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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코로나 시대 역발상, 싸고 한갓진 휴양림을 노려라

by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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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휴양림을 가고 싶다면 인적 뜸한 곳을 찾아가는 게 좋겠다. 사진은 강원도 화천군에 위치한 국립화천숲속야영장. [사진 산림청]


영락없는 초여름이다. 햇볕보다 그늘이 좋아질 때다. 울울한 숲에서 푹 쉬면 코로나가 안겨준 피로가 싹 가실 것 같다. 휴양림 같은 곳에서 말이다. 코로나 시대, 다른 사람과 접촉하지 않으며 청량한 자연에서 쉴 수 있는 휴양림이 뜨고 있다. 인적 뜸한 휴양림 정보부터 여름 휴가철 예약 노하우까지 정리했다.

전국에 174개, 어딜 갈까

2019년 기준 전국에 174개 자연 휴양림이 있다. 산림청이 운영하는 국립이 43개,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립이 108개, 사립이 23개다. 운영 주체가 다를 뿐 우열을 가리긴 힘들다. 휴양림 대부분이 깊은 산속에 들어앉아 있다. 호텔 같은 서비스는 없어도 깨끗한 자연을 누리는 게 최고의 호사다.

가성비는 국립이 ‘갑’

이용료는 국립과 공립이 저렴하다. 국립 휴양림의 노지 야영장 이용료는 하룻밤 1만원이다. 숙박시설은 가장 저렴한 3인실(18㎡ 이하)이 3만2000원. 사립이 대체로 비싸다. 시설, 이용료, 접근성 등을 따져서 자신한테 맞는 곳을 골라 가면 된다.

객실 에어컨은 유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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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림에서는 캠핑만 하는 게 아니다. 근사한 객실에서 묵을 수도 있다. 사진은 경기도 가평 유명산 자연휴양림 숲속의 집. [중앙포토]


당일치기로 휴양림을 다녀와도 된다. 그러나 하룻밤 묵어야 휴양림의 진수를 알 수 있다. 숙소 구성은 비슷하다. 독립형 객실인 ‘숲속의 집’, 객실 2~4개가 붙어 있는 ‘연립동’, 소형 아파트처럼 10개 이상의 객실로 이뤄진 ‘휴양관’. 객실에서는 취사가 가능하다. 침대는 없고 온돌방에서 이불 깔고 잔다. 국립 휴양림 객실에는 에어컨이 있지만 유료다. 방값이 싸니 감수하시라. 야영장은 텐트 크기, 전기 사용 여부에 따라 고르면 된다. 춘천숲 자연휴양림(강원도 춘천)처럼 캠핑 장비를 빌려주는 곳도 있다.

요즘도 손님 받아?

휴양림 대부분이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설을 개방하고 있다. 국립의 경우, 객실은 10인실 이하(휴양관 제외)만 개방했고, 야영장은 거리두기를 고려해 절반만 운영 중이다. 목공예, 숲 해설 같은 체험 프로그램도 재개했다. 화천숲속야영장에서는 초보를 위한 ‘캠핑 길라잡이’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제암산(전남 보성), 좌구산(충북 증평) 휴양림에서는 집라인을 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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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림에서는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전남 보성 제암산 휴양림에서 집라인을 즐기는 이의 모습. [사진 한국관광공사]


성수기 예약은 하늘의 별 따기

지난해 국립 휴양림 중 유명산(경기도 가평), 남해편백(경남 남해), 청태산(강원도 횡성), 신불산폭포(울산), 변산(전북 부안) 순으로 객실·야영장 가동률이 높았다. 대도시나 관광 명소에서 가까운 곳들로, 예약 경쟁이 치열하고 당일치기 방문객도 많다. 2018년 여름, 변산 휴양림의 가장 전망 좋은 객실은 예약 경쟁률이 무려 213대 1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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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 틀어박힌 여느 휴양림과 달리 바닷가에 자리한 전북 부안 변산 휴양림. 객실 전망이 빼어나 여름철 예약 경쟁이 무척 치열하다. [중앙포토]

한갓진 휴양림을 찾아라

코로나 시대에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한갓진 휴양림을 공략해보자. 천관산(전남 장흥), 화천숲속야영장(강원도 화천), 검마산(경북 영양), 검봉산(강원도 삼척), 청옥산(경북 봉화) 휴양림이 그런 곳이다. 국립 휴양림 중 2019년 객실·야영장 가동률이 가장 낮았던 5곳이다. 얕잡아 보지 마시라. 가동률 꼴찌인 천관산은 자연경관이 여느 휴양림에 뒤지지 않는다. 수도권에서 멀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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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 청옥산 휴양림은 전국 휴양림 중에서도 방문객이 적은 편이다. 그만큼 조용히 자연과 벗하며 휴식을 누리기 좋다. [사진 산림청]

여름 휴가철 6월 8일부터 접수

숙소와 야영장 예약은 휴양림 포털 사이트 ‘숲나들이e’에서 하면 된다. 국립 휴양림의 경우, 비수기에는 6주 뒤 일정까지 예약할 수 있다. 주말·여름 휴가철은 추첨제다. 올여름 휴가철(7월 15일~8월 24일)은 6월 8~15일에 접수하면 된다. 당첨 요령? 없다. 비인기 휴양림을 응모한다면 확률은 높을 터이다.

‘불멍’ 가능한 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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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휴양림 대부분에서는 사진처럼 장작을 때며 '불멍'을 즐길 수 없다. 산불 위험 때문이다. 일부 공립, 사립 휴양림이 화로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중앙포토]


한국인 야영객의 불사랑은 유별나다. 고기 굽고, ‘불멍(멍하게 불을 본다는 뜻)’ 하는 재미로 캠핑한다. 하나 휴양림에서는 마음대로 불을 피울 수 없다. 바비큐를 금지한 휴양림도 많다. 지정된 바비큐장이나 캠프사이트에서만 아주 조심해서 불을 쓴다고 생각하자. 휴양림 대부분이 장작 사용을 금지한다. 일부 휴양림은 화로에 숱을 담아 불을 지피는 건 허용한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