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아니면 못보는 3만평 보랏빛 들판…라벤더 명소 어디

[여행]by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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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은 라벤더의 계절이다. 진한 꽃향기를 음미하며 눈부신 보랏빛 꽃밭을 거닐기 좋을 때다. 사진 청농원

보랏빛 들판을 보러 프로방스나 홋카이도를 가지 않아도 된다. 한국에도 라벤더꽃이 흐드러진 명소가 곳곳에 있다. 라벤더꽃은 초여름에 핀다. 올해는 봄 가뭄이 심해 개화가 늦었고 식물 상태도 예년만 못하다 한다. 그래도 본격적인 무더위가 닥치기 전에 보랏빛 향기에 취해보는 것도 좋겠다. 남쪽부터 라벤더 명소 5곳을 소개한다.

바닷마을 꽃동산 - 거제 지세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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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군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거제 지세포성이 꽃동산으로 탈바꿈했다. 사진 거제시

경남 거제 남동쪽에 자리한 지세포성은 조선 성종 때 왜군을 감시하기 위해 만들었다. 조망이 좋은 성이었지만, 최근까지 덤불이 무성해 사람 진입조차 어려웠다. 2018년 거제시와 주민이 뜻을 합쳤고 성 주변을 관광지로 가꾸기 시작했다. 라벤더 4만 주를 비롯해 금계국, 수국, 해바라기 등을 심어 꽃동산으로 만들었다. 6월 초 현재 라벤더와 금계국이 만개해 눈부신 장관을 이루고 있다. 색채 강렬한 여름꽃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광이 희귀해 방문객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아늑한 고택 뒷마당 - 고창 청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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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청농원은 술암제라는 한옥 숙소도 운영한다. 아늑한 자연 속에서 하룻밤 묵기 좋다. 백종현 기자

전북 고창에는 청보리밭으로 유명한 학원농장만 있는 게 아니다. 바로 옆에 여름엔 라벤더, 가을엔 핑크뮬리로 물드는 청농원도 있다. 3년 전부터 가꾼 라벤더밭이 해가 갈수록 자리를 잡아가고 향도 진해지고 있다는 게 청농원 배태후 대표의 설명이다. 이곳 라벤더는 현충일 즈음 만개할 전망이다. 청농원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80년 역사의 아늑한 고택에서 숙박할 수 있고, 복분자 등 다양한 종류의 농산물을 수확하고 잼이나 술을 담그는 체험도 가능하다.

압도적인 규모 - 정읍 허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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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읍 칠보산 자락 '허브원' 농장은 국내 최대 규모 라벤더 밭을 갖췄다. 사진 허브원

전북 정읍에는 국내 최대 규모로 알려진 라벤더밭이 있다. 바로 허브원 농장이다. 농장 전체 면적 10만평 중 약 3만평에 라벤더를 심었다. 허브원 구유경 대표는 "여느 라벤더 농장과 달리 산 비탈면에 라벤더를 심어 프로방스 분위기에 가깝다"고 말했다. 6월 3일 현재 허브원 라벤더 개화율은 80~90% 수준. 이달 20일까지는 라벤더를 감상할 수 있을 전망이다. 허브원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카페는 라벤더 시즌인 6월부터 7월 10일까지 농장 방문객만 이용할 수 있다.

6월 말 느지막이 만개 - 포천 허브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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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허브아일랜드는 수도권의 대표적인 라벤더 명소다. 이달 말 라벤더축제를 연다. 사진 허브아일랜드

수도권에도 라벤더로 유명한 장소가 있다. 경기도 포천 허브 아일랜드. 이름처럼 허브가 주인공인 식물원이다. 약 340종 허브를 갖췄는데 역시 초여름의 주인공은 라벤더다. 북쪽 선선한 산골에 자리한 터라 개화가 늦다. 올해는 6월 말로 예상하고 이때 맞춰 라벤더 축제를 열 계획이다. 다른 지역의 라벤더가 다 질 무렵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축제 기간에는 라벤더 베개와 향초를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라벤더 라떼와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고, 트랙터를 타고 식물원을 둘러볼 수도 있다.

경관농업 선구자 - 고성 하늬 라벤더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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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고성 하늬라벤더팜은 일찌감치 라벤더로 경관농업을 시작한 선구자다. 지중해풍 건물과 보랏빛 꽃이 어우러진 풍광이 이국적이다. 연합뉴스

강원도 고성 하늬라벤더팜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라벤더 농장이다. 2007년부터 6월마다 라벤더 축제를 열었으니 경관 농업의 선구자라 할 만하다. 올해는 극심한 봄 가뭄으로 개화 상태가 썩 좋지 않다. 그래도 이달 15일께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하늬 라벤더팜은 여느 라벤더 농장보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랑한다. 보랏빛 융단과 주황색 지붕 건물이 어우러진 건물이 프로방스의 시골 마을을 옮겨놓은 듯하다. 농장에서 직접 만든 화장품과 라벤더 아이스크림도 인기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2022.06.1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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