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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따로 먹었더니 살 빠지고 유지된다? 유튜브서 인기 '분리식단'

by중앙일보

[오늘도 다이어트] 분리식단 다이어트


최근 가장 인기를 끄는 다이어트 트렌드는 '저탄고지' '당질제한'으로 대표되는 탄수화물 제한식 다이어트입니다. 탄수화물 섭취량을 극소량으로 낮춰 체중 감량 효과를 보는 방법이죠. 밥·빵·면처럼 우리가 잘 아는 탄수화물 음식뿐 아니라 과일도 당이 많은 과일 역시 제한해야 하는 식이법이라 밥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에겐 사실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최근 유튜브 등 SNS에서 이와는 다르게 탄수화물과 과일을 마음껏 먹고도 살을 뺄 수 있다는 ‘분리식단’이 '고통스럽지 않은 다이어트'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효과를 봤다는 유튜버·블로거들은 "2주 만에 4kg을 뺐다"라거나, 살이 잘 빠지는 것은 물론이고 "빠진 살이 몇 달째 다시 찌찌 않고 효과가 유지된다"고 말합니다. 정말 그렇게 쉬운 걸까요. 오늘도 다이어트가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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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탄수화물과 단백질 등 영양소로 나눠서 먹으면 소화가 잘 되고 살이 빠진다는 분리식단 다이어트가 최근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사진 FIT FOR LIFE

분리식단은 쉽게 설명하면 여러 가지 음식을 섞어 먹지 않는 식단입니다. 과일을 먹을 땐 과일만, 탄수화물을 먹을 땐 탄수화물만, 단백질을 먹을 땐 생선·닭고기(흰고기)·소나 돼지(붉은고기) 중 한 가지 단백질만 먹는 방법입니다. 여기에 수분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는 반드시 함께 먹고요.


이 식단으로 5kg 넘게 살을 뺐다는 유튜버 '다유'가 먹는 식단을 예로 들면 아침엔 과일, 점심은 탄수화물, 저녁은 단백질 음식을 먹습니다. "아침엔 어떤 과일이든 마음껏 배부를 때까지 먹었고, 점심엔 우동·잔치국수·냉면·바게트·옥수수·고구마·감자 등 탄수화물 음식 중 한 가지를 선택해 마음껏 먹었다"고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다이어트할 때 금기시되는 국수나 빵을 마음껏 먹고도 살이 빠진다니 마음이 끌리지 않을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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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식단을 만든 미국 건강 컨설턴트 하비 다이아몬드의 책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Fit for life). 사진 아마존

분리식단은 미국의 유명 건강 컨설턴트 하비 다이아몬드가 쓴 책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에서 소개한 방법입니다. 90kg가 넘는 비만으로 20대를 보낸 그가 온갖 다이어트를 하며 체중 감량과 요요를 반복하다, 자연위생학을 접한 뒤 한 달 만에 25kg을 감량했고 이를 75세까지 유지했다고 합니다. 그의 성공기와 노하우를 녹여낸 이 책은 발간 후 전 1200만부 이상이 팔려나갔고, 그가 주장한 분리식단이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거죠.

자연위생학이란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대사 작용을 이해하고 이를 원활하게 만들어 건강을 찾는 자연치유를 주장하는 접근법입니다. 분리식단은 여기서 말하는 ‘우리 몸은 위에서 한 가지 이상의 농축음식(가공처리·조리를 통해 물이 제거된 음식)을 동시에 소화할 수 없도록 만들어져 음식을 섞어 먹으면 안 된다'는 '음식 배합의 원리’를 적용한 방법입니다. 소화가 잘 안 되면 위장에 쌓여있는 음식물이 썩게 되고 이로 인해 독성 노폐물이 몸속 지방층에 쌓이면서 살이 찌기 때문인데요. 그러니 소화가 잘되도록 음식을 먹고 소화과정에서 생긴 독성 노폐물을 잘 제거하면 살이 저절로 빠진다는 논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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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다유'가 분리식단 다이어트를 하면서 직접 먹은 음식 사진들(위)과 영상에서 정리한 분리식단 구성 원칙. 사진 유튜브

그렇다고 마음대로, 먹고 싶은데로 다 먹는 건 아닙니다. 한 끼에 탄수화물과 단백질 식품을 섞어 먹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과일 30분, 탄수화물 3시간, 단백질 4시간의 식품·영양소별로 걸리는 소화시간을 지켜 소화가 다 된 뒤에 다음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또 원활한 소화를 위해 하루에 16시간의 공복 시간을 지키는 간헐적 단식이 반드시 병행돼야 하고, 몸속 노폐물이 잘 배출되도록 채소를 끼니마다 함께 먹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밥(탄수화물)에 고기반찬(단백질)을 먹는 건 안 되지만, 나물을 듬뿍 넣은 비빔밥이나 밥 없는 삼겹살 상추쌈이나 밥만 채소와 함께 싸서 먹는 쌈은 먹어도 됩니다. 참 비빔밥과 쌈을 먹을 때 고추장이나 쌈장은 설탕 등 당질이 많이 들어가 있으니 되도록 먹으면 안 되고요. 여러 음식을 반찬으로 먹는 한식을 즐기는 한국인에겐 사실 '아주' 쉬운 건 아닙니다.


그래도 장점은 분명합니다. 건강하게 탄수화물을 먹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큽니다. 저탄고지나 당질제한 다이어트를 해 본 사람들은 다이어트가 끝난 뒤 탄수화물을 먹기 시작하면 살이 다시 찌는 요요를 경험하는 경우가 꽤 많거든요.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균형 잡힌 건강한 식사를 위해 과일, 통곡물, 녹황색 채소가 중요하다는 점을 녹여낸 방법이고도 하고요.


『식사혁명』『헬시에이징 식사법』등 식이·다이어트에 관련된 책을 쓴 남기선 영양학 박사는 분리식단에 대해 "영양소를 분리해 먹어 살이 빠진다는 것보다는 하루에 섭취하는 탄수화물 양을 줄이는 괜찮은 방법이고, 또 저녁 8시 이후엔 음식을 먹지 않는 게 동반돼 다이어트의 효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침엔 과일로 포만감을 주고 낮에 탄수화물을 먹어 영양 섭취와 함께 탄수화물 음식에 대한 욕구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 박사는 "분리식단을 한다면 영양균형이 잘 맞도록 하루에 골고루 영양소를 섭취하도록 식단을 짜고, 저녁에 탄수화물을 먹으면 합성반응으로 낮에 먹는 것보다 몸에 더 많이 축적되니, 기왕이면 탄수화물 음식은 점심으로 먹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습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