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 분리 수술 성공… “곧 걷기 시작할 것”

[이슈]by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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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영국에서 성공적으로 분리 수술을 받은 파키스탄 샴쌍둥이 자매가 치료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19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머리가 붙은 채로 태어났던 샴쌍둥이 자매는 4개월 동안 세 차례 총 50시간의 대수술 끝에 성공적으로 분리됐다. 쌍둥이 자매 사파 비비(3)와 마르와 비비(3)는 뇌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공유하고 있어서 수술 후 둘 중 한 명의 생명은 위태로울 수 있었다.


자매의 어머니 자이나브는 “다른 가족들의 곁에 돌아와 무척 기쁘다. 딸들은 아주 잘 지낸다. 마르와는 아주 상태가 좋아 조금만 도와주면 될 것 같다. 모두 신의 의지다. 둘 다 곧 걷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샴쌍둥이 자체가 희귀한데 그 중에머리가 붙은 채 태어나는 일은 20쌍의 샴쌍둥이 중 한 쌍에서 나타난다. 이들 대부분은 유년기를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기 때문에 비비 자매의 성공 사례는 기적 같은 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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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 수술에는 그레이트 오몬드스트리트 병원(GOSH) 의료진 100명이 참여했다. 수술 성공 이후 자매는 엄마, 삼촌과 함께 런던에 머물러왔다. 수술과 치료 비용은 100만 파운드(약 14억 7700만원) 이상 들었는데 모두 파키스탄 기업인이자 독지가 무르타자 라카니가 부담했다.


수술을 집도한 신경전문의 오와세젤라니 박사는 의료진 모두 이 자매가 수술 과정을 잘 견뎌내서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수술 결과에 대해 불안감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마르와는 아주 잘 이겨내 대단한 진전을 이뤄냈다. 가족 전체를 돌아봤을 때 아마도 올바른 일을 한 것 같다. 하지만 사파는 별개다. 난 (그 애가 이겨낼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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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 안에서 샴쌍둥이들은 뇌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공유하는데 더 약한 쪽에 주요 혈관일부를 공급한다. 마르와가 더 약해 혈관을 공급받았고, 그 결과 사파에게 쇼크가 왔다. 젤라니는“사파는 뇌에 영구적 손상을 입었고 아마도 걸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젤라니 박사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만 했고, 이 결정 때문에 평생 힘들어질지 모른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집도의로서의 결정이기도 했고, 팀으로 내린 결정이기도 하다. 우리가 평생 안고 가야 할 결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사파와 마르와가 좀 더 일찍 분리되었더라면 경과가 더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자매의 수술 및 기타 비용을 모금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렸다.


이를 계기로 젤라니 박사는 동료 전문의 데이비드 더너웨이 교수와 함께 머리유합쌍둥이를 돕는 자선재단 ‘제미니 언트윈드(Gemini Untwined)’를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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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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