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내 출시! 벤츠 G바겐 전기차 vs 에스컬레이드 전기차, 맞대결 승자는?
2021년 콘셉트 EQG라는 이름의 콘셉트카로 등장했던 벤츠 G-클래스 전기차가 드디어 양산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벤츠가 전기차 라인업에 붙이는 EQ 브랜딩을 철회할 계획을 세우면서 모델명은 EQG가 아니라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로 바뀌었는데요. 오래전 군용 SUV에 밑바탕을 둔 모델에 최신 전기 파워트레인을 더했다는 사실이 상당히 참신한 인상을 전합니다. 올해 하반기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하니 자세한 내용 살펴보고, 마찬가지로 전기차로 탈바꿈한 럭셔리 SUV,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와의 비교도 해보겠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
1. 스페어타이어 대신 충전 케이블? 군용차 탈을 쓴 최첨단 전기차
G-클래스 부분변경 모델을 기반으로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적용했습니다. 기존 사다리형 프레임 구조에 내연기관 드라이브트레인을 제거하고 전기차 부품을 넣으면서 섀시 개선 및 보강 작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겉모습은 내연기관 모델과 크게 다른 점이 없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
네모나고 각진 차체 하며, 평평한 철판을 그대로 사용한 듯한 차체 패널 하며, 곧추선 앞유리, 보닛 끝 양쪽 모서리에 우뚝 선 방향지시등, 창고 문손잡이처럼 투박한 도어핸들도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필요 없어진 라디에이터 그릴을 검은 패널로 막고 최첨단 이미지를 드러내는 LED 라인 광원을 둘렀고, 오프로더 감성 가득한 스페어타이어 등짐은 알고 보면 타이어가 아니라 충전 케이블 수납함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
전체적으로 기존 모델의 아날로그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내면서도 최첨단 전기차 감성을 조심스럽게 드러낸 점이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만의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박하고 무덤덤한 군용차의 매력 요소를 간직하면서, 최첨단 럭셔리 전기차다운 디테일을 가미했죠. A필러에 클래딩을 추가하고 루프 끝에 립 스포일러를 달아 공기역학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더하기도 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
2. 레이아웃은 오프로더, 디테일은 첨단 럭셔러카. 두 얼굴의 인테리어
실내 구성 역시 부분변경 G-클래스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정통 오프로더다운 투박한 레이아웃에 럭셔리카에 걸맞은 고급 소재와 최첨단 디지털 시스템과 앰비언트 조명으로 G-클래스만의 특별한 매력을 완성했죠.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
대충 보면 낡은 오프로더 실내 같기도 한데, 자세히 보면 부유층 고객이 마음 동할 만한 최신 벤츠 고급차의 디테일과 매력 포인트로 가득합니다. 특히 벤츠의 최신형 다기능 스티어링휠과 별도 앰비언트 라이트를 추가한 제트기 엔진을 닮은 공조기 송풍구, 두 개의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하나의 패널로 이어 대시보드 위에 얹은 부분이 G-클래스에 깃든 대표적인 최신 벤츠 디자인 요소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
3. 주차 신세계 열어줄 제자리 360도 회전 기능. 제로백은 4.7초
앞차축 또는 뒤차축에 전기모터를 물리거나, 앞뒤 차축 모두에 전기모터를 물린 전기차는 흔히 볼 수 있습니다.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는 네 바퀴에 각각 전기모터를 달았고, 전기모터 하나하나에 개별적으로 2단 변속기를 맞물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전기모터가 4개, 변속기도 4개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
그 덕분에 전기차인데도 로 기어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토크벡터링 컴퓨터로 디퍼렌셜락을 제어하기 때문에 이제 대시보드에 마련한 버튼을 누르면 좌우 바퀴를 반대 방향으로 회전시킬 수 있습니다. 탱크처럼 제자리에서 도는 ‘G 턴’ 기능을 지원한다는 뜻이죠. 좁은 골목에서 차를 돌리거나, 좁은 주차 공간에 차를 넣을 때 유용할 듯 보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
