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시 박, 봉태규 가족 사진전…"추억 원한다면 사진 프린트 꼭 하세요"

[컬처]by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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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하시시 박(박원지)의 사진전 ‘캐주얼 피스4(Casual Pieces4)’가 오늘까지 라이카 스토어 청담점에서 열린다. 배우 봉태규의 아내이기도 한 그는 최근 사진집 『풀 문 오로라(Full Moon Aurora)』를 출간했다. 가족들과 함께 북유럽을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과 남편 봉태규의 동화를 함께 실었다. 그는 “사진가로서 온전히 오로라를 찍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100일이 갓 넘은 둘째까지 끌고 여행을 강행했고, 모든 게 쉽지 않았지만 다행히 모두 함께한 덕분에 이런 결과물이 생겼고 그 과정 속에서 가족 모두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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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진전은 그 중 가족과 함께 한 일상 속 특별한 순간과 라인·컬러블록을 주제로 셀렉트한 것들이다. 라이카 카메라 관계자는 “하시시 박 작가 고유의 사진 스타일이 담겨 있는 이번 전시는 가족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겨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것”이라고 전시 기획을 설명했다.


다음은 하시시 박과 서면으로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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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독특한 컬러감이 도는 사진들은 어떤 촬영기법을 사용한 건가.


A : 필름에 빛을 노출시킨 후 촬영하는 방식이다. 디지털 사진들 중에도 컬러가 들어간 것이 있는데 예를 들어 밤에 찍은 눈밭 사진에 전체적으로 핑크 빛이 스며든 것은 빛이 없는 깜깜한 밤에 포커스를 맞추기 위해 비추는 리드(lead) 라이트의 빛이 찍혀서 이런 톤이 나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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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남편 봉태규씨와 아이들의 표정과 행동이 자연스럽다.


A : 연출 컷이 아니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그들이 있는 어느 순간에 내가 셔터를 누르는 때문에 ‘촬영’에 크게 부담이 없는 것 같다. 아내가 사진가니까, 또 아빠를 보면서 아이들도 자연스레 같은 태도를 취하는 것 같다.


Q : 자연스러운 가족사진을 얼마나 자주 찍나.


A : 둘째 아이가 자라면서 점점 빈도가 줄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 카메라를 꺼내 들면 본인들이 먼저 찍겠다고 달려들어 다투기 일쑤다. 렌즈 앞에 포커스 나간 두 얼굴이 대체적으로 찍히게 되고, 카메라도 성치 않게 돼서 잘 꺼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웃음)


Q : 상업사진들도 대부분 자연스러운 스트리트 풍이 많던데.


A : 그런 사진들을 보고 ‘이렇게 찍어주면 좋겠다’고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 사실 스스로도 컨트롤 된 연출 사진보다는 찰나의 우연이 만들어내는 결과에 재미를 더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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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집 실내에서 찍은 사진 외에도 나무, 거리 등의 풍경이 있던데.


A : 핀란드에서 여행을 마치고 스웨덴에 갔을 때 아이들이 감기에 걸려 숙소 앞 놀이터 외에는 어느 곳도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 놀이터에서 본 하늘, 거리, 아이들과 이야기한 나무를 찍은 사진들이다. 그 어떤 방대한 자연보다 우리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한 조각(Piece)이 됐다. 전시 제목 ‘Casual Pieces’는 소소한 일상의 조각들을 모은 ‘소품집’이라는 뜻이다.


Q :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가족사진을 찍으려면 어떡해야 할까.


A : 어떤 ‘상’이 아닌 추억이 될 수 있도록 몇 장만이라도 프린트를 해두고 앨범을 만들어 놓으면 좋을 것 같다. 사진의 묘미는 시간이 흐른 후 다시 꺼내보는 데 있는데 사실 요즘은 모두 그럴 여유가 없고, 아무래도 휴대폰 사진은 이미지로 접하기 때문에 더 그냥 지나치는 것 같다. 나도 핸드폰 사진들 중에 귀하게 생각하는 사진들이 얼마나 있는지 한 번 돌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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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하시시 박’이라는 예명은 17살에 떠난 인도여행에서 만든 이름이라고.


A : 고등학교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학교를 자퇴했다. 마침 세계사 시간에 본 타즈마할을 꼭 가보고 싶었고, 당시 부디즘에서 파생된 여러 인도철학에 관심이 많았기에 부모님께 허락을 받고 혼자 두 달을 여행했다. 그곳 사람들이 박원지라는 이름을 발음하기 어려워해서 ‘하시시 박’으로 부르라고 했던 게 지금까지 이어졌다.


Q : 라이카 카메라를 처음 알게 된 순간은.


A : 라이카 로고는 마치 코카콜라 로고처럼 아주 어렸을 적부터 자연스레 내게 노출됐다. 모두가 그렇듯 처음부터 그 빨간 모습에 반했다. 라이카는 완벽하고 세세하게 컨트롤 할 수 있는 장비다. 즉 내가 만들고 싶은 이미지를 그림 그리듯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아주 큰 장점을 가진 카메라다.


Q : 실제로 라이카 기종 중 어떤 것을 가장 좋아하나.


A : 현재 가장 많이 쓰고 있는 것은 Leica SL기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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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영국 유학 시 원래 영화를 전공했는데 사진가가 됐다.


A : 내가 영화를 공부할 당시에는 필름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영상물을 찍어 훈련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어서 필름 스틸 카메라로 연습을 했다. 자연스레 사진 찍기, 프레이밍, 기계 매커니즘과 매뉴얼 등을 습득할 수 있었다. 사진을 오랫동안 찍었고 블로그에 올린 사진들을 해외 매체에서 보고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당시 영국에서 영화연출로 대학원을 다니고 있었는데 학교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사진으로 전향하게 됐다.


전시는 오늘까지 라이카 스토어 청담점을 방문하는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글=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하시시 박


*수정합니다. 하시시 박(박원지)의 아버지가 사진가였다는 부분은 추측성 정보로 사실이 아닙니다. 이에 본 기사에서 삭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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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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