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RZ, 이번엔 제대로 된 전기차일까?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렉서스의 첫 모델인 RZ가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렉서스는 국내 판매량의 95% 이상이 하이브리드일 정도로 하이브리드에 강하지만 전기차에는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는데요. 신형 모델인 RZ의 출시를 기점으로 전기차 시장 확대에 나설 전망입니다.

렉서스 RZ [출처: 렉서스]

렉서스 RZ는 중대한 책임을 안고 있는 모델입니다. 이전에 렉서스가 출시한 전기차 UX300e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개조해 만들었기에 짧은 1회 충전 주행거리와 렉서스답지 않은 완성도로 국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RZ는 높은 완성도를 내세워 렉서스 전기차에 대한 이미지를 호감으로 바꿔야 합니다.

렉서스 RZ [출처: 렉서스]

RZ의 디자인은 과감한 인상입니다. 그 안에는 공기역학에 대한 치밀한 계산이 숨어있죠. 전면의 살짝 패인 부분은 공기의 흐름을 다듬어 접지력을 높이며, 측면의 굴곡과 스포일러는 주행 중 측풍(옆바람)이 미치는 영향을 줄입니다. 또한, 지붕의 스포일러는 바람을 매끄럽게 뒤로 보내 차체 뒤에 생기는 와류를 줄입니다.​

렉서스 RZ의 실내(위)와 신형 스티어링 휠 [출처: 렉서스]

실내 디자인은 버튼을 줄이고 기능 대부분을 중앙의 대형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에 몰아넣은 덕분에 간결한 느낌입니다. 한편, RZ의 경우 기존의 원형 스티어링 휠 또는 절반을 자른 모양의 신형 스티어링 휠을 고를 수 있습니다. 렉서스 최초로 전자식 방향 제어를 도입하고, 조향 조타각을 약 150도로 설정한 덕분에 스티어링 휠을 잡은 상태에서 주차나 U턴도 쉽게 할 수 있다고 해요. ​

렉서스 RZ의 실내 [출처: 렉서스]

RZ에는 앞좌석 상단부터 뒷좌석 승객의 머리까지 이어지는 파노라믹 루프가 달립니다. 탁 트인 공간감을 자아내기 위한 것이죠. 자외선의 99%를 차단하며 열차단 기능도 갖췄습니다. 머리 공간 확보를 위해 차양을 없앤 것이 특징인데요. 렉서스 최초로 디밍 기능을 갖춰 필요에 따라 즉시 빛을 차단할 수도 있습니다.

렉서스 RZ의 파워트레인 배치도 [출처: 렉서스]

RZ의 길이×너비×높이는 4,805×1,895×1,635㎜, 휠베이스는 2,850㎜입니다. 렉서스 최초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TNGA’를 사용해 만든 모델이죠. 대다수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배터리를 바닥에 깔아 무게 중심을 낮춘 것이 장점입니다. 렉서스는 이를 이용해 승차감을 높은 수준으로 다듬었다고 밝혔습니다. 주파수 감응 쇼크업소버 ‘FRD II’를 렉서스 최초로 RZ에 적용하기도 했죠.

렉서스 RZ의 e-TNGA 플랫폼 [출처: 렉서스]

렉서스는 주행 성능 개선을 위해 RZ의 차체 곳곳을 보강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표적인 부분이 렉서스가 이전부터 사용한 레이저 용접 기술입니다. 차체 골격이 맞닿는 곳에 레이저 용접을 하되, 스크루처럼 빙빙 돌려서 용접하기에 차체를 더 단단하게 붙일 수 있죠.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높이기 위해서 곳곳에 알루미늄과 발포 수지 성형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등 경량화에도 힘썼다고 합니다. ​

렉서스 RZ [출처: 렉서스]

RZ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일본 기준 450㎞입니다. 71.4kWh 용량의 배터리를 얹고, 앞에 150㎾, 뒤에 80㎾ 모터를 달아 시스템 출력 313마력을 내죠. 앞뒤의 전기모터를 활용한 재미있는 기술도 더했습니다. 새로 개발한 네바퀴굴림 시스템 ‘다이렉트 4’는 주행 중 앞뒤 바퀴의 구동력 배분율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렉서스 RZ [출처: 렉서스]

해당 시스템은 속도, 가속도, 스티어링 휠 타각 등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앞뒤 바퀴의 구동력 배분율을 100:0에서 0:100까지 자유롭게 조정합니다. 출발이나 가속 시에는 60:40으로 맞추고, 코너링을 할 때는 75:25부터 20:80 사이에서 계속 구동력 배분율을 조정해 코너를 감아 도는 맛을 살린다고 합니다. 운전의 재미를 고려한 부분이죠. 그리고 전비 효율을 최대화하는 주행 모드를 고르면 최적의 효율을 위해 구동력 배분율을 자동으로 조절한다고 합니다.

렉서스 UX300e [출처: 렉서스]

정리하자면, RZ는 기존의 전기차인 UX300e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신기술을 여럿 더했죠. 전기차답게 넓은 실내 공간, 안정적인 승차감을 강조하는 동시에 운전 재미를 챙긴 점이 인상적입니다. 국내 출시 가격은 알 수 없지만,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과 경쟁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출처: 제네시스]

두 모델의 차급은 비슷합니다. 렉서스 RZ는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보다 90㎜ 더 깁니다. 휠베이스는 25㎜ 더 짧죠. RZ의 시스템 출력은 313마력이며, GV70 전동화 모델의 시스템 출력은 435마력입니다. 힘에서는 GV70 전동화 모델이 앞서죠. 한편, GV70은 내연기관 모델의 파생형 모델이고, RZ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모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승차감 부문에서는 렉서스 RZ가 앞설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렉서스 RZ [출처: 렉서스]

렉서스 RZ는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시작가는 5만 5,000달러(약 6,776만 원)로 예상됩니다. 외장색상은 전기차의 날렵한 주행 성능을 연상시키는 에테르 메탈릭, 소닉 카퍼 등의 6가지가 있고, 스핀들 그릴과 보닛, 지붕 위까지 검게 칠한 투톤 컬러를 고를 수도 있습니다. 실내 색상은 오라주, 헤젤, 그레이 스케일 등 3가지 중 고를 수 있습니다.​

렉서스 RZ [출처: 렉서스]

렉서스 RZ

길이 4,805㎜

너비 1,895㎜

높이 1,635㎜

휠베이스 2,850㎜

구동계 전기차/듀얼모터

배터리 용량 71.4kWh

시스템출력 313마력

1회 충전 주행거리 450km(일본 기준)​

렉서스는 커다란 변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모든 차급에 전기차를 추가하고, 2035년에는 완전한 전기차 브랜드로 거듭날 예정이죠. RZ는 전기차 브랜드로의 전환을 위한 시작 단계라 볼 수 있습니다. RZ에 적용된 신기술들은 렉서스의 다른 전기차에도 적용될 예정이며, 다이렉트 4 시스템을 이용한 스포츠 전기차의 등장도 예고되어 있죠. RZ가 좋은 성과를 낸다면 렉서스의 대변혁은 큰 탄력을 받을 것입니다.​

2023.02.0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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