차체 무게는 3t이 넘지만 116kWh의 대용량 배터리와 전기모터 4개로 구동하는 덕분에 제로백 가속을 5초 이내에 마칩니다. 공기저항을 많이 받는 각진 차체에도 불구하고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473km입니다. 도강능력은 850mm로 내연기관 모델보다 더 깊은 수심의 개울을 건널 수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
4. 전기차로 거듭난 럭셔리 SUV,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와 비교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는 럭셔리 SUV의 전기화라는 점에서 자동차 산업에 큰 의미가 있는데요. 이보다 한발 앞서 2023년 8월 공개한 럭셔리 전기 SUV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 대표 럭셔리 SUV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전기차 모델 에스컬레이드 IQ입니다. 두 모델은 각기 유럽과 미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SUV인데요. 생김새는 사뭇 다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위)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캐딜락)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는 기존 G-클래스의 각진 차체와 디자인 디테일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전기차로 거듭났다면, 에스컬레이드 IQ는 기존 에스컬레이드의 웅장한 차체 크기는 유지하면서 더 낮고 유려한 형태로 빚어 공기저항을 낮추는 데 집중했습니다. 차체가 큰 전기차의 경우 공기저항과 무게 탓에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크게 떨어지기도 하는데요. 캐딜락은 이 부분을 차별화된 차체 형태로 극복한 듯 보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위)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캐딜락) |
차체 크기는 에스컬레이드 IQ가 훨씬 큽니다.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는 내연기관 모델보다도 차체 길이가 250mm 더 짧아졌기 때문에, 기본형 내연기관 에스컬레이드보다 길고 롱보디 모델(ESV)보다는 약간 짧은 에스컬레이드 IQ와 비교하면 4,624mm와 5,697mm로 격차가 상당합니다. 차체 높이는 각각 1,931mm, 2,167mm로 에스컬레이드 iQ가 230mm 이상 높습니다. 차체 무게는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가 3,085kg으로 상당히 무거운데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는 3,992kg으로 거의 4t에 근접한 엄청난 무게를 자랑합니다.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위)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캐딜락) |
실내는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가 전통을 유지하며 현대화를 가미한 수준이라면, 에스컬레이드 IQ는 완전히 우주선 수준의 미래지향적 인테리어로 실내를 꾸몄습니다. 무려 55인치 크기의 와이드 디스플레이 패널이 대시보드를 좌우로 가득 채우고 있죠.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센터페시아에 공조기 등 조작을 위한 터치스크린 컨트롤 패드를 따로 마련해서 극도로 디지털화를 추구한 듯 보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위)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캐딜락) |
크고 무겁고 고급스러운 두 전기 SUV는 달리기 의외로 실력이 뛰어난데요.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4.7초가 걸리고, 에스컬레이드 IQ는 그보다 0.4초 뒤진 5.1초가 걸립니다. 가장 중요한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가 473km(WLTP 기준), 에스컬레이드 IQ가 724km(ETA 기준)입니다. 인증 기준이 다르지만, 미국 기준에서 길이가 대체로 더 짧게 측정되기 때문에 에스컬레이드 IQ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압도적으로 길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을 듯합니다. 가격 차이 역시 상당히 큰데요. 에스컬레이드 iQ는 미국 기준 기본 가격이 13만 달러(1억7,620만 원)으로 예상되지만,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는 15만~20만 달러(2억~2억7,000만 원)로 예상됩니다. 아직 확실한 가격은 나오지 않았지만,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가 압도적으로 높은 가격표를 달게 될 듯 보입니다. 하지만, 럭셔리카 시장에서는 합리성과 경제성이 절대적인 선택 기준이 되지 못합니다. 대체 불가의 상징성과 가치를 지닌 G-클래스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입니다.