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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신입사원이 부장님과 터놓고 말했다, 메타버스 연수 뭐길래

by중앙일보

LG화학, 석화업계 첫 메타버스 신입 연수

중앙일보

LG화학 메타버스 교육 센터에서 신입 사원들이 노국래 본부장(가운데)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LG화학]

# LG화학에 이달 초 입사한 김동훈 CNT영업팀 사원은 신입 연수를 받으러 컴퓨터 속 가상 현실 공간인 ‘메타버스(Metaverse)’로 출근했다. 실제로 만난 적은 없지만 교육장에는 100여 명의 동기가 저마다의 아바타 캐릭터로 나타났다. 게임 같은 가상 공간에서 함께 조 모임을 하고, 선배의 이야기를 듣는 사이 낯설게만 느껴졌던 회사 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메타버스의 활성화로 신입 사원 연수의 풍경도 바뀌는 것일까. LG화학은 23일 "온라인 가상 공간 메타버스를 활용해 석유화학사업본부의 신입 사원 연수를 23일까지 사흘간 진행했다"고 밝혔다. 석화 업계에서 메타버스를 신입 사원 교육까지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메타버스 교육은 신입 사원을 위해 마련한 연착륙 프로그램 중 하나로 도입됐다. 비대면 교육의 한계를 넘어 신입 사원의 참여도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가상 교육 센터는 대강당과 강의실·휴게실·식당 등으로 현실과 비슷한 교육 환경으로 만들었다. 최근 두 달 사이 입사한 신입 사원은 가상 공간을 돌아다니며 곳곳에 배치된 직무 정보와 회사 생활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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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신입 사원들이 메타버스에서 조별로 모여 퀴즈를 풀고 있다. [사진 LG화학]

조별로 마련된 회의실에서는 아바타 캐릭터와 화상 채팅을 통해 과제를 해결했다. 강당이나 강의실과 달리 말소리가 퍼지지 않는 비밀 상담실에서는 선배와 고민을 나눴고, 대강당에서는 닮은꼴 아바타로 등장한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과 허심탄회한 대화도 했다.


메타버스에 참여한 신입 사원의 반응도 뜨거웠다. 조혜진 SSBR생산팀 사원은 “기존의 온라인 강의는 서로 소통하기 어렵고 벽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며 “메타버스에서는 경영진과도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정현 ABS사업부영업2팀 사원은 “실제로 만나본 적 없는 동기들이지만 아바타 캐릭터로 함께 춤추고 떠드는 사이 끈끈한 유대감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LG화학 관계자는 “메타버스를 다양한 교육과 워크숍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며 “열린 방식으로 소통한다는 회사의 방향성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가리키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3차원(3D)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 1992년 미국 작가 닐 스티븐슨의 공상과학(SF) 소설 『스노크래시』에 처음 등장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