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2번 불탄 전기차 '코나'…국과수 "배터리 열폭주 추정"

[비즈]by 중앙일보

어제 대구 아파트 주차장서 전소

국토부, 조사의뢰 결과 공개 안해

현대차 “당국과 협의해 신속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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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새벽 현대자동차 전기차인 코나 일렉트릭(EV)이 또 다시 불탔다. 2018년 4월 출시 이후 12번째 화재 사건이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잇따른 코나 전기차 화재 사건의 원인이 배터리팩의 결함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4일 확인됐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국과수 감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같은 차종 2건의 화재에 대해 국과수는 “차량 하부에 설치된 배터리팩 어셈블리(결합품) 내부에서 전기적인 원인으로 인해 발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결론지었다. 피해 정도를 “배터리팩 어셈블리에서 발화된 후 부품(서비스 플러그) 등을 통해 뒷바퀴와 트렁크가 심하게 불에 타 훼손됐다”고 설명한 뒤 내린 결론이었다. 감식 대상은 지난해 7월 강원 강릉시 신석동과 지난해 8월 세종시 고운동에서 발생한 사고 차량이었다. 국과수는 사고 발생 후 두 달여 동안 방화·실화·차량결함 등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했다.


국과수는 이어 “배터리 제조 당시 미세한 제조 결함이 있었다면 운행 초기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다가 충·방전을 지속하면서 손상이 커질 수 있다”며 “주행 중 충격·진동이 배터리에 가해지면 절연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점으로 볼 때 배터리 내부 ‘절연파괴로 인한 열폭주’(과전류로 인한 스파크 현상)가 발생해 발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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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는 또 “차량 다른 부분에서는 발화와 관련지을 만한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차량 하부에서 최초 연기가 방출되면서 화재가 발생하는 CCTV 영상이 있고 ‘인적행위에 의한 발화’(방화)와 관련지을 만한 특이 장면도 없었다”고 했다. 이밖에도 ▶냉각장치(강릉) ▶전기차 충전기(세종) 등에도 결함이나 이상은 없었다고 적시했다.


다만 국과수는 “해당 차량 훼손이 심해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발화원인을 한 가지로 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장 의원은 “운전자나 주변의 환경적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사실상 차량 제작상 결함을 인정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차량 내부 요인으로 사고가 났다면 소비자 보상을 위해 국토교통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9월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코나EV 차량에 대한 제작결함조사를 의뢰했지만 조사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한국형 레몬법’(신차 구입 후 하자시 교환·환불)이 작년 1월부터 시행 중이지만 국토부 산하 자동차 안전하자심의위원회가 코나EV 건과 관련해 결정을 내린 사례도 아직 없다.


이에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 화재가 일어나는 이유는 다양하기 때문에 관계당국과 협의 하에 신속히 대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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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SUV인 코나EV는 2018년 4월 국내 출시돼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다. 지난해에만 1만3587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9월엔 오스트리아에서 주행 중이던 코나EV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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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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