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현의 여기 어디?] '꼬만춤'은 여기서…깡팸도 잘 모르는 ‘깡지순례 코스’

[여행]by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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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 신화를 쓰고 있는 비의 뮤비(뮤직비디오) ‘깡’. 25일 현재 유튜브 조회수는 1076만회, 댓글은 11만개에 이른다. ‘1일 1깡(하루 한 번 ‘깡’ 뮤비 보기)’ ‘깡뮤니티(‘깡’ 뮤비 댓글창)’ ‘깡팸(‘깡’ 뮤비 댓글 다는 사람들)’ 등 각종 신조어를 낳았고, 가사·댓글·안무·의상·표정·패러디 등 관련한 모든 것이 유행이다.


깡팸도 아직 많이 모르는 사실 하나. ‘깡’ 촬영지가 인천에 몰려 있다. 그렇다면 ‘깡’ 관련 장소를 찾아다니는 ‘깡지순례’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낡은 콘크리트 건물 사이에서 큼지막한 선글라스를 쓰고 춤을 추는 비. 수많은 패러디를 낳은 이 장면은 인천 학익동의 한 물류창고에서 촬영했다. 인하공전과 미추홀 경찰서 사이다. 건물 안과 밖, 계단과 옥상 등을 두루 활용했다.


4만㎡(약 1만2000평) 규모의 이 물류창고는 꽤 사나운 역사를 품고 있다. 학익동 일대는 본래 갯벌이었다. 일제가 1930년대 매립한 뒤 공장지대로 변모했는데, 광복 이후 제분·방직·기계 등을 다루는 적산 기업이 우후죽순으로 생겼다. ‘깡’ 뮤비 자리는 원래 농약 공장이었다.


1956년 이래 한국농약∼동부한농화학∼동부하이텍 등으로 간판이 숱하게 바뀌었지만, 건물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건물이 반세기를 넘게 버텨오고 있다. 뮤비 속 거칠게 금이 간 콘크리트 벽은 세트가 아니라 세월의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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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허름한 건물이지만, 특유의 거칠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 덕에 영화에도 여러 번 등장했다. 영화 ‘검사외전’에서는 교도소로, ‘특별시민’에서는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의 선거 캠프로 등장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센스 8’에도 모습을 비춘다. 주로 암흑가 풍경이다. 물류창고 관계자는 “3년 전 일이라 직원 중에도 ‘깡’ 촬영지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아직 찾아오는 팬은 보지 못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관람시설이 아니어서 출입하려면 회사의 동의가 필요하단다.



비가 노을 진 바다를 배경으로 독무를 하던 장소는 월미도(월미테마파크)다. 월미도 등대길 앞 부둣가에서 일명 ‘꼬만춤’을 수차례 선보였다. ‘디스코팡팡’과 함께 월미도 대표 놀이시설인 대관람차도 여러 차례 등장한다. 월미도의 대관람차와 부둣가는 넷플릭스의 최근 화제작 ‘인간수업’에서도 찾을 수 있다.



80년대 디스코장 분위기의 무대는 인천 숭의동의 롤러스케이트장 ‘롤캣’이다. 레트로 감성을 살려 2016년 오픈한 가게로 빈티지한 인테리어와 조명 덕분에 인생샷 명소로 통한다. 모모랜드·박재범 등 수많은 케이팝 스타가 다녀갔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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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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