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만한 튤립 벌써 불타오른다…꽃천국 제주, 3월 핫플은 여기
유채밭과 바다, 성산일출봉이 어우러진 풍경. 일본 건축 거장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제주 섭지코지 유민미술관에서 바라본 장면이다. 사진 휘닉스호텔앤드리조트 |
언제쯤 흐드러진 봄꽃을 볼 수 있을까. 3월 달력을 보고 마음이 들뜬다면 남쪽으로 향할 일이다. 지금 제주는 온통 유채꽃으로 뒤덮였고 매화도 만개했다. 뭍에서는 이달 말께나 볼 수 있는 튤립이나 벚꽃 개화도 얼마 남지 않았다. 제주에서 꽃 잔치를 즐길 만한 장소를 소개한다.
휴애리 매화 축제
제주에서는 1월 중순께 매화가 피었다.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에서는 2월 24일 시작한 매화축제가 이달 24일까지 이어진다. 연합뉴스 |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매화 명소라면 전남 광양을 꼽는다. 3월이면 청매실농원에서 매화 축제가 열린다. 그러나 올겨울 남도 지역 기온이 낮았던 탓에 개화가 늦었다. 2월 28일 기준 청매실농원 개화율은 20%였다. 그럼 제주는? 지난달 이미 매화 축제가 시작했다. 서귀포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이 대표적이다. 24일 시작한 매화 축제가 이달 24일까지 한 달간 이어진다. 매화만 핀 건 아니다. 유채꽃도 볼 수 있고, 진분홍 홍매화도 볼 수 있다. 매화와 유채꽃, 야자수와 멀리 한라산이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섭지코지 유채
샛노랑 유채 군락과 오름, 등대와 바다가 어우러진 섭지코지 풍경. 사진 휘닉스호텔앤드리조트 |
유채꽃은 비교적 오래 볼 수 있다. 올해는 1월 중순에 피기 시작했다. 어디를 가든 유채밭이 흔한데 서귀포 섭지코지가 명당 중 하나로 꼽힌다. 휘닉스 제주 섭지코지 단지 안에 1만3000㎡(약 4000평)에 이르는 유채밭이 이미 노랗게 물들어 있다. 섭지코지는 넓다. 유채꽃 분위기도 장소마다 다르다. 1500평에 달하는 모들가든 유채밭이 가장 넓다. 일본 건축 거장 안도 다다오의 작품과 푸른 바다, 성산 일출봉 그리고 꽃밭까지 동시에 볼 수 있는 유민미술관도 빼놓을 수 없는 유채 명소다. 등대가 있는 붉은오름에서 내려다보는 섭지코지 전경도 장쾌하다.
삼성혈 벚꽃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녹산로는 벚꽃과 유채꽃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이색 명소다. 뉴시스 |
벚꽃 개화 시기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보통 제주에서는 3월 중순부터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린다. 제주도에도 가로수로 벚나무를 심은 곳이 많다. 유채꽃과 벚꽃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녹산로가 대표적이다. 한적한 곳을 찾는다면 서귀포 쇠소깍 근처 효돈동 벚꽃길을 추천한다. 낮은 집과 아름드리 피어난 벚꽃의 조화가 멋지다. 제주 오라동 방선문계곡에서 오라CC 입구까지 이어진 벚꽃길도 눈부시다. 제주공항에서 가까운 '삼성혈'은 제주 건국신화가 서린 곳으로 문화재 구경도 하고 벚꽃도 볼 수 있는 명당이다. 하루 6차례 해설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상효원 튤립 축제
서귀포 상효원에서는 오는 4일부터 튤립축제가 열린다. 지난해 상효원에서 촬영한 사진. 뉴스1 |
서울에서는 튤립을 4월에나 볼 수 있다. 제주는 한 달이 빠르다. 이미 주먹만 한 튤립이 화려한 색을 뽐내고 있다. 서귀포에 자리한 개인 수목원 '상효원'이 튤립 명소다. 12만9000㎡(약 4만 평)에 달하는 상효원에서 1200종 식물이 산다. 사계절 다양한 꽃 축제가 펼쳐지는데 이달 4일 튤립 축제가 시작한다. 다이너스티, 퍼플플래그, 골든아펠돈 등 20여종에 달하는 튤립을 볼 수 있다. 기차를 타고 수목원을 둘러볼 수 있어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