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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배민' 김봉진 최소 1900억 주식부자···SM 이수만 제쳤다

by중앙일보

“5% 안팎 독일 DH 지분 확보”

이수만·박진영보다 지분가치 커

우아한형제들 매각…누가 얼마나 벌었나

중앙일보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수천억원대 주식부자 반열에 올라섰다. 주식자산만을 기준으로 보면 국내 100대 부자로 등극한 것으로 추정된다.


독일 배달서비스 전문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는 지난 13일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 1위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거래가 끝나면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등 주요 주주가 보유한 일부 지분의 가치도 매입 시점에 따라 최대 수십만배 늘어난다.


DH는 우아한형제들 지분 가치를 40억 달러(4조7500억원)로 인정했다. 여기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와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은 13%다. 단순 계산으로 6175억원 수준이다.

김봉진 대표, 최소 1900억원 이상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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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왼쪽)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오전 서소문 중앙일보 6층 회의실에서 벤처업계의 현안과 발전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중앙포토]

우아한형제들 전·현직 경영진 중에서 김봉진 대표는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의 지분율은 4~10% 안팎이라는 게 글로벌 투자은행(IB)과 벤처캐피탈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번 거래 이후 김봉진 대표의 개인 보유 지분은 최소 1900억원에서 최대 4750억원 가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소 금액으로 계산해도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1607억원)나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1415억원)의 지분 가치보다 크다(16일 종가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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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우아한형제들 공동창업자.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의 형이다. [사진 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은 김봉진 대표와 함께 자사 지분을 보유한 경영진이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5인의 창업멤버 중 김봉진 대표의 친형(김광수)을 포함한 3인은 퇴사하면서 보유했던 지분을 모두 매각한 것으로 알려진다.


우아한형제들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현재 배민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유일한 창업 멤버는 박일한 우아한형제들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이다. 또 본엔젤스에서 소개한 윤현준 우아한형제들 미래사업부문장(부사장)도 창업 초반 합류한 멤버다. 이들의 지분율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창업 당시 우아한형제들 자본금이 300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창업 당시 30만원이던 지분 1%의 가치가 불과 8년 만에 475억원으로 무려 15만8300배 뛰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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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 우아한형제들 경영지원부문장. [사진 우아한형제들]

“일부 현금화해 우아DH 아시아에 투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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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준 우아한형제들 미래사업부문장. [뉴시스]

이들은 우아한형제들 주식 가치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금이 아니라 독일 상장사 DH 주식으로 받을 예정이다. 독일 증시에 상장된 DH의 15일(현지 시간) 종가는 62.3유로(8만1456원)다. 이날 시세를 기준으로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우아한형제들 지분을 모두 DH 지분과 맞교환한다면 약 758만주의 DH 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 전체 주식(1억8875만5039주)의 4.01% 수준이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거래를 공개한 13일 당일에만 DH 주가가 23% 급등하면서 DH 지분과 맞바꿀 우아한형제들 지분가치가 다소 희석된 부분이 있다”며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은 이번 거래가 끝나면 5% 안팎의 DH 지분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아DH아시아중 배민 지분은 50%-1주

다만 이렇게 확보한 DH 지분의 일부는 매각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아한형제들과 DH 최고경영진이 글로벌 진출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서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이 계약서는 양측이 싱가포르에 합작회사(JV·우아DH아시아)를 설립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봉진 회장과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은 우아DH아시아 설립을 위한 자본금의 절반(50%)에서 1주를 제외한 금액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마련하기 위해서 DH 지분을 일부 매각할 것이라는 것이 IB업계 관계자의 예상이다.

알토스벤처스, 최대 시세차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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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사진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와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우아한형제들 지분을 DH 지분으로 맞교환하는 것과 달리, 글로벌 벤처캐피탈은 이번 거래가 끝나면 당장 현금을 거머쥔다.


우아한형제들은 투자와 마케팅에 필요한 자금을 대부분 벤처캐피탈에서 조달했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벤처캐피탈이 보유한 우아한형제들 지분율은 87%로 확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 최대주주는 힐하우스캐피탈이다. 지분율이 가장 큰만큼 힐하우스캐피탈이 이번 거래에서 가장 큰 돈을 확보한다.


다만 투자금액 대비 가장 큰 시세차익은 알토스벤처스가 누릴 것으로 보인다. 우아한형제들의 전체 지분가치가 불과 58억원 수준이던 2012년부터 우아한형제들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힐하우스캐피탈이 처음 지분을 사들였던 시점(2016년)의 기업가치는 3500억원이었다. 물론 이후에도 양사는 꾸준히 지분을 매입했지만, 단순히 생각하면 알토스벤처스가 힐하우스캐피탈보다 100배는 저렴하게 우아한형제들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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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중앙포토]

이밖에도 골드만삭스와 세쿼이아캐피탈차이나,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이 알토스벤처스·힐하우스캐피탈과 함께 지난 수 년 동안 꾸준히 우아한형제들 지분을 매입했다.


국내 투자자 중에서는 2017년 350억원을 투자해 우아한형제들 주식 52만5462주(5.03%)를 취득한 네이버도 시세차익을 누린다. 지분 매입 당시 우아한형제들 기업가치는 6800억원에 불과했다. 단순히 계산하면 7배 불었다(350억원→2445억원). 22억원을 투자했던 KTB네트웍스도 지분가치가 400억원 안팎으로 늘었다.


다만 스톤브릿지벤처스·IMM인베스트먼트 등 우아한형제들 설립 초기 투자자는 이번 거래로 시세차익을 누리지 못한다. 지난 2017년 힐하우스캐피탈에 구주를 매각하고 자본을 이미 회수했기 때문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