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라이프 ]

남자들도 알았다, 레깅스 입는 맛

by중앙일보

기능성에 스타일 산다, 젊은층 즐겨

“개인의 자유” vs “눈 둘 데가 없다”

레깅스 패션 확산에 엇갈린 시선

중앙일보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레깅스가 운동하는 남자들을 위한 복장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애슬레저 브랜드들도 앞다투어 남성용 레깅스를 내 놓고 있다. [사진 안다르, 젝시믹스]

한때 ‘몸에 너무 밀착돼 민망하다’며 말많던 레깅스를, 요즘엔 남자들도 입는다.


최근 운동하는 남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레깅스 패션’ 질문이 종종 올라온다. 신축성이 좋은 레깅스를 입고 운동하고 싶지만, 몸에 달라붙어 남의 시선이 의식된다는 고민이 많다. 답변은 갈린다. 찬성하는 쪽은 ‘뭘 입든 자유다’ ‘운동할 때 근육 형태가 잘 보여서 레깅스만 입는다’ ‘몸 좋으면 다 멋져 보여 상관없다’ 등이다. ‘솔직히 불편하다’ ‘시선 둘 데가 없다’ ‘굳이 입어야 하나’ ‘내복 같다’ 등은 반대 이유다. ‘반바지를 덧입거나 긴 상의를 입으면 상관없다’는 조건부 찬성 의견도 있다.


유튜브에서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유명 헬스 유튜버 김계란은 자신의 채널 ‘피지컬 갤러리’에 토론 콘텐트를 제작해 올렸다. ‘운동하라고 만든 옷을 운동할 때 입는 데 무슨 상관’ ‘데드리프트 등 하체 운동을 할 때 피부가 기구에 쓸리지 않아서 편하다’ 등 찬성 쪽 의견이 댓글에 더 많이 달려 있다.


실제 운동하는 남자 중 레깅스를 입는 사람들이 많을까? 서울 강남구 역삼동 ‘포이나짐’ 홍민기 헬스 트레이너는 “최근들어 남자들도 레깅스를 입는 비율이 조금씩 늘고 있다”며 “다만 길게 내려오는 티셔츠를 입거나 반바지를 덧입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홍 트레이너는 “레깅스가 신축성이 좋고 쫀쫀하게 몸을 잡아줘 동작이 자유롭고 자세가 좋은지 관찰하기에도 좋다”며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 남자들은 정강이 보호를 위해 레깅스를 입기도 한다”고 말했다.


운동복 시장에선 남성 레깅스 시장의 잠재적 가능성을 높이 사고 있다. 지난 5월에만 벌써 두 개의 레깅스 전문 브랜드가 남성 라인을 내놨다. ‘안다르’는 지난달 초 남성 레깅스와 짧은 반바지(쇼츠)를 포함한 총 4가지 스타일을 출시했다. 남성 고객이 부담 없이 레깅스를 착용할 수 있도록 쇼츠를 함께 내놨다.


‘젝시믹스’도 남성 라인 ‘젝시믹스 맨즈’를 지난달 15일 출시하고 운동 매니어 가수 김종국을 메인 모델로 내세운 마케팅에 나섰다. 레깅스는 일상생활용, 트레이닝용, 러닝용 3가지로 출시됐다. 전체 매출 중 남성 라인 매출이 10%에 이른다. ‘나이키’ ‘언더아머’ 등 전통 스포츠 브랜드도 남성용 레깅스를 출시하고 있다.


남성용 레깅스는 기구를 드는 웨이트 트레이닝 등 과격한 운동을 하는 남성들을 위해 신축성을 더 높이고 허리 부분을 밴드 처리하는 등 착용감에 신경을 쓴 제품이 많다. 남성의 와이존이 부각되지 않도록 다른 소재를 덧댄 것도 특징이다. 짧은 반바지와 함께 입는 경우가 많다는 것에 착안해 레깅스 와이존 부분에 초경량 매쉬 원단을 더해 통기성을 높인 디자인도 보인다.


레깅스를 입는 남성이 느는 이유로 운동 트렌드의 변화가 꼽힌다. 취미 생활에 몰두하는 젊은 층일수록 어떤 운동을 하더라도 갖춰 입고 제대로 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들은 또 운동복에서도 스타일을 찾는다.


남성이 즐기는 스포츠 종류가 늘어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온라인 패션 편집숍 ‘무신사’의 김유나 마케터는 “기존의 농구·축구·피트니스 등에서 요가·필라테스·러닝 등으로 범위가 확장되면서 관련 운동에 최적화된 운동복으로 레깅스가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