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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과일의 신선함을 2배 오래 가게 만드는 마법 주머니

by중앙일보

한가로운 주말 오후, 혹은 퇴근 후 야심한 밤. 출출한 속을 달래줄 무언가가 생각나는 시간. 며칠 전 사두었던 과일을 떠올리고 냉장고를 연 순간, 생기를 잃어버린 그들을 발견하게 된다. 결국 버려야 하는 음식물 쓰레기만 남은 상황. 이런 상황을 자주 맞닥트리고 ‘조금만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면 여기에 주목해봐도 좋다. 과일과 채소의 신선함을 2배 이상 오래 유지시킬 수 있는 아이템 ‘데비마이어 그린백’에 대한 리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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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요리를 즐기는 나에게 과일·채소의 보관 시간을 늘리는 것은 참 중요하다. 그만큼 아까운 식재료를 버리지 않아도, 비싼 소량 구매를 하지 않아도 된다. 사진은 데비마이어 그린백과 박스로 식재료를 보관한 모습이다. [사진 권민경]

Q : 어떤 제품인가요.


식재료를 오랜 기간 상하지 않게 보관할 수 있는 보관용기예요. 비닐백(그린백)과 박스(그린박스)로 구성돼 있어요. 채소, 과일을 상하게 하는 원인인 에틸렌 가스를 흡착해 제거하는 제올라이트 성분을 사용해 식재료의 신선도를 유지시키는 원리랍니다. 2005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돼 15억개 이상 팔렸어요. 국내엔 2017년에 처음 들어왔는데, 조금씩 이름을 알리다가 최근 주부를 포함해 1인 가구에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이죠.


Q : 어떻게 쓰게 됐나요.


어머니에게 추천을 받았어요. 쉬러 고향집에 내려갔을 때, 어머니가 ‘너무 좋다’고 극찬을 하시며 가져가라고 챙겨 주시더라고요. 사실 제품의 첫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어요. 형광빛이 도는 연두색 컬러가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거든요. 서울에 올라와서도 몇 달은 부엌 서랍 안에 넣어두고 쳐다보지도 않았어요. 그러던 어느 주말 저녁, 쓰고 남은 샐러드 채소들을 보관하려는데 평소에 쓰던 투명 비닐백이 떨어진 거예요. 새 비닐백을 사러 나가기 귀찮아서 일단 그린백에 담아두자 싶었는데, 1주일 뒤 ‘유레카’를 외치게 됐죠. 한동안 요리를 못 해 시들시들해져 있을 채소를 버릴 마음에 냉장고를 열었는데, 그린백 안에 넣어둔 채소들의 상태가 여전히 게다가 상당히 좋은 거예요. 그땐 촌스럽게만 보이던 그린백의 초록색도 아름다워 보이더라고요. 그 이후 계속 사용하고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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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지고 있는 세 가지 사이즈의 그린백. [사진 권민경]

Q : 이 제품을 만든 데비 마이어는 어떤 사람이에요.


미국 기업가로 ‘주방 혁신의 아이콘’이라고도 불려요. 회사 웹사이트에 나온 소개에 따르면, 요리 연구가는 아니었고 일반 회사에 다니다가 창업해 성공을 거둔 인물입니다. 1999년 케이크를 잘라 접시에 옮길 때 케이크를 넘어뜨리지 않고 예쁘게 담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케이크 커터를 발명해 큰 성공을 거뒀어요. 그의 차기작이 바로 그린백과 그린박스죠. 미국의 한경희 대표 같은 분이랄까요.


Q : 최근에 유독 이 제품에 꽂힌 이유가 있을까요.


코로나 19로 집에서 밥을 먹는 일이 더 잦아졌잖아요. 배달음식도 많이 먹지만 집에서 직접 요리해 먹는 사람이 늘었어요. 나 역시 푸드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 특성상 주중엔 일로 요리를 하지만, 주말엔 나만을 위한 요리를 즐겨요. 건강을 위해 신선한 과일과 채소도 즐기는데, 1인 가구의 경우 빨리 먹지 못해 버리는 일이 허다 해요. 그런 경험이 쌓여 아예 과일을 사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요. 1인 가구로 사는 다른 MZ세대도 비슷한 경험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과일과 채소를 신선하게 오래 보관할 수 있으니 더 쉽게 요리에 도전해볼 수 있었답니다.


Q : 어떤 음식이든지 다 보관할 수 있나요.


여러 음식이 다 가능한데 과일, 채소의 장기 보관에 탁월해요. 과일 채소의 경우 20일까지도 무름 없이 보관이 가능하다고 하니까요. 육류나 반찬의 경우는 3~5일 보관을 권장하는데, 이 점은 일반 반찬통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참. 보관하는 과일 채소는 신선한 것이어야 해요. 이미 상하기 사직한 것은 넣어놔도 크게 효과가 없더라고요.


Q : 비닐백은 1회성 제품 아닌가요. 한번 쓰고 버린다고 생각하면 가격이 비싼 것 같아요.


