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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농구장 현장 카메라 감독이 공개하는 ′전광판 출연 꿀팁?′

by점프볼

농구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던 순간을 떠올려 보자. 경기 시작 전 기대감을 높이는 암전, 땀 흘리는 선수들 모습, 작전 지시하는 감독의 상기된 얼굴, 선수 득점과 함께 울려 퍼지는 응원가, 전광판에 나오는 관중의 환호 장면. 떠올리면 익숙한 것들이지만 ‘응원가는 누가 틀까? 전광판에 어쩌다 내가 잡혔지?’라는 궁금증을 가진 순간,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궁금증에 대한 답이자 한 경기를 위해 코트 밖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본 기사는 점프볼 2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프로스포츠의 분위기는 팬이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응원은 선수를 더 뛰게 하고, 어려운 상황에 힘을 내게 만든다. 그렇다면 팬의 응원 열기를 높이기 위해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각 구단은 홈경기를 찾은 팬에게 보답하고, 현장의 열기를 높이기 위해 이벤트나 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한다. 응원과 적극적으로 이벤트에 참여하는 팬의 모습은 전광판을 통해 송출된다. 그 찰나의 장면은 한 명의 응원 열정 을 다수에게 전달한다. 현장 카메라 감독은 순간을 포착해 뜨거운 분위기를 퍼트리고, 팬에게 잊지 못할 농구장 추억을 선물한다. 현장의 뜨거운 분위기에 기름을 붓는 카메라 감독 이동욱(34) 씨를 만나봤다.


경기장에서 현장 카메라 감독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현장 카메라 감독은 경기장의 열기를 카메라에 담아 전광판에 송출해요. 전광판에 나오는 대부분의 모습을 모두 카메라로 찍고, PD가 송출하는 방식으로 업무가 이뤄져요. 스타팅 라인업을 소개할 때 선수가 뛰어 들어오는 모습부터 팬이 응원하는 모습, 현장 이벤트, 치어리더팀 공연,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 등 다양한 장면들을 카메라로 담아요. 팬이 응원하는 모습이 전광판에 나오면 다른 팬도 더 열심히 응원하게 되는 분위기를 만들고, 선수 모습이 잘 안 보이는 좌석에서도 카메라를 통해 선수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도록 돕죠.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됐나요?

20대 때 농구를 좋아해서 서울 SK 홈 경기장에서 진행 요원 일을 했었어요. 이후 연기를 배우면서 단품 영화에 출연도 하고 직접 촬영하기도 했는데 카메라를 만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장에서 일하던 지인이 현장 카메라 일을 추천해줬어요. 처음에는 야구 업계에서 시작했지만, SK에서 일했던 경험을 통해 농구장에서도 일하게 됐어요. 이 일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스포츠 현장에서 일하다 보니, 그 뜨거운 열기와 함께 일한다는 점이 매력이죠. 관중석에서 적극적으로 응원하는 팬을 눈여겨보다가 카메라로 전광판에 내보내면 막 기뻐하고 더 열심히 응원하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 내가 이 현장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보람이 배가 돼요. 예를 들면 수원 KT 양홍석 선수가 득점했을 때, 양홍석 선수의 유니폼을 들고 있는 팬을 바로 카메라 앵글에 잡으면 선수의 득점은 극대화되고 홈 팬들은 순간을 더 즐기게 되죠. 그런 장면을 직접 선택해서 만든다는 게 이 일의 매력인 것 같아요.


전광판에 잡히는 꿀팁이 있나요?

팬들은 이벤트 할 때 장내 아나운서와 호흡하다보니 장내 아나운서가 참가자를 선정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어떤 팬이 참가할지나 어떤 사람을 전광판에 내보낼지는 카메라 감독이 잡는 앵글이 결정하는 거거든요. 경기 중간마다 선수 플래카드를 준비한 팬이나 유니폼을 흔드는 팬, 응원 도구로 열심히 응원하는 팬을 유심히 고르고 눈에 새겨 놔요. 그럼 이벤트나 전광판에 응원 모습을 송출해야 할 때 그 팬을 카메라로 잡아요. 이벤트 때 잠깐 열정을 보이는 사람들도 잡지만, 카메라도 눈이기 때문에 계속 열심히 응원하는 사람에게 시선이 가요. 리액션을 잘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홈 팀 팬을 주로 잡는 편이에요.


라이브로 진행되기에 부담이 있을 것 같아요. 카메라는 실수를 하면 티가 한눈에 드러나는 일이에요. 또 이전에 했었던 영화 촬영은 NG가 나면 다시 찍어서 실수를 해결할 수 있지만, 현장에서는 NG가 없거든요. ‘다시’는 없는 일이기에 매 순간 긴장하고 있어야 해요. 또 어느 시점에 작전 타임이 불려 이벤트를 하게 될지, 언제 응원하는 팬의 모습을 보내야 할지 100% 예상하기가 어려워서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해요. 일을 시작할 때는 누가 이벤트에 참여하고 싶은지, 전광판에 나오고 싶어하는지 파악하는 것도 어려웠어요. 현장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하는 일이다 보니 리액션이 좋은 팬을 골라야 하거든요.

아찔한 순간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가장 아찔한 순간은 원정 팬을 잡는 거예요(웃음). 홈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이벤트다 보니 홈 팬을 위주로 잡아야 하는데 유니폼 색이 비슷해서 원정 팬을 잡을 때가 있죠. 그러면 큰 실수예요. 또 열심히 응원하는 사람을 눈에 익혀놨는데 막상 이벤트에 들어가니 그 팬이 자리를 비웠거나, 표정이 안 좋다면 내보낼 수 없기에 아찔하죠. 그럴 때는 빨리 다른 팬을 찾아서 앵글을 전환해야 해요.


이 일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대학 쪽에서 영상 관련 전공을 해서 소개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고, 현장 진행 요원 일을 하다가 관심을 표하면 기회가 오기도 해요. 진입 장벽이 높기는 하지만, 하고 싶다면 어떤 업무든지 현장에 발을 들여 놓는 걸 추천합니다.


이 일을 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갖춰야 할까요?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좋지만, 과한 애정은 독이에요. 경기에만 몰입하다가 진행 상황을 놓칠 수도 있거든요. 또 홈 경기장에서 일을 하기에 홈 팀의 입장이 돼야 해요. 저도 홈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일하거든요. 그래야 팬이 응원을 많이 하고, 더 다양한 장면을 담을 수 있어요. 농구에 대한 적당한 애정으로 경기 상황을 대략적으로 읽을 수 있는 정도면 좋을 것 같아요. 카메라를 다루는 실력은 일을 시작하면 늘 수밖에 없어요. 저도 치어리더 공연을 촬영하는 게 가장 어려웠는데, 공중파 음악 방송처럼 찍고 싶어서 연구하기도 했어요. 분명 일을 하게 되면 욕심이 생길 테고 그럼 그만큼 훅 성장할 수 있어요.


# 사진_본인 제공


​[점프볼=최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