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간 게임만…" 초봉 5천 넥슨 신입사원 생활

[자동차]by 잡스엔

2018년 하반기 공채 입사자 김도영(29)씨

넥슨 면접자부터 면접관까지

입사에 가장 도움된 스펙은?

“입사 후 첫 소속팀에서 일주일 동안 게임만 하다 퇴근하기도 했어요.” 

김도영(29)씨. /넥슨 제공

신입사원 초봉 5000만원. 넥슨은 올해 초 신입 개발자 초임을 800만원 인상했다. 본격적인 개발자 임금 인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비개발 직군 연봉도 4500만원으로 올렸다.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지속적인 성장 전략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넥슨은 2018년 하반기를 마지막으로 공개채용을 중단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중 대규모 신입 채용을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사업이 성장하면서 인재 채용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넥슨에 2018년 하반기 공채로 입사해 면접자부터 면접관까지 모두 경험한 사람이 있다. 넥슨의 데이터 분석가 김도영(29)씨 이야기다. 국내 대표 게임회사 넥슨의 신입사원 생활은 어떨까? 재택근무로 텅 비어있던 넥슨 사옥에서 그를 만났다. 

넥슨 입사기

“인텔리전스랩스 마케팅 개발실 소속 데이터 분석가로 근무합니다.”


김도영씨는 인공지능(AI) 연구 조직 ‘인텔리전스랩스’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신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인텔리전스랩스는 470명 규모로 넥슨에서 게임 개발 본부 다음으로 큰 조직이다. 이용자가 게임을 하면서 쌓인 빅데이터를 통해 버튼 하나를 누르더라도 ‘더 효율적이고’,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연구한다. 


연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김도영씨는 통계학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적성을 찾았다고 한다. 그는 넥슨 지원 동기를 ‘데이터’라고 말했다.


“데이터는 개별적으로 보면 의미가 없지만, 모아놓고 보면 사람의 전반적인 행동양상을 알 수 있어요. 그런 부분을 관찰하면서 인사이트를 얻는데 재미를 느꼈어요. 넥슨은 데이터가 강점인 곳이에요. 서비스하는 게임이 많기 때문에 질이나 양 측면에서 우수한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있죠.” 


그는 취업 운이 좋았다고 했다. 1년여 기간의 학회활동을 마치고 졸업을 앞둔 시점에 바로 취업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역시 서류 탈락 경험은 적지 않았다. 반은 붙고 반은 떨어졌다고 한다. 그에게 입사 시 가장 도움된 스펙은 ‘학회 활동’이었다. 


“2017년도 2학기~2018년도 1학기까지 1년 동안 학회활동을 했어요. 당시 교내 빅데이터 학회인 ‘YBIGTA’에서 활동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됐어요. 학회 구성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하면서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협업 경험을 했습니다. 공모전 나갈 때 함께 할 사람을 찾기도 좋았습니다. 당시 나갔던 교내 데이터 공모전에서 1등을 했었어요. 지원할 때 적극적으로 학회 활동을 했던 경험을 좋게 봐주신 것 같습니다.”


김도영씨는 서류 전형과 역량 테스트,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했다. 직군별로 차이가 있지만, 서류 전형은 자기소개서를 제출한다. 필요한 경우 포트폴리오를 추가로 내기도 한다. 역량 테스트는 주로 과제를 푸는 형태다. 지원자의 기본기와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그는 회사에서 제시한 주제에 맞는 데이터를 분석해 과제로 제출했다. 이후 면접에서 과제에 대한 문제 풀이 과정을 설명했다. 


“문제에 대한 답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풀이 과정이에요.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 접근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물어봤습니다. 과정 하나하나를 굉장히 구체적이고 꼼꼼하게 물어봤어요.”


면접은 총 두 번 거친다. 지원한 직군에 종사하는 면접관들이 전문역량을 확인하는 ‘직군면접’과 채용계획이 있는 팀에서 실무능력 및 팀과 융화력을 확인하는 ‘팀 면접’이 있다. 온라인·모바일 게임 시장은 어떤 상황인지, 게임 업데이트를 한다면 어떤 콘텐츠를 담고 싶은지 등을 물어본다. 

김도영씨. /넥슨 제공

넥슨에 입사하면 3일 동안 ‘공통교육’을 받는다. 공통교육은 실질적인 업무와 관계없이 회사 적응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동료들과 친해지고 업무환경을 세팅하는 절차입니다. 먼저 조가 구성되고 조별 아이스브레이킹(ice breaking·어색한 분위기를 깨는 일)을 해 동기 간에 친밀감을 형성하도록 합니다. 다음엔 성격유형검사를 하면서 본인의 업무성향을 파악했어요. 또 간단한 보드게임을 실제로 만들어보면서 게임 개발과정을 이해하는 훈련도 했습니다. ‘내 마음읽기’라는 프로그램으로 직장에서 새로운 구성원으로서 느끼는 감정을 이해하고 격려받는 과정도 있었습니다. 업무 관련해서는 이메일 작성 방법이나 업무 예절교육을 받았어요. 전반적으로 넥슨에 잘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배운다는 느낌이었어요.”


