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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더오래

회원 2명 헬스클럽을 750억 피트니스 기업으로 키운 비결은?

by중앙일보

상시근로자 수 1,300여 명, 경영혁신형 중소기업 인증, 고객관리시스템 특허, 75개 직영점에서 연매출 750억원. 그다지 특별해 보이지 않는 자랑거리로 보인다. 그러나 어떤 업종이냐에 따라서는 달라질 수 있다. 레드오션 중의 레드오션이라 생각되는 ‘피트니스센터’를 운영하는 회사의 자랑거리라면 어떤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조금의 경험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피트니스센터를 75개 직영점으로 운영한다고? 도대체 왜?’ 궁금해 질 것이다. 게다가 대표이사가 트레이너, 체육인 출신도 아니고 IT회사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면 그 스토리가 더 궁금해 지지 않을까?


국내 최다 직영점을 보유한 피트니스 브랜드 ‘스포애니’를 운영하는 ㈜케이디스포츠의 김경덕(47) 대표를 만났다.

중앙일보

지방의 헬스클럽 관장에서 출발해 국내 최대 직영점을 보유한 피트니스 브랜드 '스포애니'를 운영하는 중소기업 대표로 성장한 ㈜케이디스포츠의 김경덕 대표.

Q. ‘스포애니’가 최근 동네나 회사 근처에서 눈에 많이 띄던데요, 간단하게 소개해 주세요.


A. 75개 전부 직영점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느 지점에서나 24시간 운동할 수 있고요. 회원들이 운동하고 건강관리하는 걸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전용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도 개발했습니다. 최근 이 회원관리시스템으로 특허 등록을 마쳤습니다. 경영혁신형 중소기업 인증도 받았고요.


Q. 전부 직영으로 운영하면 독자 점포나 프랜차이즈로 운영하는 곳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스포애니는 본사 50여 명의 직원을 포함해 전체 350여 명의 정규직원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트레이너, 요가, 댄스 강사까지 하면 1,300여 명의 직원이 75개 직영점을 운영하는 겁니다. 전 직원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아카데미, 체육대회, 워크숍 등을 개최해서 팀워크를 다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지점을 가든 똑같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다는 게 스포애니의 장점입니다.


Q. 각 직영점은 직원을 파견해서 관리하는 건가요?


A. 기존 운영하던 지점에서 근무하던 관리자 중 마음이 맞는 사람을 뽑아 회사와 계약을 맺고 새로운 지점을 오픈해 지점장을 맡깁니다. 회사와 지점장이 공동으로 투자하고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죠. 각 지점에서 근무하는 관리자 대부분의 꿈이 능력을 인정받아 새로운 지점을 오픈할 때 지점장으로 나가는 겁니다.


Q. 처음부터 직영점으로 운영하신 건가요?


A. 그렇진 않습니다. 헬스클럽을 몇 개 운영하던 초창기 시절에 믿었던 점장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큰 충격에 빠졌던 적이 있어요. 2호점, 6호점 점장이 경쟁업체로 옮기고 300m 떨어진 곳에 새로 센터를 오픈하면서 회원들까지 데리고 갔습니다. 정신을 차리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죠. 직원들을 잠재적인 경쟁자가 아니라 내 편, 동업자로 만들어야겠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떠날 수밖에 없겠구나 생각했습니다.


Q. 그때가 ‘스포애니’ 브랜드를 만든 시점이겠군요?


A. 맞습니다. 그 전까지는 ‘한미헬스크럽’, ‘휘트니스존’ 이름으로 7호점까지 점포만 늘려갔는데, 이후에는 주변 사람들의 반대를 무릅쓰면서 케이디스포츠 법인을 설립하고 ‘스포애니(SPOANY)’로 간판을 바꿔 달면서 새롭게 시작을 했죠. 언제(any-time), 어디서나(any-where) 경제적인 비용으로 운동(spo-rts)할 수 있게 해 주겠다는 신념으로 만든 브랜드입니다. 2012년 서울대입구역에 ‘스포애니’ 1호점, 이전부터 하면 8호점을 오픈하면서 지금의 80호점까지 오게 됐네요. 중간에 5개점이 문을 닫아 현재는 75개 직영점을 운영 중입니다. 8년 정도 걸렸는데 금방 지나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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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덕 대표는 초기 배신당한 경험으로 직원들을 주인의식 있는 동업자로 키우기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체육대회(위), 해외워크숍(아래).

