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중 300일 입는 마니아 강추 레깅스

[라이프]by 중앙일보

[민지리뷰]

룰루레몬 얼라인 팬츠

나는 자타공인 레깅스 전문가다. 옷장 속 레깅스만 30여 벌이다. 대한민국에서 배우 윤복희가 미니스커트를 가장 먼저 입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면, 레깅스를 평상복 삼아 입기 시작한 것은 내가 최초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볼 정도다. 8년 동안 거의 매일 입어본 경험으로 고른 레깅스 종착지는 '룰루레몬 얼라인 팬츠'다. 감히 말하건대 한 번도 안 입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입어 본 사람은 없을 것. 레깅스 선택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에 도전해 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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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깅스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지만, 운동을 좋아하는 여성들에게 이젠 없어선 안 될 옷으로 자리잡았다. 8년간 레깅스를 즐겨 입어온 '레깅스 덕후'인 내가 매일같이 옷장에서 꺼내입는 레깅스를 소개하려한다. 사진은 얼라인 팬츠를 입고 요가하는 모습이다. [사진 김은비]

Q : 어떤 제품인가요.


룰루레몬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대표 제품이자, 할리우드 스타들의 파파라치 사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레깅스랍니다. 브랜드가 자체 개발한 기능성 원단 중에서도 가장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눌루'(Nulu™)를 사용했는데, 버터처럼 부드러운 감촉이 특징이죠. 11가지의 바지 길이와 허리 사이즈, 여기에 컬러 옵션까지 더하면 그 종류가 무궁무진해서 자신의 체형과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답니다. 이런 특징 덕분에 얼라인 팬츠는 '레깅스의 절대강자'로 불려요. 룰루레몬이 레깅스 부분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이 제품 때문이에요.


Q : 이 제품을 리뷰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체대생이었는데 대학 시절 내내 레깅스만 입고 다녔어요. 지금은 레깅스 패션이 흔해졌지만 7~8년 전엔 상황이 달랐어요. 그래도 운동을 워낙 좋아해 365일 중 300일은 레깅스만 입고 다녔으니, 거짓말 조금 보태자면 세상에 나온 웬만한 레깅스는 모두 입어봤어요. 그 과정에서 우연히 얼라인 팬츠를 입어보고 나서 다른 느낌을 받았어요. 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입지 않은 듯 편안한 착용감에 놀랐어요. 지금 옷장에도 약 서른 벌 정도의 레깅스가 있는데, 그중 절반이 길이와 색이 다른 얼라인 팬츠랍니다. 자주 입게 되니 자연스레 브랜드에도 관심을 갖게 됐어요. 결국엔 입사까지 하게 됐으니, 나는 소위 말하는 '성덕'(성공한 덕후)이네요.


Q : 레깅스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점은 무엇인가요.


첫째는 편안함이에요. 옷장 속 많은 옷 중 손이 자주 입게 될지를 고민하는 편이에요. 소비 역시 쓰레기를 만드는 일이란 생각이 있거든요. 몇 번 입고 말 것 같으면 사지 않아요. 두 번째로는 브랜드를 봐요. 가치 소비를 하는 MZ세대 중 한 명으로서 이 브랜드가 얼마나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브랜드인지 따져봐요. 브랜드 로고가 보인다면 특히나 나의 라이프스타일과 잘 맞는지를 살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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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레몬은 요가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브랜드다. 1998년부터 세계 요가 마니아들의 요청으로 최적화된 버터처럼 부드러운 촉감의 원단 '눌루'를 만들었고, 이 원단으로 만든 레깅스가 바로 얼라인 팬츠다. 세계 룰루매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제품이기도 하다. 요가할 때 어떤 움직임에도 제한이 없고 정말 편안하게 운동에 집중할 수 있다. [사진 룰루레몬]

Q : 레깅스는 다 편하지 않나요.


아니에요. 어떤 레깅스는 입었을 때 배가 조이는 느낌이 강해요. 또 어떤 레깅스는 절개 때문에 입기에 민망해요. 또 특정한 자세를 취할 때 조심해야 하는 레깅스도 있고요. 편하려고 입었는데 오히려 더 편하지 않아요. 하지만 얼라인 팬츠는 조이는 느낌도, 조심해야 할 부분도 전혀 없달까요.


물론 운동이나 목적에 따라 레깅스의 소재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가장 좋은' 레깅스라고 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단 하나의 레깅스를 고르라면 나는 무조건 얼라인 팬츠예요. 이 선택은 내가 이곳의 직원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옷을 통해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을 다른 사람들이 경험해봤으면 좋겠어요. 옷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나타내는 수단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이 옷을 입었을 때 더 '나'답게 느껴져요.


마니아가 꼽은 장점이 궁금하네요.


