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팅 4개월인데도 줄선다…취미로 대박낸 바비큐 맛집 비결 [쿠킹]

[푸드]by 중앙일보

한 끼 식사를 위해서 몇 달을 기다려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한 식당을 예약하기 위해 800통이 넘는 전화를 걸고, 10개월이 넘는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누구보다 먹고 마시는 것에 진심인 푸드 콘텐트 에디터 김성현의 〈Find 다이닝〉을 시작합니다. 혀끝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다이닝을 찾는(Find), 그가 추천하는 괜찮은(Fine) 식당을 소개할게요. 읽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로 생생하고 맛있게 쓰여진 맛집을 만나보세요.


김성현의 Find 다이닝 ⑩ 유용욱 바베큐 연구소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다… 시작부터 끝까지 바비큐와 함께하는 ‘바비큐 놀이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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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누구나 아는 대기업을 다니던 8년 차 회사원에서 이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바비큐 요리 전문가로. ‘유용욱 바베큐 연구소’의 대표인 유용욱(38) 소장의 독특한 이력은 그 자체만으로도 눈길을 끈다. 취미로 요리하던 그가 평균 3~4개월은 기다려야 맛볼 수 있는 바비큐 전문점을 이끌게 된 비결이 뭘까.


“어린 시절 마당의 작은 바비큐 그릴로 가족들이나 마을 사람들과 고기를 구워 먹던 추억이 좋아서 요리를 시작했습니다. 불을 피운 지 7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니 생각보다 많은 분이 오고 싶어 하셨어요. 그때 회사를 나와 저만의 레스토랑을 열어도 되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죠.”


유용욱 소장의 출발점은 자신의 고향집이었다. 그는 경기도 수원시 이목동, 가족 텃밭에서 취미로 바비큐를 시작하며 친구들을 초대했다. 음식은 점차 요리가 됐고, 식사는 어느새 코스의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4년 정도 지났을 무렵, 사람들은 바비큐를 중심으로 다양한 테크닉을 시도하는 그곳에 ‘이목리 유용욱 바베큐 연구소’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2020년 11월 현재 남영동 자리에 터를 잡은 ‘유용욱 바베큐 연구소’의 전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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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하나의 테이블로 시작했습니다. 문을 열기 전까지는 저녁 예약만 꽉 차도 좋겠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예상보다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서, 두 달 만에 맞은편 공간에 테이블을 하나 더 놓고 다시 두 달 뒤 상가 한 켠을 더 계약했어요.”


걱정은 기우였다. ‘원 테이블 레스토랑’에서 출발한 연구소는 4달 만에 세 개의 테이블로 늘어났고, 점심과 저녁 모든 테이블이 손님들로 가득 차며 하루 평균 30~40명의 고객이 찾는 남영동 골목의 명소가 됐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과 SBS ‘집사부일체’ 등 여러 프로그램에서 그의 바비큐를 다루며 연구소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불이 붙었다. 예약제 레스토랑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지방에서 기차를 타고 찾아오는 손님도 있다. 그는 이러한 인기에 대해 “새로운 콘텐트를 많이 찾는 요즘 트렌드에 직장인이 회사를 나와 시장에 없던 요리를 하는 것에 관심을 보여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유용욱 바베큐 연구소는 오는 6월 또 하나의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신사동에 오래된 사우나 공간을 개조해 ‘유용욱’과 ‘바베큐’를 떼어낸 새로운 브랜드 론칭을 준비 중인 것. 유 소장은 이곳은 셰프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한 2년 이내에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서 한국적인 터치를 가미한 레스토랑을 선보이겠다는 야심도 내비쳤다.



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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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무서운 맛은 ‘아는 맛’이라고 했던가. 9개의 코스로 구성된 ‘유용욱 바비큐 연구소’의 미덕(美德)은 익숙한 음식을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각 메뉴는 재료가 품고 있는 본연의 맛을 잃지 않고, 바비큐라는 장르에서 느낄 수 있는 훈연과 같은 특유의 풍미를 곁들인다는 것이 흥미롭다. 특히 불과 재료가 만나 만들어내는 풍부한 풍미가 매력적이다.


유 소장은 “흔히 바비큐 하면 미국 남부 스타일의 육류 요리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바비큐에 국한되지 않고 스모크(훈연)와 우드파이어(숯과 나무를 이용한 조리법)를 장르로 생각해 더욱 포괄적인 음식을 선보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곳의 음식은 미국식 바비큐의 틀에 갇혀 있지 않다. 대표 메뉴인 ‘시그니처 비프립’만 보아도 그러하다. 비프립은 전형적인 서양식 바비큐의 비주얼이지만 한국식 간장 양념으로 재운 뒤 장시간 저온 조리해 손님 앞에 낸다. 생김새와는 달리 갈비찜이나 갈비구이와 같은 한국 정통의 맛이 느껴지는 이유다.


‘시그니처 비프립’은 짭짤하면서도 달큰한 양념과 고기 본연이 가진 육향, 더불어 훈연 뉘앙스가 묵직하게 코와 혀를 치고 올라온다. 부위에 따라 식감을 다르게 즐길 수 있는 것 또한 큰 재미다. 눈 녹듯 사라지는 부위가 있는가 하면 고기의 표면에 따라 쫄깃쫄깃하거나 바삭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여기에 함께 나오는 백김치와 치미추리를 곁들이면 느끼할 틈이 없이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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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 시럽과 만나 '단짠단짠'(달콤함과 짠맛을 동시에 지닌)에 피스타치오를 곁들여 고소함과 더불어 씹는 재미까지 더한 ‘이베리코 베이컨’이나 겉은 튀김이 연상될 정도로 바삭하고 한 입 베어 물면 육즙이 가득 느껴질 정도로 촉촉한 삼겹살로 쫀득한 번을 채운 ‘포크밸리 스팀번’도 일품이다. 속이 확 풀리는 매콤한 라면에 고소한 갈비를 듬뿍 넣어 먹는 호사를 부릴 수 있는 ‘갈비라면’과 한남동과 압구정 등에 별도의 브랜드를 오픈할 정도로 인기를 끈 ‘핫치킨버거’ 역시 놓칠 수 없는 메뉴다.


김성현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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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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