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파산 직전인데…이상직 가족은 제 살길 찾아 떠났다

[비즈]by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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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딸인 이수지(31) 이스타홀딩스 대표이사가 이스타항공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다. 파산 위기에 내몰린 이스타항공이 남아있는 직원의 절반 정도인 600여 명을 정리해고하면서 대내외적인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전날 등기이사직 사임서를 제출했다. 이스타항공은 임시주총에서 공석이 된 등기이사에 김유상 경영본부장을 임명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 측은 “상법상 등기이사 최소 인원이 3명이기 때문에 임시로 김 본부장을 추가 선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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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수지 대표는 제주항공과 인수ㆍ합병(M&A)에 차질이 빚어지자 이스타항공의 경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7월 1일 자로 이스타항공의 브랜드마케팅본부장(상무)직에서 사임했다.


이스타항공 직원 사이에선 이 대표 등 이 의원 일가가 그동안 이스타항공에서 수령한 임금이 수억 원에 달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디자인을 전공한 이 대표는 2018년부터 이스타항공 브랜드마케팅본부장으로 일했다. 그는 지난 1~3월 급여로 1060만원을 받았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봉은 1억 1800만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1억원을 호가하는 2018년식 포르쉐 마칸 GTS를 타고 다녀 화제가 됐다. 지난달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1대 국회의원 175명의 재산 공개 내용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1년간 생활비 등으로 4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신고됐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은 재산 212억원을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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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이스타항공은 생존을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7일 정리해고 대상 직원 605명에게 e메일로 해고를 통보했다. 내용증명 등기는 8일부터 발송됐으며 정리해고 시점은 10월 14일이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이스타항공 창업자인 이 의원이 기업회생과 노동자생존권을 위한 사재 출연 등 책임 있는 역할에 대해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며 “소속 의원이 소유주인 기업에서 극악한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모두 쉬쉬하며 사실상 감싸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9일 임시주총에서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었던 발행 주식 총수를 1억주에서 1억5000만주로 늘리는 정관 일부 변경안과 신규 감사 선임 안건 등은 따로 논의하지 않았다. 이미 계약 해지를 통보한 제주항공에서 따로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아서다. 이스타 측은 이날 주총은 제주항공이 계약 해지를 통보하기 전에 소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의 계약 해지 통보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이스타항공 입장에선 계약이 아직 유효하다는 것을 주장하는 차원에서 계속 임시주총을 소집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향후 벌어질 제주항공과의 계약금(약 100억원) 반환 소송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고 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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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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