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로 10주년 맞은 문경 오픈세트장
10년간 드라마 87편, 영화 33편 촬영
사용료만 12억원 이상 버는 '노다지'
작년에만 관광객 25만명이 다녀가
문경새재 '노다지'…10년 맞은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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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140여㎞ 떨어진 문경새재. 이곳에 가면 작은 조선 시대 한양이 꾸며져 있다. 1359년 태조 이성계가 세운 경복궁의 남쪽 정문인 광화문이 있고, 근정전·교태전·동궁까지 있다. 서울에 있는 진짜 광화문과 차이라면 실물 보다 작다는 것이다. 문경새재에 있는 '오픈세트장'의 이야기다.
제2의 한국민속촌(경기도 용인)으로 불리는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이 이달로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2008년 4월 문경시는 75억원을 들여 2000년 조성했던 고려 시대 배경의 드라마 촬영지를 ‘오픈세트장’이라는 새 간판을 달고, 조선 시대 한양으로 바꿨다. 2000년 ‘태조 왕건 촬영지’로 만들어진 뒤 8년간 사실상 텅 빈 상태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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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 크기로 한양을 축소해 광화문·근정전·강녕전·교태전·동궁, 궁궐을 지키는 성곽까지 새로 마련했다. 죄인을 잡아다 문초하는 관아와 양반촌, 흙길로 된 저잣거리도 조선 시대 한양 모습 그대로 꾸몄다. 북한산 산적들의 거처인 산채까지 만들었다. 경상도에 있는 '한양'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오픈세트장은 10년 사이 관광 명소로 단단히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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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만 25만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중국·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도 5000명 이상이 세트장을 구경하고 갔다. 이렇게 10년간 세트장을 다녀간 관광객만 320만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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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찾는 비결은 단순하다.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넘친다. 용포나 당의를 입고 조선 시대 왕이나 중전이 돼 보는 왕족 체험(의상 대여료 1인당 3000원), 곤장을 맞거나 주리를 트는 관아 문초 체험(무료)도 가능하다. 조선 시대 한양에 관해 설명하는 입담 좋은 문화해설사까지 상주해 있다. 주말이면 전통민속놀이인 제기차기, 투호놀이, 윷놀이, 굴렁쇠놀이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오픈세트장의 또 다른 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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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도 있다. 지난해 2월 세트장 내 강녕전을 리모델링해 만든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홍보전시관'이다. 그동안 세트장에서 촬영한 주요 드라마나 영화의 명장면을 디지털 앨범으로 전시한 곳이다.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왕세자복 등 촬영 당시 배우들이 착용했던 궁중의상 등 소품도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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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찍기만 해도 '그림'이 된다. 광화문이 있는 궁궐을 벗어나 300m쯤 산길을 걸어 올라가면 3400㎡ 크기의 산채가 있다. 지난 2008년 종영된 드라마 ‘일지매’에 나온 바로 그 북한산 산채다. 최고의 사진촬영 명당으로 꼽히는 곳이다. 검은색 옷과 두건을 준비해 입고 목책 5개가 나란히 놓인 산채 입구에서 카메라 셔터만 누르면 순간 TV 속 일지매의 일원이 된다.
관광객은 공원 입구에서부터 성인 2000원, 어린이 500원을 내면 14인승 전기 차량을 타고 한양을 축소해둔 세트장 앞까지 편하게 갈 수 있다.
10년간 87편 드라마, 33편 영화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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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장 본연의 기능도 충실하다. 10년간 오픈세트장이라는 새 간판을 달고 드라마 87편, 영화 33편을 찍었다. 드라마 '궁중잔혹사', '장사의 신 객주', '장영실', '사임당' 등이 세트장에서 촬영됐고,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대립군', '남한산성' 등도 세트장이 배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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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갑 문경관광진흥공단 이사장은 "1회 사용, 하루 24시간 기준으로 드라마 100만원, 영화 200만원을 사용료로 내야 하지만, 예약을해야 할 정도로 촬영이 끊이지 않는다"며 "관광객들이 운이 좋으면 유명 연예인을 세트장에서 만날 수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2억원 이상 벌어들이는 '노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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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오픈세트장은 드라마·영화 촬영지 제공으로 2억원 이상을 벌었다. 10년간 어림잡아 12억원 이상의 수익을 냈다고 문경시 측은 설명했다. 이종필 문경시 기획예산실장은 "세트장 수익금은 모두 문경새재 자연경관 복구 등 각종 지역 개발사업에 사용 중이다"며 "한번 쓰고 방치하는 '애물단지'가 아니라 문경의 '노다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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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환 문경시장은 “10주년을 기점으로 세트장에 양반 가옥을 별도로 마련해 실제 한양에서 관광객들이 하룻밤을 보내는 것 같은 새로운 관광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경=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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