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부터 퇴직을 준비했다는 알리바바 회장 마윈의 퇴직기

마윈이 퇴사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회장직에서 내려온 것이다. 1999년 중국 항저우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알리바바를 창업한 지 꼭 20년 만의 일이다.


월급 1만5천원을 받던 영어 강사에서 재산 46조원의 중국 최고 부자가 된 마윈의 갑작스럽고 이른 퇴진에 많은 이들이 의문부호를 달았지만, 사실 그의 은퇴는 예견된 일이었다. 마윈은 알리바바 창립 10주년인 2009년부터 은퇴를 결심하고 후계 구도 작업에 돌입했다.


그는 2018년 9월 10일 장융을 후계자로 발탁하면서 “1년 후인 2019년 9월 10일 은퇴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리고 약속대로 중국의 1세대 IT 사업가는 55세라는 젊은 나이에 알리바바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마윈도 퇴직 준비를 10년이나 했다

마윈의 행보에서 눈여겨볼 것이 있다. 세계 7위의 브랜드 가치를 지닌 기업의 수장이었던 그도 퇴직 후 삶을 위해 10년이나 투자했다는 점이다. 마윈은 자신의 퇴진 계획을 밝히며 “이번 결정은 지난 10년간 심사숙고하며 계획한 것”이라면서 “세계는 이렇게 크고 나는 아직 젊기에 많은 것을 시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윈은 자신의 2라운드 계획으로 교육 분야에서의 자선활동을 꼽았다. 그는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게 은퇴를 뜻하는 건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는데, 자신은 알리바바에서 ‘퇴직’한 것일 뿐 인생에서 ‘은퇴’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퇴직은 은퇴가 아니다. 평생 일한 직장에서 나온다는 것은 당연히 많은 상실감과 불안함을 동반하는 일이지만, 직장이 없어진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호모 헌드레드, 100세 시대인 요즘엔 더 그렇다.


고용정보원 통계가 밝힌 우리나라의 평균 퇴직 연령은 49.1세, 인생의 약 절반은 직장 업무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마윈의 퇴직 행보를 바탕으로 퇴직 준비를 할 때 유념해야 할 3가지에 대해 알아보자.

1 방심하다 퇴직을 맞지 말고 퇴직을 ‘맞이’하자

퇴직자들의 공통된 소감(?). 퇴직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다가올 줄은 몰랐다’라는 것이다. 이렇듯 방심하다가 준비 없이 맞는 퇴직은 생각보다 훨씬 위험하다. 재취업의 어려움은 두말할 것도 없거니와, 새로운 직업 교육을 받는다고 해도 준비와 재취업 과정까지 몇 년이 소요되기도 한다(물론, 이렇게 준비해서 취업이 된다는 확실한 보장도 없다).


요즘 도서관에 50대 남성들이 많은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퇴직자들에게 가장 위험한 것이 낙관주의라고들 한다. ‘어떻게든 되겠지!’ ‘퇴직하고 생각하지 뭐’라는 안일함이 퇴직 후엔 조급함으로 다가오고, 결국 2라운드 준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퇴직 준비는 퇴직 후 삶의 심각성을 늘 경계하는 마음가짐이다.

2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알리바바 창업 전 영어 강사였던 마윈은 은퇴를 앞두고 “교육이야말로 알리바바의 회장직보다 더 자신 있고 훨씬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하며 앞으로의 인생은 교육을 위한 활동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퇴직 후 2라운드도 나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일을 해야 한다. 유행하는 아이템을 좇아 무작정 하는 창업은 리스크가 너무 크고, 성급한 재취업은 시행착오를 겪기 쉽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인지, 내가 가진 경력과 경험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인지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자격증도 마찬가지다. 흔히 ‘재취업에 유리한 자격증’이라 불리는 것들이 있지만, 나와 맞지 않는 분야의 자격증을 무턱대고 취득하는 것은 시간적·비용적으로 마이너스다. 퇴직 후의 일은 오히려 금전보다 나의 적성에 맞는 일이어야 오래갈 수 있다.


3 퇴직 후 필요한 교육 자금을 따로 모아두자

퇴직을 위한 자금이라고 하면 대부분 주택, 생활비 등 필수 항목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퇴직 후 바로 노후 생활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활동을 위한 교육 자금이 필요하다.


퇴직 전 직장에서 쌓아온 업무 노하우와 경력만으로는 새로운 일을 찾기가 쉽지 않다. 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익혀야 차별화된 인력이 될 수 있다. 퇴직 후 교육 훈련은 재취업을 위한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새로운 취미와 취향을 탐색하는 데에도 돈과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 40~50대는 인생 후반기의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나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작업이 꼭 필요하다.

이제는 ‘나의 행복’으로 취직할 때

마윈은 자신 인생 최대의 실수로 ‘알리바바를 창업한 것’을 꼽은 바 있다. 세계 20위, 중국 1위의 부자가 이 무슨 배부른 소리인가. 그는 “내 시간 대부분을 일하면서 보내고 있다. 만약에 내게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할 기회가 생긴다면 결코 현재와 같은 일은 하지 않을 거다. 사무실이 아닌 해변에서 죽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월급 91위안(약 1만5천원)을 받았던 선생님 시절이었다”고 말하며 교육 사업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본인이 설립한 ‘제국’을 뒤로 하고 교사로 돌아가는 그의 표정은 천진난만할 정도로 밝다.


퇴직 후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아마도) ‘이제 뭐 하고 살지?’일 것이다. 그리고 그 고민은 대개 줄어든 소득 등 경제적인 문제로 향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심리적인 준비다.


말로만 ‘인생 2막’이 아니라, 나의 새로운 인생을 무엇으로 채워가며 살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내가 진짜 행복한 일을 해야 더 멀리 갈 수 있다. 우리도 마윈처럼 ‘퇴직’한 것일 뿐 ‘은퇴’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획 김병주 사진 셔터스톡 참고 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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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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