한 번만 쓰고 버리는 제품이 아니에요. 평균적으로 8~10회 정도 재사용이 가능해요. 사용한 뒤엔 세제로 세척하고 잘 말려서 다시 쓰면 됩니다. 그린박스는 부서지지 않는 한 계속 쓸 수 있고요. 하지만 가격만 생각하면 일반적인 플라스틱 밀폐용기나 비닐백에 비해 비싼 게 맞아요. 그린백의 경우 4리터짜리 5매에 정가가 2만원 대인 걸 생각하면 한장에 4000원이에요. 하지만 여러 유통 채널에서 판매 경쟁을 하면서 1만원 대까지 할인 판매도 하는데, 그러면 한장에 2500원인 셈이죠. 내 경우엔 한번 사면 최대 15번까지 사용했으니 한장에 약 160원으로 사용했네요. 그린박스와 그린백을 함께 구매할 수 있는 세트상품이 많은데, 구성품이 많을수록 할인율이 높으니 지인이나 친구와 공동구매해서 나누는 방법을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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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정리해 놓은 그린박스들. 물기가 많은 과일이나 채소는 키친타월을 바닥에 넣어두면 보관 기간이 더 늘어난다. [사진 권민경]

Q : 친환경 제품이라는 점을 내세우는데, 플라스틱과 비닐 사용은 친환경에 반하는 것 아닌가요.


텀블러와 같은 용도라고 생각해요. 이를 사용해 한번 쓰고 버렸던 투명 비닐백을 사용하지 않게 됐고, 음식물 쓰레기가 줄었으니까요. 또 소재는 식품에 사용할 수 있는 식품 등급의 폴리에틸렌(PP)인데,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가 없는 BPA프리 제품으로 친환경을 지향하고 있죠.


Q : 세척하거나 여러 번 사용하면 효과가 떨어지지 않나요.


식재료를 오래 보관할 수 있는 핵심은 제올라이트라는 성분인데, 이를 코팅 등으로 표면 처리한 게 아니고 폴리에틸렌과 반죽해 만든 것이라서 씻어도 보관 효과가 떨어지는 건 아니랍니다. 비닐백의 경우 여러 번 쓰면 찢어질 때가 있는데 그러면 효과가 좀 떨어지는 것 같긴 해요. 이때는 버리지 않고 다른 그린백과 겹쳐서 이중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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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야채칸에 넣어둔 채소들. 밀봉하지 않아고 그린백 윗부분을 살짝 말아두기만 해도 된다. [사진 권민경]

Q : 만족도를 점수로 매긴다면, 몇 점이에요.


10점 만점에 9점이요. 주로 주말에 요리하는데, 이 제품을 쓰기 전엔 요리하고 남은 식재료 대부분이 그 다음 주 주말이면 시들해져 아까웠어요. 게다가 식재료를 싸게 사기 위해 한 번에 많은 양을 사면, 결국 다 먹지 못해 음식물 쓰레기가 돼 버리죠. 반대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려고 소용량을 선택하면 식비에 돈이 많이 들어가게 되고요. 그린백과 그린박스를 사용한 다음엔 채소를 버리는 일이 확실히 줄었답니다. 1점을 뺀 것은 아무래도 눈에 거슬리는 컬러 때문이에요.


Q : 상당히 만족하고 있는 것 같아요. 최고의 장점은 무엇이에요.


아무래도 식재료의 신선함을 오래 유지할 수 있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죠. 바나나도 그린백에 넣어 보관하면 천천히 후숙돼서 두고 먹기 좋아요.


Q : 반대로 아쉬운 점은요.


제품의 색이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색이에요.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해 초록색을 넣은 것 같은데, 차라리 투명하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Q : 나만의 사용 노하우가 있나요.


백이나 박스 안에 습기가 많으면 그렇게 길게 보관이 안 돼요. 과일 채소를 잘 씻어서 물기를 제거한 뒤에 넣어두고 있어요. 가끔 열어서 습기를 제거해주거나 바닥에 키친타월을 깔아두면 싱싱함이 오래가요. 무르기 쉬운 것들은 씻지 않고 그대로 넣어두고요.


또 작은 크기의 그린박스에 식재료를 담았는데 뚜껑이 닫히지 않을 때 그냥 식재료를 높게 쌓고 그린백으로 싸서 냉장고에 보관해요. 밀폐는 되지 않지만, 이렇게만 해도 식재료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더라고요. 5번 이상 그린백을 재사용할 땐 두 장을 겹쳐서 쓸 때도 있어요.


Q : 추천하고 싶은 사람은요.


집에서 음식을 직접 해 먹거나, 샐러드나 과일을 많이 먹는 1인 가구엔 꼭 추천하고 싶어요. 의욕이 앞서 식재료를 많이 샀다가 사용하지 못하고 버린다면 참 아깝고, 또 음식물 쓰레기 처리라는 게 참 번거로운 일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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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지리뷰는...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