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바둑공원, 실제 있다고?…송혜교 복수극 그곳 어디 [GO로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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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최고 시청률 26.9%를 찍은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는 청와대 뺨치게 으리으리한 재벌 집이 등장한다. 은밀하고 치밀한 복수극을 바둑에 비유한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는 바둑판 형상의 공원이 등장한다. 너무 근사하거나, 이색적이어서 눈길을 끄는 TV 속 공간을 묶었다. 놀랍게도 모두 실제 가볼 수 있는 장소들이다.



바둑 공원 진짜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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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TV 부문(비영어) ‘글로벌 TOP10’ 3위에 오른 ‘더 글로리’. 학교 폭력과 처절한 복수극을 그리는 이 드라마에서 바둑이 중요한 메타포로 활용된다. 주인공 문동은(송혜교)의 대사를 빌리자면 바둑은 “침묵 속에서 욕망을 드러내고 매혹하고 매혹당하며” “상대가 정성껏 지은 집을 빼앗는 게임”이다. 바둑판 형상의 광장이 극 중 만남의 장소로 수차례 등장하는데, 이 광장은 CG가 아니다. 인천 청라호수공원에 실제로 258㎡(약 78평) 크기의 바둑판 두 개와 대형 바둑돌 등 조형물을 설치해 공원 세트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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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명물로 통하는 누각 청라루 바로 옆에 바둑공원이 설치돼 있는데, 이미 드라마 팬 사이에서 ‘글로리 성지’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촬영이 끝나면서 소품은 철거했지만, 대형 바둑판 조형물은 남아 있다. 인천시설공사는 시민을 위해 바둑 공원의 형태를 보존할 계획이다.


동은이 노인들 틈에서 바둑을 배우던 야외 공간은 얼핏 서울 탑골공원처럼 보이지만, 실은 충북 청주중앙공원에서 촬영했다. 공원 중앙에 900년 수령의 은행나무(청주압각수, 충북도기념 5호)가 뿌리내려 있는데, 이 나무 밑에서 동은과 여정(이도현)이 마주 앉아 바둑을 뒀다.



노가리에 맥주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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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는 화이트칼라가 일하는 증권가가, 오른쪽으로는 50년 전통의 재래시장이 있는 곳.”


은행원의 사내 로맨스를 그리는 JTBC 드라마 ‘사랑의 이해’의 배경은 서울 한복판이다. 금융가와 시장통 경계에 위치한 ‘영포’는 가상의 동네인데, 상당 장면을 을지로 일대에서 촬영했다. 이를테면 주인공 하상수(유연석)가 동료와 술을 마시는 모습은 을지로 ‘노가리 골목’에서 촬영했다. 메뉴는 당연히 노가리와 맥주. 노가리 골목이 있는 을지로3가 일대는 20~30대 MZ세대 사이에서 ‘힙지로’로 통하는 젊음의 성지다. 코로나 여파로 한동안 극심한 침체를 겪었지만, 지난 4월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예전의 활기를 되찾았다. 은행 앞 거리 풍경은 을지로2가에서, 회식 장면은 을지로 인근 무교동에서 담았다.


반면 재래시장은 동대문구 답십리현대시장에서 촬영했다. 주인공 안수영(문가영)의 부모가 운영하는 ‘24시 통영굴국밥’은 답십리현대시장 앞 닭곰탕집의 모습을 빌린 것이다.



대통령의 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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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재벌집 막내아들’ 속 재벌 집은 어디였을까. 순양 그룹 총수 일가의 본가인 ‘정심재’. 진양철(이성민) 회장의 집은 서울 중구 소공동 소재의 저택으로 설정돼 있으나, 실제로는 부산 남천동 KBS 뒤편의 옛 부산시장 관사에서 촬영했다. 저택 외관은 물론 너른 정원과 연못, 위압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정문까지 관사 곳곳이 화면에 담겼다.


관사가 들어앉은 장소는 예사롭지 않다. 부산 앞바다와 광안대교를 훤히 내려다보는 황련산(427m) 자락 언덕에 자리 잡고 있는데, 전두환 정부 시절 대통령의 별장으로 지어진 공간이다. 한국 현대 건축 1세대로 꼽히는 김중업 건축가의 작품으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사퇴한 2020년 이후 비어 있었다.


규모도 크다. 부지만 1만8015㎡(5459평)에 달하고, 관사 주변으로 나무 약 2만 그루가 심겨 있다. 관사 내부는 출입을 막았지만, 정원을 2004년 개방하면서(오전 9시~오후 6시) 야외 공간은 열어놨다. 부산시 관계자는 “드라마 방영 이후 하루 300명 가까이 찾을 만큼 명소가 됐다”고 말했다. 관사를 배경으로 한 잔디밭, 정문 앞이 포토존으로 통한단다. 부산시는 관사를 리모델링해 시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2024년 완전히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시즌 2에도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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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에 갇힌 남녀의 연예를 그리는 넷플릭스 프로그램 ‘솔로지옥’. 커플이 되면 섬에서 ‘천국도’로 이동해 로맨틱한 하룻밤을 보낸다는 설정인데, 천국도로 등장한 럭셔리 하우스가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의 ‘그랜드 디럭스 풀빌라’다. 1박 1200만원에 달하는 초호화 객실이지만, 방영 후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호텔 관계자는 “첫 번째 시즌 방영 뒤 객실 수요가 2배 넘게 늘었다”고 말했다. 시즌 1에선 객실과 레스토랑만 그렸지만, 시즌 2에선 1만3000㎡(약 4000평) 규모의 스파 ‘씨메르’, 실내 테마파크 ‘원더박스’ 등 파라다이스시티 곳곳에서 데이트 장면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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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시즌을 이어가는 ‘술꾼도시여자들’에는 세 친구가 뻔질나게 드나드는 단골 주점 ‘오복집’이 있다. 의정부 민락동 오목문화공원 인근의 술집 ‘골목식당’이다. 단층의 낡은 가정집을 개조한 덕에 예스러운 감성이 살아 있다. 실제로는 이자카야 스타일의 일본식 주점이다. 딱새우 사시미와 스키야키가 인기 메뉴란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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