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10배' 세상에 없던 제습제로 1년에 35억 법니다

[비즈]by 잡스엔

파우더에서 젤리로 변하는 제습제

작년 매출 35억, 해외 수출도


여름 더위 못지않게 괴로운 게 장마철 습기다. 장맛비로 눅눅해진 공기는 불쾌지수를 높인다. 집안 곳곳에 생기는 곰팡이와 각종 세균도 골칫거리다. 습기제거제는 장마철 습기와의 전쟁을 위한 필수품이다. 습기제거제 하면 ‘물먹는 하마’ 같은 플라스틱 용기형 제품이 대표적이지만 부피가 크고 버릴 때마다 액체를 따로 버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런 습기제거제의 불편함을 없앤 제품이 있다. 새남맥스가 만든 파워드라이맥스다. 파워드라이맥스는 플라스틱 용기 대신 부직포를 사용해 핫팩처럼 부피가 작고 슬림하다. 부직포 안에 든 가루형 제습제는 습기를 먹으면 젤리로 변한다. 고체로 변한 내용물은 샐 걱정이 없고 일반쓰레기로 간단하게 버릴 수 있다. 습기제거제지만 은은한 향을 더해 장마철뿐 아니라 사계절 내낸 집안 공기를 쾌적하게 만든다. 새남맥스 정호원(32) 대표는 어떻게 기존의 상식을 깨고 이런 제품을 만들었을까?  

새남맥스 정호원 대표. /새남맥스 제공

포기 대신 새로운 도전

새남맥스 정호원 대표는 경북 경산에 있는 새남소재 영업사원이었다. 새남소재는 산업용 소재를 개발하는 회사다. 이후 연구부서에서 가정용 제습제, 탈취제를 개발하는 일을 했다. 1년 가까이 제품을 개발하고도 실적이 없자 회사는 부서를 해체하기로 했지만 정호원 대표는 그대로 포기하기 아쉬웠다. 제품 출시를 위해 여러 번 회사를 설득했지만 실패하자 정호원 대표는 직접 제품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회사와 협력사 관계를 맺고 2016년 새남맥스를 창업한 정호원 대표는 세상에 없던 습기제거제를 만들었다. 


-기존의 습기제거제와 다른 새로운 제품을 내놨습니다.


“습기제거제 하면 ‘물먹는 하마’가 대표적이잖아요. 저는 기존의 습기제거제의 단점을 없앤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부피는 작지만 습기를 잘 빨아들이고 버리기도 쉬운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파워드라이맥스는 부직포에 파우더 형태의 제습제를 넣은 제품이에요. 천연광물과 염화칼슘, 겔화제, 고분자 응집제 등으로 만든 파우더는 습기를 먹으면 가루가 젤리 형태로 변합니다. 고체로 변한 내용물은 흐르지도 않고 버리기도 쉽습니다. 흡수력은 기존 습기제거제보다 10배 이상 뛰어나고요. 습기를 흡수한 가루가  젤리로 변하는 제품은 파워드라이맥스(bit.ly/3whg3Nb)가 최초입니다.”


-제품을 만들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뭔가요?


“물이 새지 않을 것, 일반쓰레기로 폐기하는 거였어요. 플라스틱 용기형은 용기 안의 액체를 버리고 분리배출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요. 습기를 먹은 액체는 염화칼슘 성분이 있어서 배관이 삭을 수 있고 마시면 사망할 위험도 있습니다. 파워드라이맥스는 그런 위험 없이 일반쓰레기로 배출할 수 있어요. 가정에서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서랍장, 신발장, 씽크대 등 좁은 공간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부피를 줄였어요. 제품 디자인에도 신경을 써서 선물용으로도 손색 없습니다.”

파워드라이맥스 패키지와 걸이형 제품. /새남맥스 제공

-파워드라이맥스만의 특징은?


“기존 실리카겔 제품 대비 10배 이상 흡습력이 뛰어납니다. 빠른 시간 안에 많은 양을 빨아들여 제습 효과가 높아요.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터지지 않도록 특수 부직포 소재도 개발했어요. 내용물이 절대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습니다. 습기를 먹으면 고체로 변하기 때문에 흐르지도 않고요. 원료를 배합할 때 향을 첨가해서 습기제거제지만 방향 효과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이 많이 찾나요?


