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애플, 전기차까지 만들어?

[테크]by 중앙일보

해외 언론 “2024년 출시” 잇단 보도

테슬라 갔던 필드 부사장 재영입

북미 최대 차 부품사와 협업 타진

반도체·배터리 자체 개발 가능성

테슬라 주가 -6.5%, 애플 1.2%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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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애플의 미래 자동차 계획인 ‘프로젝트 타이탄’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1일(현지시간) 애플이 2024년을 목표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적용한 전기차 제조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전기차 사업 핵심 관계자를 인용했다. 이 관계자는 “차세대를 향한 혁신이 될 것”이라며 “2024년까지 (전기차를) 출시하는 게 목표지만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인해 2025년 이후로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애플 관계자가 전기차 생산 시점을 언급한 건 처음이다.


다른 정보기술(IT) 전문 매체들도 “애플이 2024년을 목표로 자율주행 전기차를 선보인다”고 전했다. 이 소식으로 나스닥 시장에서 애플의 주가는 전날보다 1.24% 올랐다. 이날 나스닥지수가 소폭 하락세(-0.1%)로 마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는 이날 6.5% 하락했다. 시장에선 애플의 전기차에 대해 ‘애플카’ 또는 ‘아이카’라는 이름을 붙이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애플이 2014년 시작한 프로젝트 타이탄은 지난 6년 동안 겉보기에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애플은 테슬라의 수석 엔지니어로 자리를 옮겼던 더그 필드 부사장을 다시 영입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관련 조직을 축소하고 190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애플은 전기차 시장이 성숙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테슬라나 중국의 전기차 업체 니오에는 투자자들이 몰려 주가가 급등하면서 전기차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보여줬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는 최근 애플이 북미 최대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 등과 협업하는 방안을 타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이 필요하다면 완성차 업체에 미래 차 플랫폼을 제공할 수도 있고 아예 완성차 업체의 양산 설비를 인수할 수도 있다고 자동차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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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은 스마트폰 최신 기종인 아이폰12에 라이다(LiDAR) 스캐너를 처음으로 탑재했다. 라이다는 물체를 향해 레이저를 쏜 뒤 부딪혀 돌아오는 데이터를 계산해 물체의 양감(덩어리감)을 측정하는 센서다. 자율주행 전기차 기술의 핵심 장비이기도 하다. 라이다로 얻은 데이터와 카메라 영상을 분석하면 사람의 눈이 주변 사물을 입체적으로 보는 것과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디지털 눈’이 되는 셈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와 협업해 자동차용 통합 시스템 반도체(SoC) 개발도 타진하고 있다. SoC는 전기차의 ‘머리’에 해당한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 구축에서도 애플은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애플이 충성도 높은 고객을 유지하는 점은 테슬라가 ‘벤치마킹’(본보기로 따르기) 대상으로 삼을 정도다. 애플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에도 관심이 많다. 로이터통신은 애플이 ‘모노셀’(Mono Cell) 방식의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모노셀은 리튬을 활용한 커다란 덩어리 모양의 배터리다. 테슬라(원통형)나 LG화학(파우치형)의 배터리와는 차이가 있다.


애플이 전기차를 실제로 내놓는다면 아이폰·아이패드와 비슷한 생산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에서 제조자 개발생산(ODM)으로 부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전기차 관련 앱 시장은 아이폰처럼 ‘닫힌 생태계’ 전략을 쓸 공산이 커 보인다. 라이다나 SoC 같은 전기차 핵심 부품은 애플이 자체 생산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완벽하고 혁신적인 제품이 아니면 쉽게 뛰어들지 않는 애플 최고경영진의 특성이 변수다. 자동차 업계 일부에서 애플이 전기차에 확신을 갖기 전에는 섣불리 진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는 이유다.


이동현·전수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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