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당국 "김정은, 강원도 별장 머물며 비공개 현지지도"

[트렌드]by 중앙일보

'김정은, 수술 후 위중한 상태' CNN 보도에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정상적으로 활동중"

현재 제2의 고향인 강원도 원산 머물 가능성

15일 태양절 참배 빠진 후 신변이상설 불거져

논란은 결국 김정은 활동 공개돼야 해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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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변 이상설이 돌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강원도 모처에서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21일 파악됐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김 위원장이 최근 강원도 모처에 있는 특각(별장)에 머물며 주변 지역을 비공개로 현지지도하는 등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또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강원도 원산 인근의 문천 지구에서 북한군이 진행한 단거리 순항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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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국 CNN은 20일(현지시간) 행정부 관리를 인용해 최근 심혈관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위중한 상황이란 정보를 입수해 신변을 추적·관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은 달랐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CNN 보도 직후 문자 메시지를 통해 “현재까지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식별되지 않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확인해 줄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이후 논란이 계속되자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김 위원장은 현재 측근 인사들과 지방에 체류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건강 이상설을 뒷받침할만한 특이 동향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은 "김 위원장이 건강상 특이 징후는 없는 것 같다고 판단한다"며 "이는 국가정보원의 구두 및 대면 보고를 받고 나서 정보위원장으로서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현재 소재지와 관련, 정보 당국은 집권 이후 자신이 제2의 고향이라고 여기는 강원도 원산 지역의 특각(별장)을 자주 찾았던 점으로 미뤄 그가 원산에 머물며 현지지도를 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김 위원장이 묘향산 일대에 머물고 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 "묘향산 지역은 아니다"라고 확인했다.


정보 당국은 또 지난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 당시 당·정·군 고위 인사의 참배 당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나 조용원 조직지도부 부부장 등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 점도 김 위원장이 지방에서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는 근거로 보고 있다.


정보 당국의 한 소식통은 “김 제1부부장과 조 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때 빠지지 않고 그림자처럼 수행하는 인물”이라며 “지방에서 김 위원장을 보좌하느라 지난 15일 (김 위원장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빠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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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 신변 이상설은 지난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에 그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으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김 위원장은 2011년 집권 이후 한 번도 태양절 참배를 빠뜨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일 북한 전문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 NK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 "김 위원장이 평북 묘향산 향신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인근 별장에 머물며 회복하는 중"이라고 보도했고, 급기야 미국 CNN은 이날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위중한 상황이란 정보를 입수해서 추적 중"이라고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윤상현(무소속)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평양에 며칠 전부터 갑자기 완전 봉쇄 조치가 취해졌고, 내가 아는 정보에 의하면 북한에서 뭔가 작동이 되지 않는 것이 분명히 있다”며 “여러 상황을 보면 김 위원장 신변에 뭔가 이상한 징후가 있지 않은지 주변 상황을 보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지난 12일 지방에서 올라온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를 연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있어 김 위원장이 지방에서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는 또 다른 설도 나왔다.


전현준 국민대 겸임교수는 “김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던 2월 16일(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을 비롯해 자신이 집권한 이후 각종 기념일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빠지지 않았다”며 “김 위원장이 반드시 참석해 왔던 행사를 생략한 게 의혹을 불러일으킨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 위원장이 건재하다는 정부 당국의 매우 이례적인 ‘확인’에도 불구하고 그의 신변 이상설이 지속되고 있는 건 역시 김 위원장의 ‘침묵’ 때문이다.


통상 북한은 국내외 언론들이 최고지도부의 건강이나 신변 이상설을 제기하면 머지않아 공개활동 소식을 전하며 이를 부인해 왔다. 실제로 지난해 5월 김 위원장과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이 동시에 북한 매체에서 모습을 감추면서 신변 이상설이 제기되자 북한은 즉각 노동신문 등에 두 사람의 공개활동을 보도했다. 각각 건강 이상설(김 위원장)과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문책설(김여정)이 돌 때였다.


당시 김 위원장은 하루 6곳을 현지지도하는 모습을 보였고, 사흘 뒤인 6월 4일엔 김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 바로 오른쪽에 앉아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를 관람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그런데 이번엔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북한 매체가 보도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11일)와 ‘서부지구 항공 및 반항공(공군) 사단 예하 추격습격기 연대 현지지도’ 이후 9일째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지난 16일부터 신변 이상설이 나왔다는 점에서 닷새째 반응이 없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편지를 받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급(현지시간 18일)에 외무성 보도국 대외보도실장 명의로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한 것과 김 위원장이 쿠바 국가수반인 미겔 마리오 디아스카넬 베르무데스 국가평의회 의장의 60세 생일을 축하하는 전문을 보냈다고 20일 밤 조선통신에 보도한 게 전부다.


태영호 국회의원 당선자(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는 이날 입장문에서 "북한은 체제 특성상 ‘최고 존엄’에 논란이 있을 때마다 ‘최고 존엄’이 건재하고 있다는 행보를 수일 내로 보여 왔다"며 "현재 김정은의 신변이상설이 보도된 후 지금까지 북한이 아무런 반응을 내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번 김 위원장 신변 이상설 역시 북한이 김 위원장의 활동을 공개하기 전에는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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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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