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가 남편 알고보니 경비…가족도 직장동료도 다 가짜였다

[이슈]by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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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과 직업을 속인 것도 모자라 가짜 어머니와 직장동료까지 섭외해 결혼식을 올린 뒤 피해자에게 수천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1부(부장판사 성지호)는 지난 8일 사기 혐의를 받는 김모(39)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지난달 19일 내려진 원심 판결과 같은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김씨는 2009년 지인 소개로 교제하게 된 피해여성 A씨와의 결혼식에서 어머니와 직장동료 역할의 연기자까지 섭외해 이른바 '사기 결혼식'을 올린 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A씨 가족 등에게서 투자 명목으로 총 7745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금융회사 다니는 척…피해 여성 가족들도 당했다


김씨는 계약직 경비업무를 했지만, A씨에게 서울에 건물이 한 채 있는 재력가 행세를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처럼 꾸민 뒤 투자 정보가 많은 것처럼 속여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A씨에게 “금융기관 동기들이 대출 실적이 많아질수록 성과급이 오르는데, 우리가 대출을 해주면 성과급의 10%를 돌려준다고 했다”고 말하는 등의 방법으로 약 7회에 걸쳐 5845만원을 가져간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심지어 A씨의 모친에게도 “이스라엘 무기 관련 투자를 하면 두 배 이상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900만원을 받아내고, A씨의 동생에게는 고급 주식 정보가 있다며 1000만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 돈은 자신의 빚을 갚는 데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法 "한 여성의 삶 짓밟아…반성 자세 전혀 없어"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는 자신의 학력과 직업, 재력 등에 대해 전부 거짓말로 일관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결혼식까지도 다른 사람에게 일당을 지급하고 동원해 어머니나 직장동료 역할을 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여성의 삶을 짓밟고 그 가정을 참담한 지경에 이르게 했다”면서 “범죄가 발각되자 도주해 자취를 감추는 등 전혀 반성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고 항소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김씨는 1심이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직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면서 항소한 바 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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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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