Q.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신 거예요? 보통 젊을 때 트레이너를 하다가 경험 쌓고 돈 모아서 센터를 오픈하는 거잖아요?


A. 저는 전혀 그런 케이스가 아니에요. 2000년대 초까지 외국계 IT 회사에서 계약직 웹 마스터로 일했어요. 회사도 컸고 보수도 괜찮았는데, 안정적일 때 미래를 대비한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우연히 헬스클럽을 인수하게 된 거예요. 집이 노원구 공릉동이었는데 성남 태평동에 있는 오래된 구식 헬스장을 덜컥 계약한 거죠. 엘리베이터도 없는 5층에 위치한 역도선수, 육체미 선수 출신 관장이 17년 동안 운영하던 곳이었죠. 그런데 100명 정도 되던 회원이 두 달 후 근처에 대형 피트니스센터가 들어서고 나니 20여 명으로 줄더라고요. 그달에 등록한 신규회원이 정확히 2명이었어요. 3개월 회비로 10만원 받던 때였는데 월매출이 20만원 생긴 겁니다. 수입이 아니라 매출이 20만원, 한마디로 완전히 망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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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김경덕이 ‘관장’을 거쳐 피트니스 중소기업 ‘대표’로 변신하는 출발점이 되어 준 한미헬스클럽.

Q. 그럼 속아서 계약하신 거예요? 어떻게 하셨어요?


A. 일부러 속이기까지 했겠습니까? 제가 트레이너 경험도 없고 다소 무모한 시도를 했던 거죠. 문을 닫아야 하는데 보증금도 못 건지겠고 원상복구 철거비용도 없었어요. 워낙 오래된 체육관이라 팔려고 시도조차 못 할 정도로 상태가 엉망이었고요. 마지막 시도라고 생각하면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 봤어요. 일단 체육관 수준에 맞게 가격을 현실화했어요. 3개월 회비 10만원을 6만원으로 낮췄어요. 그리고 전단을 만들어서 하루에 4시간씩 발로 뛰면서 나눠주고 집집이 붙였죠. 돌아와서는 청소, 시설관리, 회원관리 등에 힘썼고요.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었어요.


Q. 효과가 있었으니 지금까지 왔겠네요. 궁금합니다.


A. 신기한 것이요, 한 3개월 지나니까 신규회원이 조금씩 찾아오는데 주소 적을 때 보니까 그 집 대문 색깔까지 기억이 나는 거예요. 전단을 매일 붙이다 보니 주소만 보고도 어느 집인지 알게 된 거죠. 어디 어디 사는 분 아니냐 얘기해 주니까 어떻게 알았냐며 신기해하고.(웃음) 이때 마음 한쪽 어딘가가 뜨거워지면서 뭉클 하더라고요. 전단 붙일 때 처음에는 발이 잘 떨어지지 않고, 길에서 회원들이 알아보면 창피했거든요. 이제는 체육관이나 저 자신이나 무언가가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20여 명이던 회원이 300여 명으로 늘어났더군요. 비로소 ‘관장’에서 사장, 대표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업료를 아주 비싸게 치르고 경험을 산 거죠.


Q. 그래도 프랜차이즈로 하면 지금보다는 편하게 돈을 벌 수 있지 않나요?


A.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꿈의 성격과 사이즈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프랜차이즈는 브랜드를 키워서 투자받고 파는 게 목표잖아요. 그러니까 당장은 얼마 안 되는 가맹비, 교육비, 로열티 받아서 운영하는 것이고요. 저는 제 기업을 더 크게 경영하고, 세상에 더 큰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겁니다. 회사를 키우고, 직원을 늘리면서 꿈을 이뤄가는 거죠.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아무리 난립해도 스타벅스가 제일 잘 나가잖아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A. 제가 처음 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피트니스를 제대로 된 사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저는 피트니스센터 사업으로도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스포애니 회원들이 해외 출장이나 휴가를 가서도 편하게 운동할 수 있게 해외진출도 할 겁니다. 올 2월에는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 피트니스 운영자들의 모임에도 참가했습니다. 18개 국가에서 15명이 참가했는데 이들이 운영하는 센터 수만 다 합쳐도 1,260여 개가 되더군요. 세계로 나가 다른 나라에서 운영되는 피트니스센터 운영자들을 만나보니 사업의 규모도 크고 더 선진적이어서 배울 게 많더라고요.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2박 3일간 먹고 마시고 토론하며 신나게 배우고 왔습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스포애니는 피트니스 업계의 스타벅스 같은 존재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중앙일보 사업개발팀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