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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6개월만 열리는 낙원,
파도도 낮잠을 자네

by중앙일보

말레이시아 르당

중앙일보

세계 각지에는 한정판 비경이 있습니다. 날씨 때문에 특정 계절에만 접근할 수 있다거나 정부가 환경을 엄격히 관리하기 위해 출입기간을 통제하는 경우입니다. 말레이시아 르당(Redang) 섬이 그렇습니다. 파도가 거센 몬순 철(10~3월)에는 아예 뱃길이 끊깁니다. 4~9월에만 관광이 가능한데, 이때 섬에 들어가면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열대 낙원을 만나게 됩니다.


남중국해에 떠 있는 르당과 주변 바다는 말레이시아 최초의 해양국립공원으로 지정됐습니다. 42개 해양공원 중에서도 가장 많은 해양생물이 살고 있답니다. 물고기는 3000종, 산호는 500종이 산다는데 숫자로는 감이 안 옵니다. 바다로 뛰어들면 비로소 실감이 납니다. 화려한 산호와 형형색색 열대어가 어우러진 모습이 봄날의 화원을 보는 것 같습니다. 푸른바다거북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운이 좋으면 고래상어도 만날 수 있습니다.


르당은 면적 10㎢에 불과한 아담한 섬입니다. 북쪽 바다가 특히 아름답습니다. 섬 모양이 꼭 하트 같은데 위쪽에 옴폭 들어간 곳에 ‘텔룩 달람’ 해변이 있습니다. 모래는 밀가루처럼 곱고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합니다. 나른한 열대 낙원이어서일까요. 파도도 낮잠을 자는 것 같습니다.

중앙일보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