 달아줬어요. 나중에는 사이트를 따로 만들어 콘텐츠 관련 건의사항을 받았죠. 보통 크리에이터 80%가 1년 만에 활동을 그만둔다고 해요. 초기 반응이 좋지 않아서요. 그런데 제 경험 상 콘텐츠 전문성을 인정 받고 브랜드가 형성되기까지 1년은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지금 운영 중인 블라블라에서 활동 중인 크리에이터에게도 1년은 해보라고 조언을 하곤 해요.”

- 어떤 계기로 창업에 발을 들이게 됐나요.

“블라블라는 3번째 창업이에요. 30대 초반에 첫 번째 창업을 했어요. 원래 인사팀으로 일하던 게임회사 네오위즈의 사내 벤처였어요. 평소 인사팀은 돈을 쓰는 부서인데, 우리도 돈을 벌어보자며 인사 담당자 3명과 함께 사내 벤처 운영을 병행했어요. 나중에 분사해서 법인까지 만들었죠. 네오위즈에서 나온 후 다른 회사에서 인사 팀장으로 일했어요. 그리고 2017년 아프리카 TV 자회사 프릭엔에서 두 번째 창업을 시작했어요. 초기에는 콘텐츠, MCN 사업을 벌였는데요. 사용자 유지와 지출 감당이 힘들어 오디오 플랫폼 ‘팟프리카’를 운영했어요. 2020년 3월 퇴사 후, 개인 오디오 크리에이터 활동 경험과 오디오 플랫폼 회사를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블라블라를 2020년 6월 창업했습니다.”

블라블라 소개 사진. /블라블라 공식 홈페이지 캡처

◇ 취향에 따라 모이는 커뮤니티형 라디오

- 블라블라는 어떤 회사인가요.


“블라블라는 오디오 생방송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티형 플랫폼 서비스예요. 호스트가 라이브 오디오 방송을 하면 청취자들이 채팅으로 함께 하는 ‘블라쇼’가 있어요. 블라쇼에서 나온 하이라이트는 짧은 오디오 형태로 만드는 ‘블라짤’로 만들 수 있습니다. 또 호스트를 포함해 청취자도 보이스 채팅 참여가 가능한 ‘블라파티’ 서비스도 운영 중이에요. 블라파티는 블라쇼와 다르게 방송을 종료해도 계속 채팅방에서 소통할 수 있어요.”

- 블라블라를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디오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했기 때문에 창작자 관점으로 오디오 시장을 대할 수 있었어요. 어떻게 운영해야 창작자가 수익을 얻고 클 수 있을지 생각했죠. 또 프릭엔에서 오디오 플랫폼 사업을 하면서 오디오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했어요. 지금도 프릭엔의 팟프리카는 다른 사업과 합쳐져 팟티라는 이름으로 유지되고 있거든요. 프릭엔 퇴사 후 어떤 일을 할까 고민 끝에 직접 경험했었던 오디오 사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새로운 일을 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없는 편이거든요. 크리에이터가 방송을 올리면 이용자가 듣는 기존 팟캐스트의 일방향적 소통을 개선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청취자가 본인 관심사에 맞는 주제를 선택하고 직접 음성으로 소통에 참여할 수 있도록 블라블라를 만들었어요.”

