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는 5세부터 술을 마실 수 있다? 세계 이색 술 문화

일본 : 술자리의 시작과 끝이 있는 문화

일본에서는 건배를 할 때까지 잔을 들어서는 안 된다. ‘건배’는 일종의 술자리 시작을 알리는 행위로, 처음 딱 한 번만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일본은 직장 내 서열 문화가 엄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건배를 할 때도 나타난다. 아래 사람이 윗사람보다 조금 아래에서 잔을 부딪치는 것이 예의다.


일본은 잔을 다 비우기도 전에 술을 따르는 첨잔 문화가 있다. 잔이 비는 것이 큰 결례라 생각하는 것인데, 그렇다고 주는 술을 모두 다 마셨다가는 곤란해진다. 그만 마시고 싶다면 술이 가득 찬 상태로 그냥 놔두면 된다. 또한 상대가 자리를 비울 때 첨잔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며, 첨잔할 때는 상대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술을 따를 때는 라벨이 보일 수 있게 따르며, 술을 받을 때는 한쪽 손으로 잔을 들고 다른 손으로 받쳐 받아야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다. 건배가 술자리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라면, 술자리가 끝날 때는 “요-이” 같은 기합을 넣고 박수를 딱 한 번 치며 마무리한다.

대표 술 사케(니혼슈), 맥주

대표 안주 교자, 닭꼬치(야키도리), 오뎅, 회

중국 : 식탁을 두드리며 미지근한 술을 마신다

중국 식당에서 시원한 맥주 한 잔을 기대하며 주문한다면 깜짝 놀랄 수 있다. 상온에서 보관한 미지근한 맥주가 나오기 때문이다. 중국은 술을 냉장고에 넣지 않고 실내에 두고 마시는 문화가 있다. 여름에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싶다면 반드시 차가운 것으로 달라고 해야 한다. 또 지방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중국에서는 건배를 잘 하지 않는다. 식탁에 잔을 두드리는 것으로 건배를 대신한다.


건배를 하게 되면 잔을 다 비우는 것이 원칙이다. 중국 역시 상대의 잔이 늘 채워져 있도록 첨잔하는 문화가 있으며, 50도가 넘는 백주(바이주)를 즐겨 마시는 나라인 만큼 급하게 먹지 않고 음식과 함께 천천히 마셔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주의해야 할 술 매너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연장자에게 술을 받으면 고개를 돌려 마시는 것이 예의인 반면, 중국에서 고개를 돌려 마시면 ‘당신이 불편하다’는 뜻이 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술을 마실 때 상대 눈을 보며 속도를 맞춰 마셔야 한다.

대표 술 백주(바이주)

대표 안주 기름에 볶은 땅콩, 소고기 편육 무침, 파이황과, 량반피단

베트남 : 맥주에 얼음 동동

맥주에 대한 사랑이 대단한 베트남에서는 맥주를 시키면 얼음이 가득 담긴 잔에 제공된다. ‘비아 허이((Bia Hoi)’라 부르는 베트남식 생맥주다. 얼음을 넣은 건, 베트남의 덥고 습한 날씨 속 오랫동안 시원하게 마시려는 염원에서 비롯됐다.


낮술에 대한 부정적인 한국 통념과 달리, 베트남은 낮이나 밤이나 상관없이 술을 마신다. 베트남 국수와 마찬가지로 길가에 앉아 간단히 맥주에 마른안주를 곁들이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잔이 항상 찰랑찰랑하게 유지되게 하는 첨잔이 기본이며, 2차 3차 자리를 옮기기보다는 한자리에 앉아 오래 마시기를 좋아한다.

대표 술 맥주

대표 안주 마른안주, 해산물 요리

미국 : 엄격한 분위기의 술 문화

미국은 얼핏 자유로운 나라 같지만, 술만큼은 보수적이다. 특히 술에 대해서는 한국보다 훨씬 엄격하다. 일단 야외에서 술을 마실 수 없고, 술을 마시면서 걸어가도 안 되며, 술 취해 걸어가서도 안 된다. 게다가 바에서는 술이 취했다 싶으면 주인이 술을 팔지 않는다. 즉, 적당히 마셔야 한다.