공통교육 기간이 지나면 신입사원들은 소속팀으로 이동해 3개월 동안 수습기간을 거친다. 


“팀 적응을 위한 준비가 완료되면 간단한 과제를 받고 실무에 적응하는 기간을 가져요. 분석가는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분석 주제를 찾고, 해당 주제에 대해 분석해 발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1주일 정도는 출근해서 게임만 하다가 퇴근하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입사 장점과 업무 방식

넥슨 사옥. /넥슨 제공

넥슨 카페. /넥슨 제공

넥슨 옥상정원./ 넥슨 제공

김도영씨는 넥슨에 입사해 좋았던 것으로 업무 공간과 성과 보상, 팀원을 꼽았다.


“건물 안에 식당과 카페가 같이 있다는 점이 편리합니다. 현대적인 사옥 분위기도 제 개인적인 취향과 잘 맞아서 좋아요. 무엇보다 10층 옥상정원을 가면 조깅 트랙이나 농구장, 텃밭 등이 있어서 쉬어가기 좋습니다. 


업무 성과를 냈을 때 실무자를 확실히 인정하고 보상해 주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주니어가 한 일을 팀장이나 과장이 본부장에게 보고하는 경우 해당 업무를 누가 진행했는지 명확히 보고하는 절차가 있습니다. 업무 처리 과정이 투명하기 때문에 성과를 내는데 집중할 수 있어요. 


자유롭고 수평적인 사내 문화도 장점입니다. 복장제약도 없을 뿐더러 호칭도 ‘님’으로 통일하고 있어요. 각 분야에 전문성이 높은 팀원들이 있기 때문에 주니어 입장에서는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갖춰진 셈이죠.”


넥슨은 업무 시간에 코어타임(Core time)이 정해져있다. 직원 간 협업을 위한 시간이다. 조직별로 5시간 가량 자율적으로 정한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근로 시간은 본인 스케줄에 따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조직마다 차이가 있지만 오전 10시~오후 3시 코어타임만 지키면 출퇴근 시간은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지만, 사무실 출근을 할 때는 아침 10시에 출근해서 저녁 7시에 퇴근했어요. 점심시간도 따로 정해져있기 보단 편한 시간에 맞춰 식사하는 편이에요. 업무 중에 병원을 다녀오거나 자리를 비워야 할 일이 생기는 경우 자유롭게 업무를 정지하고 다녀오기도 합니다.


업무 강도는 일정치 않은 편이에요. 프로젝트에 따라 맡은 일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다만 프로젝트를 마치고 평가를 기다리는 때는 다소 여유있는 편입니다.” 

면접자·면접관 모두 경험, 입사 노하우

김도영씨. /넥슨 제공

데이터 분석가로 넥슨 입사를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을 물었다.


“프로젝트 경험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데이터 분석 이론 자체는 학교나 학원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이론만 배우기 때문에 실제로 쓸 수 있는 무기가 되지 못합니다. 프로젝트를 통해 실전 경험을 쌓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실제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내가 배우지 못했던 문제들과 부딪힙니다. 배울 때 사용하는 데이터는 정제된 형태지만, 실전 데이터는 결함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내가 어떻게 해결해 나가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 설명하기 위해서는 실전 경험이 필요합니다. 


자기소개서의 경우 본인이 쓴 것을 두고 ‘자소설’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내 자소서가 ‘자소설’ 같다고 느낀다면 스스로 문제 인식을 한 상태입니다.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로 맞추려고 흉내는 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상황이니까요. 내 자소서가 소설같다고 느껴진다면 진짜 다큐로 만들어야 합니다. 실제로 그런 인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죠. 채용담당자들은 자기소개서에 나온 구체적인 사례를 보고 같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인지 평가합니다.”


김도영씨는 넥슨에서 면접자, 면접관 모두 경험했다. 채용연계형 인턴을 뽑을 당시 팀 면접관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겪었던 어려움과 해결 과정을 주로 물어봅니다. 해결책으로 왜 그 방법을 제시했는지도 묻고요. 답을 찾는 동안 얼마나 깊이 있는 고민을 했는지 평가합니다. 게임회사이기에 당연히 게임에 대한 질문도 있습니다. 플레이어로서 게임을 얼마나 잘 하냐고 묻기보다 게임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물어봅니다.


