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선수들에 금지약물 투여 인물은 전 야구선수 이여상

중앙일보

전직 프로야구 선수 이여상. [중앙포토]

자신이 운영하는 유소년 야구교실에서 10대 선수들에게 금지약물을 투약한 혐의로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 이여상 전 프로야구 선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3일 민경남 심층취재팀 프로듀서가 출연해 "이 전 선수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확인해보니 그 내용이 상당히 무겁고 추가 피해가 나올까 우려돼 실명을 밝히기로 했다"고 말했다. 2006년 삼성라이온스에 입단한 이 전 선수는 한화이글스를 거쳐 2017년 롯데자이언츠에서 은퇴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에 따르면 지난 2일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 전 선수는 서울의 한 유소년 야구교실을 운영하면서 자신이 가르치는 유소년 선수들에게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와 남성호르몬 등을 불법 투약했다. 그 대가로 1년 동안 1억6000만원 상당의 이득을 챙겼다. 야구교실에서는 실제 유소년 선수들 명단과 약물 복용 시기·방법이 기록된 훈련일지도 발견됐다. 그는 밀수입 등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약물을 사들이기도 했다.


이 야구교실에서 나온 스타노조롤은 아나볼릭 스테이로이드의 일종으로 금지약물이다. 세포 내 단백 합성을 촉진해 세포 조직을 비롯 근육의 성장과 발달을 가져오지만 갑상선 기능 저하, 복통, 간수치 상승, 단백뇨, 관절통, 대퇴골골두괴사, 팔목터널증후군, 불임, 성기능 장애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식약처는 불법의약품을 투약한 것으로 의심되는 야구교실 소속 선수 7명에 대한 검사를 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 의뢰했다. 그 결과 고교 선수 2명은 금지약물 양성 확정 판정을 받았고 5명에 대한 도핑테스트는 진행 중이다.


이 전 선수는 식약처에 "내가 복용하려고 구입해 보관하고 있던 것일 뿐이며 아이들은 피부과 치료를 받다보니 스테로이드 성분이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식약처는 야구교실 차원에서 조직적인 약물 복용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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