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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나경원·오세훈 가장 궁금하다···총선 진 스타 정치인 각자도생

by중앙일보

21대 국회는 151명의 초선이 전체 300석의 절반 조금 넘는 수를 채운다. 그 대신 한때 여의도 정치를 움직였던 거물급 정치인들은 무대 뒤편으로 물러나게 됐다. 4ㆍ15 총선에서 패장이 된 각 당의 간판급 정치인들은 정치 2선으로 물러나거나 방송 평론가의 길로 각자도생을 모색하는가 하면, 재기를 노리며 미래 권력을 향한 권토중래를 준비하려는 이들도 있다.


우선 21대 총선에서 한 석도 못 얻고 원외 정당으로 밀려난 민생당의 경우 소속된 거물급 정치인들의 앞날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경쟁자였던 김성주(전북 전주병·더불어민주당) 당선인에게 더블 스코어 차이로 밀리며 참패한 정동영 의원이 대표적이다. 정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이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침잠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 꽃이 져도 향기를 잃지 않는 길로 가겠다”고 적었다. 정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선 내가 당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없고, 또 해서도 안 될테니 당 밖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정계 은퇴에 대한 뜻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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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대권 잠룡으로 불리던 민생당 소속의 손학규(오른쪽) 전 상임선대위원장과 정동영 의원은 총선 패배로 정치 2선에 물러나게 됐다. 손 위원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했고, 정 의원 역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침잠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연합뉴스]

손학규 전 민생당 상임선대위원장도 정치 1선에서 물러나 2선에서 역할을 찾아나설 것으로 보인다. 비례 후보 14번으로 애초 당선 가능성이 희박했지만 예상보다 더 큰 패배로 당 자체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다. 손 전 위원장은 총선 이튿날인 지난 16일 “참담한 결과를 보고 여러분 앞에 서게 돼 송구스럽기 그지없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말했다. 다만 손 전 위원장 측 관계자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필요성의 불씨를 처음 지핀 사람으로서 국회 밖에서라도 선거제 개혁을 위한 활동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김원이 민주당 당선인에게 패배하면서 “정치 초단에 밀린 정치 9단” 평을 듣는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앞으로는 방송 등 미디어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계획이다. 박 의원은 지난 17일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현역 정치는 떠났지만 방송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정치 원로 입장에서 제 의견을 피력하겠다”고 말했다. 직장인→재미 사업가→정치인을 거쳐 정치 평론가로서 새 삶을 살겠다는 의미였다.

'값진 패배' 후 재기 노리는 김부겸·김영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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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춘(왼쪽) 의원과 김부겸 의원은 지역구도 타파를 내걸고 각각 부산·대구에 출마했으나 선거에서 패배했다. 다만 이들은 보수 텃밭이라 불리는 험지에 뛰어든 '값진 패배'란 점에서 다시 재기할 가능성이 높다. [연합뉴스]

‘값진 패배’를 교훈 삼아 재기를 노리는 이들도 있다. 지역구도 타파를 내걸며 각각 대구·부산 선거에 뛰어든 김부겸·김영춘 민주당 의원이 대표적이다. 둘은 선거에서는 졌지만 여전히 잠재력이 살아있는 정치인 그룹으로 분류된다.


김부겸 의원은 지난 16일 낙선 인사를 통해 “지역주의 극복과 통합의 정치를 향한 제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오늘은 비록 실패한 농부지만 한국 정치의 밭을 더 깊이 갈겠다”며 재기를 다짐했다. 김영춘 의원 역시 지난 17일 “1%의 가능성도 생각지 않았기 때문에 (선거 결과에 대해) 정신적인 내상이 있었다”면서도 “낮은 자세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김부겸·김영춘 의원은 단순히 낙선했다고 표현하기엔 그 패배의 의미가 남다르다”며 “2010년 총선에서 부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후 2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해 대통령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역사가 반복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정치 신인에 밀린 '거물' 나경원·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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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왼쪽)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각각 광진을·동작을 지역구에서 고민정·이수진 당선인에게 밀렸다. 야당의 거물급 정치인이 정치 신인에 패했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에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에선 원내대표를 거치며 중량감을 키워 온 나경원 의원과 서울시장 출신의 오세훈 후보 역시 선거에서 패배하며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제1야당 원내대표를 지내면서 대여 강경 투쟁을 주도하며 차기 대권주자 물망에도 올랐던 나 의원으로선 이번 패배로 정치적 시련을 맞게 됐다. 나 의원 측 관계자는 향후 행보를 묻는 질문에 “현재로선 계획하고 있는 바나 일정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오 후보도 재기의 발판이 될 수 있었던 총선에서 뼈아픈 패배를 경험했다. 당 안팎에선 오 후보가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보수 진영의 유력 대권 후보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민주당 총선 전략에 깊이 관여한 이근형 전 전략기획위원장이 2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광진을 오세훈 후보가 가장 어려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 후보는 고민정 민주당 당선인과 개표 막판까지 간 접전 끝에 약 3000표 차이로 패했다.


이번 총선에 대비해 1년 넘게 표밭을 갈아온 광진을 지역구에서 낙선한 오 후보의 향후 행보는 불투명해졌지만 향후 통합당의 전열 재정비 과정에서 다시 정치적 활로를 모색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그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정진, 또 전진하겠다”며 재기에 나서겠다는 취지의 낙선 인사를 올렸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