앞서 말한 편안하면서도 적당히 탄탄한 느낌이 최고의 장점이에요. 재밌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어요. 친구 한 명이 다른 스포츠 브랜드에서 근무하는데 어느 날 부탁을 하더라고요. '내가 직접 가서 사기는 뭐하니 얼라인 팬츠 하나만 사다줘'라고요. 패션업계 특성상 자신이 근무하는 브랜드 외의 옷을 입지 않는 것이 불문율처럼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대체 언제 입을 수 있겠냐고 다시 물었더니 망설이지 않고 ‘잘 때 입게’라고 대답했어요. 입고 잘 수 있을 만큼 편하다는 게 딱 맞는 표현이에요. 다음 장점은 몸매가 예뻐 보여요. 하이웨이스트 디자인으로 배꼽까지 허리밴드가 올라와 아랫배를 압박하지 않으면서 커버해줘 몸매가 정리돼 보이거든요. 마지막 장점은 브랜드가 주는 자신감이에요. '룰루레몬 입는 여자'라는 것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투자를 할 수 있는 사람'이란 의미로 통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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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깅스는 착용감이 편안해야하는 동시에 탄탄한 느낌도 적당히 있어야 한다. 얼라인 팬츠는 하이웨이스트 디자인으로 아랫배를 압박하지 않고 보디 라인도 정리해준다. [사진 룰루레몬]

Q : 안 입은 듯한 편안함의 비밀이 있나요.


이 레깅스에 사용한 원단(눌루)은 매우 가볍고 땀 배출력이 탁월해요. 적당한 두께감으로 속옷은 비치지 않아요. 그렇지만 바람은 솔솔 통해 덥지 않죠. 최적의 온도를 유지해 줘요. 사방으로 쭉쭉 늘어나고 손으로 만졌을 때 부드러워요. 얼굴을 마구 비비고 싶을 정도로요. 이 원단 절개를 최소한으로 줄여 이음매가 다른 레깅스에 비해 적고, 어쩔 수 없이 들어간 이음매는 최대한 납작하게 박음질해 쓸림이 없어요.


Q : '투자'라고 말했잖아요. 가격대가 높은 편인가요.


쇼츠부터 무릎, 발목까지 내려오는 기장이 있는데 가장 긴 길이의 레깅스 가격은 13만8000원이에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제품에 비해 40%정도 비싸고, 국내 브랜드 대비 2.5배 비싸기는 하죠. 하지만 자꾸 손이 가고, 또 많이 입어도 내구성이 좋아 오래 입을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참고로 내 경우엔 15살에 캐나다에서 샀던 이 레깅스를 22살까지 8년간 입었어요.


Q : 길이도 그렇고 사이즈가 다양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서양인의 체격에 맞춰 나오다 보니 바지 길이가 길었어요. 대부분 28인치였죠. 하지만 아시아 시장에 진출한 후 아시아인들의 체형과 피드백을 받아 '아시아 핏'이 출시했어요. 긴 기장의 얼라인 팬츠는 24·25·26·28인치가 있어요. 발목~무릎아래까지 오는 '크롭' 기장으로는 17~23인치까지 네 종류가 있어요. 허리 사이즈도 0사이즈부터 20사이즈까지 11가지 옵션이 있어요. 자신의 다리 길이, 허리사이즈에 맞게 고를 수 있는 거죠. 참고로 한국인들에게 가장 많이 선호하는 것은 길이는 24인치나 25인치이고, 허리 사이즈는 4~6 정도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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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컬러의 얼라인팬츠를 갖고 있는데, 그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컬러는 블랙. 사진은 가장 즐겨 입는 코스타일링이다. 검은색 얼라인 팬츠와 청재킷의 조합은 진리다. [사진 김은비]

Q : 레깅스를 더 예쁘게 입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검은색 레깅스를 다양하게 스타일링해서 사계절 내내 입는 편이에요. 봄·가을로는 청재킷이나 가죽재킷을 걸쳐 입어요. 상의만 재킷류로 입어도 차려입은 듯한 스타일링이 가능해요. 겨울에는 레깅스 위에 무릎양말을 신어서 따뜻하게 해주면 좋아요.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자신에게 잘 맞는 사이즈를 선택하는 것이고요.


Q : 의외로 레깅스 사이즈 고르는 게 어렵더라고요.


팁을 살짝 공개하면 복숭아뼈를 살짝 덮는 기장이 가장 다리가 날씬하고 길어 보여요. 보통은 24인치나 25인치 기장 정도를 입으면 맞아요. 날씬한 편이라면 허리는 4사이즈, 보통이라면 6사이즈나 8사이즈 정도를 입으면 잘 맞아요. 사실 얼라인 팬츠는 워낙 쑥 들어가기 때문에 한 사이즈 작게 구매하는 경우가 있어요. 무엇보다 꼭 입어보고 구매하는 걸 추천해요. 입었을 때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게 잘 맞는 사이즈이고, 또 가장 예뻐 보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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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서의 한 컷. 추운 날씨에는 이렇게 발목까지 올라오는 양말과 함께 입는다. [사진 김은비]

Q : 얼라인 팬츠에 대한 만족도를 점수로 준다면요.


10점 만점에 9점입니다. 사실 입어봐야 진가를 알 수 있어요. 보통 레깅스를 입을 때는 의자에 앉아 스타킹 신 듯 다리를 끼워 넣는 경우가 많아요. 얼라인 팬츠는 ‘스윽’하고 부드럽게 입어져요. 부드러운 바지가 나를 감싸줘 포근하다고 느낄 정도죠. 1점을 뺀 이유는 아무래도 기능성 옷이다 보니 세탁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해요. 손빨래까지 하지 않더라도, 찬물에 뒤집어서 섬유유연제를 사용하지 않고 세탁하면 오래 기능성을 잃지 않고 입을 수 있어요.


Q :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평소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이 걱정돼 레깅스에 도전하지 못했거나, 레깅스를 입었을 때 조이거나 끼는 불편함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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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지리뷰는...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2021.09.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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