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람이 제주에서 카페로 성공하려면 알아야 할 것들

[비즈]by 전성기

제주에 카페 열고 여유롭게 사는 삶, 은퇴자들의 로망 중 하나다. 그러나 제주 커피업계에서 베테랑으로 통하는 카페 경력 21년 차 우창협 씨는 육지보다 몇 배는 힘들다고 말한다.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개인 카페를 운영하면서 카페 창업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그가 내놓은 제주 카페 창업의 성공전략은?

제주도 카페는 과잉 경쟁 시대

"10년 전만 해도 제주에서 카페를 창업하는 게 어렵지 않았어요. 뒷골목 상권이나 주택가 근처와 같은 틈새만 있으면 카페를 열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길 건너면 카페가 있을 정도로 카페가 너무 많아요. 제주도도 과잉 경쟁 상태인 거죠."

소자본만 있어도 쉽게 창업할 수 있는 것이 '카페 창업'이다. 은퇴 후에 모아 놓은 돈과 퇴직금만으로 충분히 카페를 차릴 수 있기 때문. 무엇보다 빠른 시일 내에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카페 창업을 결심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실제로 커피 학원도 많고 카페 창업을 위한 컨설팅도 쉽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한 달에서 길게는 세 달 정도만 공부하면 카페 창업 실전에 뛰어들 수 있어 많은 은퇴자들이 카페 창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도도 다르지 않다. 특히 제주살이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오히려 서울보다 창업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요즘은 아주 작은 상권만 형성돼도 바로 카페가 생겨요. 카페 사장님들 상담해보면 다들 한 해 한 해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고 해요. 그래서 카페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웬만하면 제주도에서 창업하지 말라고 권해 드리고 있어요. 생각보다 쉽게 도전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막상 도전해보면 현실의 벽이 높다는 것을 금방 체감할 수 있어요. 그런데 카페 운영이 힘든 사람들을 보면 자신의 실패의 원인을 찾기보다 유명 컨설턴트나 학원 선생님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이러면 절대 롱런할 수 없어요."

열에 아홉은 놓치고 있는 것은?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우창협 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카페 창업에 관한 상담을 진행한다. 상담을 해보면 각자 가지고 있는 고민들은 다양하지만 핵심을 놓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다들 카페 인테리어를 요즘 감성에 맞춰야 하는지, 나만의 카페 메뉴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앞선다. 그런데 핵심은 커피 '맛'에 있었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이를 놓치고 있는 사람들이 열에 아홉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를 간과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담하러 온 카페 사장님들을 보면 공통점이 자기 커피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요. 자신감을 갖기 위해서는 커피 맛에 대한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스스로 맛있는 커피 맛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니 손님 한 두 사람이 안 좋은 평가를 하면 바로 원두를 바꾸는 거예요. 인테리어는 트렌드가 수시로 변하지만 커피 입맛은 변하지 않죠. 나만의 커피 정체성을 가지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실패 요인이라 할 수 있어요."

그는 나만의 커피 맛을 찾기 위해서 이론 공부가 아닌 직접 발로 뛰라고 조언한다.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나 맛있다고 소문난 카페들을 직접 방문해 맛을 직접 느껴보는 방식이다. 어느 정도 맛에 대한 기준이 섰을 때 비로소 원두를 고를 수 있는 안목이 생기기 때문.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어떤 커피가 진짜 맛있는 커피인지를 알아야 원두를 선택할 능력이 생겨요. 요리사도 음식 만드는 기술보다 어떤 재료를 선택하느냐가 더 중요하잖아요. 커피도 마찬가지예요. 처음 온 손님을 한 번 더 오게 하려면 맛으로 승부해야 해요. 손님에게 커피가 맛있다는 첫인상을 심어주면 호기심으로 다른 카페를 가더라도 결국 돌아오게 되어 있어요."