제가 면접자 입장이었을 때는 당시 면접관이 제가 제시한 방법에 대해 그게 맞는지 재차 확인하는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 자기 대답을 의심하면 점점 소심해지고, 다음 면접 내용도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패닉 상태가 올 수 있어요. 그럴 때 프로젝트 경험에 근거해 답변하고 자신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만약 면접관이 ‘그게 맞아요’라고 물었을 때 틀리더라도 자신있게 대답하는 게 좋습니다. 틀릴 수도 있는거죠. 면접 망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임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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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직원은 얼마를 받을까

넥슨 신입 공채 초임은 개발직군 5000만원, 비개발 직군 4500만원이다. 성과급은 직책, 연차, 직군 등과 무관하게 회사 성장에 크게 기여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지급하며 단위는 1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이정헌 넥슨 대표이사는 사내 공지문을 통해 “누구나 큰 성과를 내면 대표이사보다 더 많은 성과급을 받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회사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JOBSN

넥슨 복지제도 

넥슨은 자유롭고 수평적인 업무 환경을 자랑한다. 직원들이 출퇴근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운영한다. 조직별 의무 근로시간대(Core Time) 외에는 직원들이 개인 누적 근로시간과 스케줄에 따라 자유롭게 출퇴근이 가능하다. 또 ‘OFF제도’를 도입해 특정기간 장시간 근로했을 경우 조직장 재량으로 휴식시간을 부여한다. 개인 연차휴가와 별도로 전일/오전/오후 단위 OFF를 제공하는 식이다. 


오랜 기간 근무한 직원들의 경우 에너지 재충전을 위해 ‘369 재충전 휴가제도’를 운영한다. 근속 3·6·9년차 직원들에게 휴가와 더불어 휴가 지원금을 제공하는 식이다. 최대 20일 동안 500만원(9년차 기준) 휴가비를 지원한다. 20년 장기 근속 직원에게는 특별 트로피와 공로포상금 1000만원을 지급한다.


넥슨은 직원들에게 부캐를 만들어주는 ‘넥슨포럼’도 운영한다. 단편영화 제작, 노래 작사·작곡, 책 출판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협업해 활동할 수 있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190여개 과정을 진행했다. 가수 겸 작사·작곡을 하는 싱어송라이터의 경우 넥슨에서 현재까지 37개 음원과 4개 앨범을 발매했다. 이외에도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를 통해 동료 간 지식을 공유하는 장을 마련한다. 


또 매년 5월 임직원 가족들을 위한 ‘패밀리데이’를 개최한다. 사옥 내 다양한 놀이시설을 마련해 아이들을 뛰어놀게 하고, 뮤지컬 영웅, 지킬앤하이드 등을 관람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가족이 큰 질병에 걸린 경우 가족돌봄휴직도 지원한다. 최대 450만원 생활안정 지원금이 나온다. 업무 상황이나 경제적 이유로 가족돌봄휴직을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 근로시간을 축소할 수 있는 ‘가족돌봄 단축근무제’를 지원한다. 


넥슨은 임직원에게 매년 1회씩 종합 건강검진을 제공한다. 또 ‘내마음읽기’ 제도를 통해 직원들이 전문가와 심리 상담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단체상해보험을 통해 다양한 질병을 보장하고 진료비나 입원비 부담을 덜어준다. 


사옥 내 임직원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휴식 공간은 옥상정원이다. 조깅트랙과 농구, 배드민턴 등 구기 종목이 가능한 멀티코트가 있다. 상추, 케일, 토마토 등 채소를 키울 수 있는 텃밭도 있다. 매년 팀별로 분양을 받는데 경쟁률이 높은 편이라고 한다. 옥상 한켠에는 데크가 있어 직원들이 바베큐 파티나 영화 시연회, 옥상 피크닉을 즐기기도 한다. 


임직원 미취학 자녀를 위한 사내 어린이집도 있다. ‘도토리소풍’은 생후 180일을 넘긴 만 0~5세까지 아동을 위한 보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맞벌이 가정을 위해 저녁 9시30분까지 운영한다. 

넥슨 입사 선물 ‘에코 웰컴키트’. /넥슨 제공

김도영씨가 입사 시 넥슨에서 받은 선물은 도자기 세트다. 하지만 그가 입사한지 4년이 지난 현재 넥슨은 신규 입사자에게 에코 웰컴키트를 선물한다. 텀블러, 대나무칫솔, 머그컵, 스테인레스 빨대와 청소키트 구성이다. 


글 CCBB 이은

2021.07.0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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