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아날로그로…추억에 빠진 지상파 예능 전성기 회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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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사랑을 싣고’는 부활 이유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KBS에서 새로운 간판 프로그램이 탄생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장수 프로그램 중 다시 쓸 수 있을 만한 카드를 집어든 것. 스타의 추억 속 인물을 찾아 나서는 익숙한 콘셉트를 살리되 프로그램의 상징과도 같았던 스튜디오 분량은 과감히 포기했다. “스튜디오에 친구가 들어서는 순간 음악이 울려 퍼지면 예전 프로그램에 매몰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최형준 PD)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28일 방송한 첫 회는 의뢰인이 스튜디오에 앉아서 친구 혹은 선생님 등 보고픈 얼굴을 기다리는 대신 MC 김용만ㆍ윤정수와 함께 직접 추적카를 타고 찾아 나서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현장감도 한층 높아졌다. 친구 찾기를 의뢰한 개그맨 박수홍이 어릴 적 살던 서울 마포구 염리동으로 향하자 자연스레 그를 기억하는 주민들이 나타났고, 직접 추억의 발자취를 좇다 보니 에피소드 또한 풍성해졌다. 첫회는 시청률 8.3%(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연착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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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준 PD는 “방송 후 출연진만 아니라 ‘염리동’이 오랫동안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머무르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이 장소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8회 분량으로 예정된 한 시즌 동안 인물 간의 물리적 거리뿐 아니라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등 다양한 실험을 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SBS ‘빅픽처패밀리’는 추석 연휴 동안 지상파에서 파일럿으로 선보인 예능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7.1%)를 기록했다. 정규편성도 이뤄졌다. 총 8부작으로 프라임 타임인 토요일 오후 6시대에 방송한다. 차인표ㆍ박찬호ㆍ류수영ㆍ우효광 등 네 사람이 경남 통영의 고택에 머물며 일주일간 직접 사진관을 운영하는 신선한 콘셉트가 통한 결과다.
이지원 PD는 “세트를 짓기보다는 실생활로 들어가고 싶어 여러 곳을 답사한 결과 50년 넘게 운영되던 사진관과 102년 된 고택을 찾게 됐다”며 “휴대폰으로 하루에도 몇백장씩 사진을 찍고 지울 수 있는 시대에 ‘기억에 남는 한 장’을 남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명소를 스쳐 지나가는 ‘인증샷’이 아닌 인생에서 의미 있는 순간으로 남을 ‘인생샷’을 원했단 얘기다. 사진관을 찾은 손님들 역시 아기 돌 사진, 우정사진 등 특별한 순간을 담고자 했다. 출연진 중에 박찬호는 “어릴 적 전파상을 운영하던 부모님이 카메라를 대여해주고 필름을 현상하는 일을 했다”며 한 달 간 카메라 사용법을 익히는 열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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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희정 평론가는 “‘독수공방’은 최근의 ‘노 플라스틱’ 운동 등 환경보호 움직임과 맞물린 기획 의도는 좋았으나 표현 방식은 아쉬웠다”며 “출연진 각각이 복원 과정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었으면 보다 몰입도가 높아졌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명절에 맞춰 파일럿을 기획하다 보면 타깃 연령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1,2회 반짝 편성으로 화제가 될 순 있어도 막상 정규 편성되면 경쟁력은 떨어질 것”이라며 “기획부터 5~6회 이상으로 구성된 시즌으로 선보이고 성공하면 다음 시즌을 제작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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