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상고대, 설원, 자작나무숲… 겨울 막바지 제대로 즐기려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입춘이 지났지만 아직 겨울이다. 그러나 얼마 남지 않았다. 강원도 주민이 아니라면 올겨울 눈다운 눈을 한 번도 못 본 사람이 부지기수다. 그래서 준비했다. 뽀득뽀득 눈을 밟으며 걷고 청량한 공기도 들이쉴 수 있는 5곳. 사람 많은 장소는 꺼려지는 요즘, 고요히 산을 걸어보자. 부담없는 평지도 있고, 아이젠, 등산스틱 같은 장비를 갖춰야 하는 산행 코스도 있다.
━
원대리 자작나무 숲 - 난이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강원도 인제에 가면 이국적인 겨울 풍경이 기다린다. 북유럽에 온 듯한 기분이 드는 원대리 자작나무 숲이다. 이파리를 모두 떨구고 하얀 수피를 드러낸 나목들이 줄지어 있다. 눈 쌓인 겨울에 들어가면, 시야가 온통 하얘진다. 미세먼지 없는 날은 하늘만 파랗다. 3월 1일까지만 개방하고 4월 30일까지 입산을 통제한다. 부담 없이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
오대산 선재길 - 난이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오대산(1563m)에서 아늑한 겨울 풍광을 보고 싶다면 굳이 정상을 정복하지 않아도 된다. 월정사부터 상원사까지 이어지는 선재길만 걸어도 좋다. 예부터 승려들이 구도하며 걷던 길이다. 10㎞의 완만한 길인데 버스가 상원사까지 간다. 한 방향만 걸어도 된다는 말이다. 올해 전국이 눈 가뭄에 시달렸지만 오대산 자락에는 눈이 많이 내렸다.
━
선자령 - 난이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선자령(1157m)은 강원도 평창 대관령면과 강릉 성산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워낙 눈이 많이 쌓이는 지역이어서 겨울 산행 1번지로 통한다. 최근에는 텐트와 먹거리를 챙겨가 하룻밤 자고 오는 ‘백패킹’의 성지로 불린다. 대관령휴게소에서 출발, 정상을 찍고 돌아오는 12㎞가 일반적이다. 정상부의 탁 트인 시야가 장쾌하다.
━
소백산 - 난이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경북 영주와 충북 단양에 걸쳐 있는 소백산(1440m)은 이름처럼 겨울이면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다. 여러 코스로 비로봉이나 연화봉에 오를 수 있다. 연화봉 대피소에서 하룻밤 묵는 산꾼도 많다. 부드러운 능선이 펼쳐진 정상부 풍광이 단연 압권이다. 소백산을 간다면 단단히 무장하는 게 좋다. 정상부는 칼바람이 몰아친다.
━
태백산 천제단 - 난이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태백산(1567m)은 예부터 제천의식을 지내 영산으로 불렸다. 이왕 태백산을 오른다면 천제단(천왕단), 장군단(장군봉)을 보는 코스를 걸어보는 게 좋다. 편도 7.5㎞를 걷는 ‘유일사 코스’를 추천한다. 죽어서도 천 년을 산다는 '주목' 군락도 볼 수 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