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틀리지 않지만 달리 말하면 더 좋은 부부 대화술

[라이프]by 중앙일보


[더,오래] 박혜은의 님과 남 (92)

연예인 부부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TV 프로그램에 28년 차 부부인 노사연, 이무송 부부가 출연했습니다. 최근 방송을 통해 두 사람의 졸혼이 이야기되고 있기도 하죠. 방송에서 이무송은 음악 작업실을 알아보기 위해 노사연과 집을 나섰습니다. 마냥 설레 보이는 이무송과 달리 노사연은 매물의 단점을 찾아내며 탐탁지 않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자신의 공간이 생기는 기대감으로 마냥 좋아하는 이무송에게 노사연은 음악이 아니라 나랑 떨어져 있고 싶어 작업실 핑계를 대는 것이 아니냐며 섭섭함을 토로했는데, 이무송은 되려 섭섭한 건 본인이 더 많다며 “30년을 살았는데도 이 사람이 나를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로 힘들다는 신세 한탄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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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혼 언급한 이무송 노사연 부부 [사진 SBS '동상이몽' 캡쳐]

그렇게 여러 곳을 찾다 LP판 가득한 한 작업실이 서로의 맘에 들었고, 그곳에서 추억에 빠진 부부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그런데 한참 신나게 말을 이어가던 이무송이 “비가 무지하게 오는 날, 당신만 한 베이스 앰프”라고 말하는 순간 노사연은 마음이 상합니다. 하지만 이무송은 당신만 한 앰프가 잘못된 말이냐며 이해하지 못했죠. 노사연은 부인을 비유할 때는 예쁜 말에 비유해야지, 내가 크다는 의미 아니냐며 말을 이어갔지만 이무송은 말을 돌렸습니다.


한 사람은 농담이라고 건네지만, 다른 한 사람에게는 농담이 아닌 말이 이어졌습니다. 물론 마지막은 훈훈하게 음악으로 하나가 되며 마무리되었지만 나의 일상을 돌아보게 만든 영상이었습니다.


영상을 보며 소통 강사로 유명한 김창옥 씨의 강의 가운데 기억에 남았던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강의는 예쁘게 말하는 여성과 만나라는 내용이었죠. 강의에 참가한 대부분이 여성이어서인지 여자 입장에서 나의 말을 돌아보게 하는 에피소드가 많이 등장했습니다.


말을 기분 나쁘게 하는 사람을 보면 대개 “나는 틀린 말은 안 해”, “나는 성격 자체가 원래 한 번 아니면 아니야”, “내가 한 번 아니면 아니라고 했지” 등의 단정형, 명령조의 말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어서 아이들과 남편을 칭찬하는 기술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좋은 성적을 받아왔을 때라면 얼굴을 약간 모자라게 보이는 듯 표정을 유지하며 “엄마가 좋은데 너는 엄청 좋겠다”라고 말해 보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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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교감 되려면 단순히 행동이나 결과가 아닌 존재에 대한 칭찬이 필요하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은 남편에게도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강의 제목에 등장하는 성별은 여성이지만 남자라고 다르겠습니까.


고객 상담에 관련한 글 혹은 강의를 진행할 때 묻습니다. 고객은 어떤 말에 귀를 기울일까요? 물론 일 번은 고객이 듣고 싶은 말이죠.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혹은 해야 할 말과 고객이 듣고 싶은 말이 같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고객의 귀에 들리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달리 생각하면 아내나 남편도 고객일 수 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아내나 남편의 귀에 들리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얼마 전 후배와 만났을 때 결혼한 주부 사이에 빠지지 않는 남편 이야기가 대화의 소재에 올랐습니다. 당시 속상한 일이 있던 내가 푸념을 늘어놓자 후배가 말합니다.


“남편 아니고 절친이라고 생각하면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했겠어?”


그 질문이 당시 나에겐 가족이라 누구보다 더 이해받길 원하면서도 가족인데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생각하는 것이 바뀌는 질문이었습니다.


굿커뮤니케이션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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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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