커피 맛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사이드 메뉴가 별로면 카페 이미지 자체가 실추돼요"


우창협 씨도 개인 카페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시행착오로 겪었다. 커피 맛이 중요해서 커피만 보고 달려왔는데 고객은 커피가 전부가 아니었던 것. 커피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사이드 메뉴 또한 고객에게 중요한 요소였다. 

"처음 카페를 시작할 때 구색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메뉴로 시작하는 분들이 많아요. 메뉴가 많아야 손님들의 다양한 취향을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오히려 이것이 역효과를 불러일으켜요. 생과일주스를 시켰는데, 맛이 별로면 카페에 대한 이미지 자체가 실추돼요. 그래서 카페를 처음 시작할 땐 정말 자신 있는 메뉴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만의 음료 메뉴를 만들거나, 다른 카페와는 조금 차별화된 디저트를 만들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음식에 일가견이 있지 않은 사람에겐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굳이 독특한 방법이 아니더라도 평범한 레시피로 충분히 맛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제주의 핵심은 신선도예요. 생과일 주스도 산지에서 직접 고른 과일로 만들면 풍미를 더할 수 있어요. 웬만하면 가공된 재료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직접 담근 과일청을 사용하거나 브런치를 원하는 손님들을 위해 직접 만든 샌드위치를 제공하는 것이 동네 손님들이 자주 방문하는 이유가 되죠."

현지 컨설턴트가 알려주는

제주도 카페 창업에 필요한 실전 기술 3가지

1. 인테리어 설계와 시공은 따로 할 것

서울에는 인테리어부터 시공까지 전부 완벽하게 해내는 업체들이 많은데, 제주도에는 두 가지 모두를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업체가 부족해요. 한 회사에 전부 맡기게 되면 원하는 만큼의 퀄리티를 내기 어렵죠. 그래서 하나를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에 따로 맡기는 것이 완성도 측면에서도 좋고, 비용 측면에서도 전체 비용의 20~30% 정도를 아낄 수 있어요. 


먼저는 인테리어 설계를 의뢰할 업체를 선정하고, 그들과 자주 미팅하면서 설계 도안을 완성하면 돼요. 이 단계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는 것이 중요해요. 주방 동선부터 커피 머신의 위치, 전기 코드 위치, 상하수도 배관 등 다양한 요소들을 전문가와 직접 얘기하면서 결정해야 하거든요. 이렇게 해서 인테리어 설계도를 완성하면 시공할 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어서 비용절감에 큰 도움이 돼요. 어떤 재료를 쓸지, 어떤 느낌을 낼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내가 원하는 카페의 모습을 그대로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고요.


2. 적합한 목수를 직접 선택할 것

인테리어 설계도가 완성되면 여러 시공 업체에 견적을 의뢰할 수 있어요. 이때 시공에 참여하는 목수들의 경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요. 목수들도 전문 분야가 세부적으로 다르더라고요. 실제로 카페 시공에 얼마큼 참여해봤는지, 참여했던 카페의 모습은 어떠한지 등을 직접 검증한 다음 목수를 선택해야 돼요. 지인에게 시공 업체를 소개받은 경우, 지인만 믿고 손놓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 낭패 볼 수 있습니다.


3. 월 매출에 대한 미니멈을 정할 것

카페 시공을 완성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면 월 매출에 대한 최소 금액을 설정해야 돼요. 월 매출의 최소 30% 이상의 이윤이 남는 것이 기본인데, 실제 금액으로 환산하면 300만원 정도가 적정 금액이죠. 그 정도 되려면 월 매출이 1천만원은 돼야 해요. 제주도는 특유의 임대문화가 있어 1년 치 월세를 선불로 한 번에 내는 '연세'가 있어요. 평균 연세가 2천만원 정도 하기 때문에 월 매출이 1천만원 정도 돼야 월세(20%), 재료비(30%), 기타 비용(30%) 등을 제하면 300만원 정도의 이윤이 남게 되는 거죠.


사진 지다영(스튜디오 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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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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