미국 바에서는 취하기보다는 가볍게 마시고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나누는 것이 목적이다. “치어스(Cheers!)”하는 건배는, 결혼이나 출산 등 특별한 날에만 하는 편. 정말 취하고 싶다면, 하우스파티를 연다. 클럽에서는 술잔을 놓고 화장실에 다녀와서는 안 된다. 누군가가 몰래 약을 탈 수도 있다.

대표 주종 위스키, 맥주, 칵테일

대표 안주 칩스, 견과류

러시아 : 릴레이 건배와 원샷의 향연

보드카의 왕국 러시아에서는 ‘세계 1위 음주율’의 명성답게 음주에 있어서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펼쳐진다. 우선 러시아 사람들은 감기에 걸리면 보드카에 후추를, 배가 아프면 소금을 타서 마실 정도!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서 알코올이 높은 술이 발달한 영향이다. 놀라운 것은 보통 실온이나 냉장고에 보관하는 여타 주류와 달리 보드카는 냉동 상태로 보관하는 것이 목 넘김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술자리에는 한 명이 건배사를 하고 전원이 원샷을 한 뒤 또 그 옆 사람이 건배하고 원샷을 하는 릴레이 원샷 문화가 있다. 또한 술을 받을 때는 와인처럼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받는 것이 원칙이며, 아무리 술이 약해도 첫 잔은 원샷이 기본.


술을 따를 때는 손바닥이 술병의 아래에 있어야 하며 술을 따르는 순서는 여성부터 그다음은 연장자, 마지막은 자신의 잔에 따르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단, 와인의 경우 자신의 잔에 소량 따른 후,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며 마지막에 자신의 잔에 가득 따른다.

대표 술 보드카

대표 안주 피클, 청어, 토마토, 삶은 감자

헝가리 : 맥주는 건배하지 않는다고?!

헝가리에서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전통술 팔링카와 함께 맥주를 즐긴다. 신기한 것은 식사를 할 때 와인이나 맥주 등 간단한 술을 곁들일 수 있지만, 술집에서는 안주는 거의 먹지 않고 팔링카 안주로 맥주를 마실 정도라고. 헝가리에서 맥주를 마실 때 주의할 점이 있다. 건배를 하지 말아야 한다.


1848년 오스트리아에서 헝가리 장군 13명을 사형하면서 맥주로 건배한 뒤 자리 잡은 문화다. 헝가리는 그날의 설욕을 잊지 않기 위해 150년 동안 맥주를 마실 때 건배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이제는 기간이 지났으나, 아직도 보수적인 헝가리인들은 맥주를 마실 때 건배를 하지 않는다고. 단 다른 술들은 상관없다.

대표 술 팔링카, 토카이

대표 안주 꼴바스(헝가리 소시지), 파프리카 피클

영국 : 좋아! 자유롭게 마시는 거야!!

에일 맥주의 나라 영국에서는 엄청나게 자유로운 술 문화를 만날 수 있다. 길거리는 물론,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술을 마신다. 단, 런던에서는 불법이다. 2008년 런던 대중교통 음주 금지법이 시행된 뒤부터다.


충격적인 것은 음주 연령이 만 19세도, 15세도 아닌 5세부터다. 물론 공공장소가 아닌 가정과 같은 사적인 공간만 가능하며, 16세부터는 성인과 동석한 자리에서 반주로 마실 수 있고, 18세부터는 성인 취급을 받아 언제 어디서나 음주가 가능하다.


그러나 술을 살 수 있는 나이는 엄격히 지켜진다. ‘challenge 25’라는 정책은 25세 미만처럼 보이는 모든 술 구매자들에게 신분증을 검사할 수 있는 제도인데, 이는 검사의 폭을 넓혀 미성년자들을 촘촘히 가려내기 위해서다. 영국은 에일 맥주의 나라로, 엄청나게 다양한 맥주를 맛볼 수 있는데, 신기하게도 안주는 거의 먹지 않는다.

대표 술 맥주, 사이더, 위스키

대표 안주 칩스, 견과류, 돼지 껍데기 튀김

기획 서희라 두경아(여행작가)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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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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