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아이돌 그룹 학생에 출석 특혜 준 대학 징계·학위취소
비스트 전 멤버 이기광 등 7명 학점·학위 취소
김상돈 의왕시장도 출석 안하고 학위받아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 출석 부정은 확인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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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14일 '교육신뢰회복추진단' 첫 회의를 열고 전남 동신대 학사부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대학은 아이돌 그룹 비스트의 전 멤버인 이기광, 용준형, 윤두준, 장현승과 비투비 멤버 육성재, 서은광 등에게 재학 중 출석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발표에 따르면 동신대는 연예인 학생들이 출석을 하지 않았는데도 학점과 학위를 정상적으로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학 방송연예학과, 실용음악과 교수들은 "방송활동을 출석으로 인정한다는 내부 방침에 따라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연예인 학생이 재학한 2010~2013년에는 이와 같은 규정이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연예인 학생들에게 2010~2011년에 절차를 거치지 않고 특별 장학금 5954만원을 지급한 사실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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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학은 학교 규정을 위반해 방송연예학과에 재학하던 가수 추가열을 실용음악과 겸임교원으로 임용하기도 했다. 규정에 따르면 최소 학사학위 이상 소유자를 교원으로 임용할 수 있는데, 학사 학위도 없는 학생을 임용한 것이다. 게다가 교원으로 강의한 시간과 학생으로서 수업을 받는 시간이 중복돼 사실상 수업을 제대로 듣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이 대학 연예인 학생 7명의 학점과 학위를 취소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강의를 담당했던 교원에도 징계를 요구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김상돈 의왕시장이 출석을 제대로 하지 않고 학위를 받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김 시장은 2005~2006년 동신대에 편입해 수업을 받았지만 당시 시의회 의정 기록과 수업계획서를 비교한 결과 정상적으로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동신대에 김 시장의 학위 취소와 당시 수업을 담당한 교원에 대한 경고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동신대 석사학위 부정 취득 의혹을 받고 있는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경우 대학에 다닌 2003~2004년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조사가 불가능했다. 이 장관은 당시 여수 부시장으로 재직 중이었는데, 여수에서 144㎞ 떨어진 동신대에 제대로 출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밖에 동신대는 '직장인·만학도'로 선발한 학생 중 일부가 수업에 출석하지 않았는데도 학점과 학위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출석 부정이 확인된 학생에 대해서는 학위를 취소하고 확인이 어려운 학생에 대해서는 경찰에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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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교육부가 이날 발족한 교육신뢰회복추진단은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교육 신뢰를 떨어뜨리는 비리를 집중 점검하기 위한 조직이다. 앞서 교육부는 올해 업무계획의 제1 과제로 '교육 신뢰 회복'을 내세운 바 있다. 유은혜 부총리는 "올해를 교육 신뢰 회복 원년으로 생각하고 교육부부터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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