- 이전 활동이 블라블라 창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오디오 콘텐츠 크리에이터 활동이 창업 아이템에 대한 아이디어를 줬다면, 인사팀 이력은 대표로서 업무에 도움을 주고있어요. 인사 업무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소통하는 일이거든요. 창업을 해 직원 12명을 이끌고 블라블라 이용자들 상황을 살피는 것도 결국 사람에 관한 일이죠. 과거 인사팀에서 이 사람이 현재 회사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살피고 대화 나눴던 경험을 회사 운영의 자양분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제야 진짜 인사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클럽하우스·스푼라디오·카카오 등 선·후발자들이 많아요.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 플랫폼이 생기는 건 당연한 흐름 같아요. 플랫폼마다 타겟이나 기능이 다르다 보니 개성도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요. 저희는 오디오 방송이 끝나더라도 계속 한 가지 관심사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추구해요.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소셜미디어형 오디오 플랫폼과는 조금 다르죠. 저희는 부동산, 독서 등 한 가지 소재나 관심사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어요. 셀럽보다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중심으로 운영하는 거죠. 또 해외 시장도 확장하고 있습니다. 2021년 2월 한국 정식 출시 이후 3월부터 블라블라 일본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어요. 6월 중에 베트남에도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블라블라는 카테고리를 나눠 오디오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다. /블라블라 제공

- 이용자 반응은 나오고 있나요.

“2020년 12월 오픈 베타 서비스를 열고 3주 만에 600명 보이스 크루(블라블라 크리에이터)가 모였어요. 테스터도 1000명 이상 참여했어요. 시장성을 느낄 수 있었어요. 2021년 2월 정식으로 앱을 출시한 뒤로 더 많은 사람이 모였어요. 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30만이에요. 2021년 6월 기준 2000명의 창작자가 활동 중입니다. 월평균 16만명이 블라블라를 사용하고 있어요. 20~30대인 사용자가 전체의 80%를 차지해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스파크랩·현대자동차·다날투자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받았어요.”

- 왜 오디오 시장이 흥하고 있는 건가요.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 오디오 콘텐츠 시장 규모가 2019년 220억달러(28조8600억원)에서 2030년 753억달러(85조890억원)까지 성장하리라 전망하는데요. 멀티 태스킹이 편해 공간의 제약이 덜하다는 점이 강점이에요. 또 라디오를 경험해보지 못한 어린 세대들은 오디오 콘텐츠가 신선하게 느껴지는 거죠.”

- 사업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서비스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 방법을 찾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이용자가 갑자기 몰리면 서비스 오류가 생기곤 해요. 최대한 빨리 오류를 해결하고자 초반에는 개발자를 닦달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사람을 닦달한다고 서비스 개선이 빨라지는 게 아니더라고요. 수정한 코딩이 반영되기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사실 서비스 오류 자체가 문제이기보다 서비스 오류로 이용자가 느끼는 불편함이 진짜 문제죠. 이후부터는 문제가 생겼을 때 최대한 빨리 이용자에게 상황을 공유하도록 노력 중이에요. 크루들에게 따로 양해 메일을 보내기도 하죠. 소통을 통해 문제 상황을 개선 중입니다. 서비스가 정상화가 이뤄진 뒤 이용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올 때 반대로 가장 뿌듯해요.”

- 향후 계획이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블라블라를 좋아해 주고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개선하고 보완할 부분이 많죠. 유저·크루 의견을 계속 받고 있어요. 글로벌 MZ세대의 대표 오디오 소통 플랫폼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앞으로 베트남, 대만에도 서비스를 열 계획입니다. 또 현재는 쿠키라는 후원 아이템 수수료로 수익을 얻고 있지만, 앞으로 구독과 광고 모델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창작자로서 기존 이직·구직 오디오 콘텐츠의 2.0 시대, 새로운 버전을 준비하고 있어요.”

- 인사·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인사 직무는 소통이 기분이에요. 인사라고 하면 문서 작업으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실질적인 업무는 사람을 만나서 설득하는 과정이 대부분이죠. 사람에 대한 관심이 가장 중요해요.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을 때 최대한 많이 도전하는 걸 추천해요. 보통 최소 80%의 비전이 보여야 하거나 자신과 100% 맞지 않는다면 시도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요. 제 경험상 가능성이 60%만 되더라도 시도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실패도 경험이라는 자산이라고들 하잖아요.”

글 CCBB 이도형 인턴

블라블라 안드로이드(왼쪽), IOS 앱 화면. /블라블라 앱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