“30~40대 여성들이 가장 많이 찾습니다. 아무래도 살림하는 주부들이 선호해요. 악기 연주자들 사이에도 입소문이 났어요. 부피도 작고 효과가 좋아서 악기 보관용으로 많이 찾아요. 최근에는 캠핑족들이  캠핑용품 보관할 때 많이 사용합니다. 집들이 선물용으로도 인기예요.”

인형탈 쓰고 거리로 나서기도

제품은 만들었지만 판로가 없었다. 영업에 나설 직원도 없었다. 영업 사원 출신이었지만 회사 소속이 아니라 혼자 하는 영업은 막막하기만 했다. 정호원 대표는 무작정 트럭을 몰고 길로 나섰다. 

인형탈을 쓰고 거리에서 회사를 홍보하고 있는 정호원 대표. /새남맥스 제공

-제품 영업은 어떻게 했나요?


“화물차에 제품을 싣고 무작정 여수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로 갔습니다. 제주도가 습하니까 수요가 많을 테니까요. 주말마다 제주도 아파트 단지를 돌면서 제품 판매도 하고 샘플을 나눠줬어요. 회사 영상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주말마다 제주도에서 이렇게 영업을 했습니다. 인형탈을 직접 쓰고 거리에도 나갔습니다. 인형에는 회사 이름을 붙였고요. 아이들과 놀아주고 사진을 찍어주면 관심을 가지는 엄마들에게 샘플을 나눠줬어요. 광고비를 아끼려고 그렇게 홍보도 하고 영업도 했죠. 


때에 따라 쓸 수 있게 대표, 팀장, 사원으로 된 명함 3장을 들고 다녔어요. 전국 마트도 발품 팔며 다녔습니다. 그렇게 1년 가까이 했더니 서서히 반응이 오더라고요. 샘플을 써본 분들이 입소문을 내줬어요. 후기도 올라오고 상품 문의도 늘었습니다. 2019년부터는 이마트, 노브랜드에 납품도 하고 매출이 늘었어요. 2019년 매출이 5억원이었는데 지난해엔 35억원까지 올랐습니다. 온라인몰(bit.ly/3whg3Nb)에서도 인기입니다.”


-이제는 해외로 수출도 한다면서요?


“생활용품을 취급하는 회사면 무조건 메일을 보냈습니다. 만나자고 하면 비행기를 타고 가서 만났어요.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옆자리에 앉은 외국인들에게 제품을 주고 반응을 살펴보기도 했어요. 2018년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에 제품을 수출했어요. 심플한 디자인과 은은한 향이 유럽에서 먹혔습니다. 지금은 뉴질랜드와 미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으로도 제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제습 방향제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들어와서 라벤다향 등이 나는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기도 해요.”


-직장 생활을 하다 창업했는데 어떤 게 더 힘든가요?


“회사에서 영업을 할 땐 회사에서 다 지원을 해줘서 그렇게 힘들지 않았어요. 휴일이라는 것도 있었고요. 그런데 모든 걸 혼자 해보니 정말 다 쉽지 않더라고요. 창업하고 화물퀵을 하면서 영업을 다녔습니다. 기름값이라도 벌어보려고요. 길거리에서 양말도 팔았어요. 사업 초기를 버티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회사 다닐 때가 훨씬 편하긴 했지만 이제 하나씩 목표를 이뤄가고 있어요. 제가 만든 제품이 인정을 받으니까 보람도 있고요.”

프랑스 바이어들과 정호원 대표. /새남맥스 제공

-창업하고 뿌듯할 때는 언제인가요?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서 교육기관에 조금씩 기부를 하고 있어요. 사실 저는 음악을 전공해서 계속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서 포기했거든요. 누구든 공부를 편하게 했으면 하는 마음에 기부를 시작했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스물일곱살에 창업해 이제 겨우 서른두살입니다. 아직 실패해도 되는 나이라고 생각해요. 회사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연구 개발에도 더 많이 투자하고 많은 시도를 해보려고 합니다. 제습제 분야에서는 인정받는 장인이 되는 게 꿈이고요.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제품의 가치를 알아주고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글 CCBB 키코에루

2021.07.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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