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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 ]

“김현중 전 여친, 임신 아냐” “착각 가능성 있다”…둘 다 인정한 대법

by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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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및 가수 김현중. [일간스포츠]

2015년 여자친구와 폭행, 유산 등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그룹 ‘SS501’ 출신 김현중(34)의 법적 다툼이 마무리됐다. 대법원은 김씨의 전 여자친구 A씨가 임신을 하지 않았음에도 “김씨의 폭행으로 유산했다”는 허위사실을 언론에 제보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A씨가 자신의 임신이 명백히 허위라는 것을 알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 부분에 대한 무죄 역시 확정했다. 같은 사건을 두고 형사와 민사 재판에서 다소 다른 판결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12일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A씨가 김씨의 폭행으로 유산한 사실이 없음에도 이러한 내용의 인터뷰가 방송에 보도되게 했다며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김씨에게 1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또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A씨가 김씨의 아이를 밴 것이 허위라는 점을 인식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하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일부 유죄로 벌금 500만원이 확정됐다.

2년 동안 이어진 고소→합의→재고소→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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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에 출석하는 김현중과 전 여자친구(오른쪽). [뉴스1]

2012년 연인 사이가 된 김씨와A씨는 2013년 7월쯤 첫 임신 사실을 알게 됐고, 산부인과에서 자연적으로 유산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두 사람의 관계는 2014년 5월부터 삐끗거리기 시작한다. A씨는 5월 중순쯤 임신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른바 ‘2차 임신’이다. 그달 말 김씨와 여자 문제 등으로 말다툼을 벌이다가 A씨는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폭행을 당했다. 이로 인해 유산하게 됐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2014년 6월 A씨는 또다시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됐고, 임신중절 수술을 받았다. 그로부터 한 달 뒤 김씨의 두 번째 폭행이 벌어졌다. A씨의 몸통을 세게 졸라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늑골 골절상을 입힌 것이다. A씨는 2014년 8월 김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한 달 뒤 A씨는 6억원을 받고 형사고소를 취하하기로 합의한다. 하지만 상해죄는 피해자와 합의해도 재판을 받아야 하기에 김씨는 벌금 500만원에 처해졌다.


2014년 10월 중순쯤 A씨는 ‘4차 임신’을 했다고 주장했다. 2015년 4월 A씨는 “김씨에게 임신중절을 강요당했고, 복부를 맞은 충격으로 유산했다”며 16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다. 2015년 5월에는 이와 같은 내용을 기자와 만나 인터뷰했고, 세상에 이들의 사연이 알려졌다. 그해 7월 김씨는 언론에 허위 사실을 폭로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그 역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와 함께 무고, 공갈, 명예훼손 등 혐의로 A씨를 고소했다. 그리고 A씨는 2015년 9월 5차 임신을 통해 얻은 김씨의 아이를 출산한다.

진실게임으로 번진 두 번의 임신

문제가 된 건 A씨의 ‘2차 임신’과 ‘4차 임신’이다. 김씨는 “A씨는 이때 임신을 한 사실 자체가 없으므로 폭행으로 인해 유산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을 겁주어 6억원을 갈취했다”고 주장했다.


민사소송의 1심 재판부는 A씨가 주장한 두 차례의 임신이 허위라고 판단했다. 그가 임신했다는 기간에 술자리에 참석하거나 병원에서 임신중절수술을 받았다는 기록이 전혀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내린 결론이었다. 또 김씨가 군에 입대하기 하루 전 ‘폭행으로 인한 유산’이라는 허위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게 한 건 김씨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고 봤다. 1심은 A씨에게 “명예훼손에 따른 위자료로 1억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판결은 대법원까지 그대로 인정됐다.

달라진 형사재판의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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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자친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김현중. [일간스포츠]

하지만 형사재판에서는 약간 다른 판단이 나왔다. 4차 임신에 대해서는 1심 재판부 역시 A씨가 거짓말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다만 2차 임신은 실제로 했을 가능성도 있고, 김씨의 1차 폭행으로 유산됐을 여지도 있다고 봤다.


이같이 양쪽 재판의 결론이 다른 이유는 형사재판과 민사재판의 차이 때문이다.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 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법관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때 유죄를 인정해야 한다. 설령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그만한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1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A씨가 임신과 폭행으로 인한 유산 주장이 명백히 허위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보기에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결국 2차 임신과 관련한 A씨의 명예훼손, 사기미수 등의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고, 4차 임신에 대한 부분만 유죄를 인정해 A씨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검사는 무죄 부분에 대해 대법원까지 다퉜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대법 “형사와 민사재판의 차이 때문”

대법원은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형사소송 특유의 엄격한 증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법리에 충실해 A씨가 허위라는 점에 관한 고의를 가졌다고 단정할 수 없음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일한 사건을 둔 민사재판의 판단과 사뭇 다르다고 볼 수 있지만 이는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에서 요구되는 증명 정도의 차이에 따른 것”이라며 “법리적으로 두 사건 사이에 아무런 모순이나 저촉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